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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중심지 ‘강남’ 불패 끊어낼 대안은? ‘절대평가’

김은실 ‘김은실세븐멘토’ 대표가 말하는 ‘초‧중‧고 사교육비 경감책’

 


동아일보 DB(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고 사교육비 통계가 나온 이후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을 제각각 수시 혹은 수능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비판은 무책임할 뿐이다. 이에 나는 큰 틀의 해결책을 다룬 지난 칼럼(클릭)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사교육비 증가 추세의 완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고려해볼 것을 제안한다.

 

우선, 대입 수시 전형의 대세로 떠오른 학생부종합전형이 안착하도록 제도 보완을 신속히 해야 한다. 세간에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학생부종합전형은 현재 사교육의 힘을 가장 많이 받는 강남 8학군과 특목자사고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불리한 전형이다. 학업수준이 높아 내신 취득이 힘들기 때문이다. 사교육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과 수도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학종이 사교육비의 온상으로 불리기에는 그래서 억울한 점이 있다.

 

그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을 약화시키고, 사교육의 개입을 부르는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공교육에서의 학생 관리 능력이다. 특목자사고를 제외하고 대다수 일반고에서는 상위권 학생들 외에 학생부 관리에 매우 소홀하다. 학교 관리를 못 받으니 사교육으로 넘어 올 확률이 높아진다. 상위권만이 아닌 전교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학교 관리를 받는다면 사교육 컨설팅으로 넘어갈 이유가 없다.

 

그러나 컨설팅 억제만이 해답은 아니다. 이 대목에서 지적하고 싶은 점이 한 가지 더 있는데, 학종과 관련해서 사교육비가 가장 크게 유발되는 원인은 컨설팅이 아니라 바로 내신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출중하게 비교과를 준비했다고 해도 내신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학생들은 학종을 포기하고 수능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결국 학종은 더 좋은 내신을 따기 위한 치열한 경쟁구도를 낳았고, 이는 다시 학원가의 신() 풍속도를 낳았다. 수능과 달리 내신은 교재와 부교재가 학교마다 다르고, 담당 교사도 모두 다르니 통합반을 만들기가 어렵다. 그러니 학원가 고등부는 내신전쟁터가 되어 버렸다. 학교별로 내신 관리를 해 주고, 설명회도 학교별로 따로 하는 형국이다.

 

이토록 고교에서 내신이 중요한 이유는 학종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인 내신이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교육비 경감의 핵심은 내신의 절대평가화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학원에서 대비하는 지필고사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교사의 평가가 주가 되는 각종 수행평가(토론, 글쓰기, 팀프로젝트....)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사교육이 끼어들 여지를 더 줄이자면, 수업 시간에 미공개 원칙으로 과제물 작성이 이루어져야한다. 일정 기간을 주고 작성하도록 한 과제물을 섀도 티처가 작성해주는 사례가 빈번하다. 만약 이를 들켰을 경우에는 가차 없는 벌칙이 주어져야한다. 0점 처리, 혹은 수상 철회, 학생부 기록 등등의 강경한 후속 조치가 동반되어야 수행평가에서 사교육이 발붙일 여지가 대폭 줄어든다. 이렇듯 교과와 비교과의 평가 원칙이 학교 위주로 안착이 되고 절대평가가 과감히 이루어진다면, 사교육 비중은 확연히 줄어들 것이다.

 

이와 동시에 수능 절대평가도 조속히 실시되어야 한다. 현재 수능은 강남8학군과 특목자사고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험이다. 따라서 수능 비중을 높이는 것 두 가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사교육 유발효과와 점수로 줄 세우기의 구시대적 평가방법으로의 복귀라는 측면이 그것이다. 수능은 장기적으로 대학 입학에 필요한 기본적 역량을 검증하는 자격시험이 되어야 한다.

 

내신이 절대평가가 되면, 상대적으로 변별력을 가진 수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이 경우 수능 대비가 수월한 강남 지역의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내신 절대평가와 함게 수능 절대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져진다면 수능 중심의 엄청난 사교육 시장은 대폭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내신이 절대평가가 되고 동시에 내신 평가에서 교사 권한이 확대되어 학교 위주로 움직인다면 내신에서 사교육의 힘이 약화될 수 있다. 내신 절대평가가 강남 집값을 들썩이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대입 개편을 둘러싼 각계의 주장과 갈등 양상을 살펴보면,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알 수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를 전제로 두고, 여파에 해당되는 갖가지 불협화음을 당분간 함께 감수한다는 대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김은실 교육컨설턴트(‘김은실세븐멘토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