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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고사도 대비가 필요할까?

[이슬기의 적성입시가이드]

 


이슬기 노란돌고래적성학원 대표강사

필자가 2009년부터 적성고사를 지도하며,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수능 대비만 열심히 하면 적성고사도 자동으로 대비되지 않을까?’란 것이다. 가천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에서 적성고사 문제를 수능과 유사하게 출제하며, ‘수능형 적성’이란 용어가 탄생하며 비롯된 오해일 것이다. 하지만 적성고사는 수능과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첫째로, 수능과 달리 적성고사에서는 교시 구분이 없다. 적성고사는 한 시간 내에 교시구분 없이 국어, 수학 문제가 고루 출제된다. 아울러 주어지는 시간 또한 다르다. 수능 시험은 한 문제당 3분가량의 시간이 주어지는 반면, 적성고사시험에서는 한 문제당 1분가량의 짧은 시간이 주어진다.

 

둘째로, 이 때문에 적성고사는 수능보다 출제 범위가 좁고, 문제의 난이도가 낮다. 수능과는 달리 국어, 수학 두 가지로 출제되거나 영어가 포함되기도 하지만, 수능에서 다루는 4점짜리 고난도 문제는 출제되지 않고 기본적인 문제가 출제되며 국어, 영어의 경우 EBS연계교재의 연계율이 매우 높다. 

 

셋째로, 생각보다 합격 커트라인이 높지 않다. 그 어렵다는 수능 시험도 매년 만점자가 나오지만, 수능보다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적성 시험은 많은 문제를 빠르게 풀어내야 한다는 시험의 특성 때문에 대다수 대학에서 75~80% 득점 시 합격이 가능하고, 일부 대학의 경우 합격 커트라인이 60% 정도에서 결정되는 곳도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계열별로 모든 문제의 배점이 같다는 것이다. 수능은 어려운 문제에 4점, 쉬운 문제에 2~3점을 주는 난이도별 차등배점을 적용한다. 그러나 적성고사에서는 가천대를 비롯한 대다수 대학에서 계열별 차등배점을 지원한다. 

 

계열별 차등배점이란, 문과계열 학과를 지원했을 경우 국어는 난이도에 상관없이 모든 문제를 4점으로, 수학 또한 난이도에 상관없이 모든 문제를 3점으로 부여하고, 반대로 이과계열 학과를 지원했을 경우 수학은 모든 문제가 4점으로, 국어는 모두 3점으로 처리된다. 

 

이 때문에 적성고사에서는 난이도가 높고 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들은 가급적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 적성고사에서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면 떨어지고, 쉬운 문제를 많이 풀면 합격한다’는 말은 이 같은 계열별 차등배점제도의 특징에서 비롯된 말이다. 어려운 문제를 1문제 풀 시간에 쉬운 문제를 2~3문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수능에서 이미 2등급 이상을 받는 수험생의 경우에는 적성고사 대비를 따로 하지 않고도 합격할 수 있다. 그러나 수능 2등급 이상의 수험생이 적성고사 전형을 지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일반적인 적성고사 응시생의 성적대인 수능 3~6등급을 받는 수험생의 경우에는 ‘수능을 공부하다 보면 적성고사도 저절로 대비되겠지’란 생각으로 준비하다가 적성과 수능에서 모두 불합격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2020적성고사를 응시하는 대다수의 수험생은 2020적성고사에서 출제되는 문제의 유형과 난이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집중해야 한다. 6등급이라도 일찍부터 적성고사를 선택하여 집중하는 학생은 합격하는 반면, 3등급이라도 어느 전형에 집중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학생은 불합격하게 된다. 수험 생활을 열심히만 하고 잘 하지는 못하는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2009년부터 11년간 ‘노란돌고래적성학원’과 수많은 고등학교에서 오로지 적성고사만을  지도하며 수없이 많은 학생을 상담해 보았다. 이제는 상담하는 도중에도 이 수험생이 합격할지 불합격할지 예상이 되는데, 불합격하는 수험생의 경우 적성고사 대비를 일찍부터 하면 수험생활에 무슨 문제라도 생길 것처럼 본인이 지원할 전형을 결정하지 못해 미루고 또 미룬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여름이 지나고서 이제야 적성고사로 결정했다며 다시 필자를 찾아오거나, 결국 가장 무난한 학생부전형으로 수도권보다 한참 아래 지방의 대학을 지원하는 경우로 나뉘곤 한다.

 

수능을 하면 적성고사 대비도 자동으로 될까? 오히려 거꾸로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 중 적성고사를 대비하며 수능 성적도 함께 오르는 수험생들이 많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이해하고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 적성고사의 특징 때문이다. ‘수능을 하면 적성고사 대비도 자동으로 된다’는 생각은 적성고사를 쉽게 보고 접근하는 잘못된 생각이며, 적성고사 또한 합격을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전형이다. 적성고사를 느슨하게 대비하는 수험생이 아주 많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동반된다면 누구나 충분히 합격이 가능한 전형이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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