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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입학했는데, 자유학년제라서 놀기만?” 걱정이라면…

중학교 학부모를 위한 '자유학기(년)제 바로 알기'

 

 

이번에 중학생이 된 아들 학교가 자유학년제 시행 학교라네요.
시험 기간이 있으면, 시험기간에라도 공부를 할 텐데 시험이 없다니 아예 공부를 안 할까봐 걱정이에요.”

 

어느덧 개학 3주차다. 새 학년을 맞이한 학생들도 달라진 학교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상황. 본격적으로 상급학교 진학에 대한 부담이 시작되는 중학교에선 다가올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생들이 가장 의욕적으로 학교 공부에 매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1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자녀가 너무 긴장감 없이 학교를 다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바로 자유학기()제 때문이다. 실제로 중학교 학부모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중학교에 입학한 자녀의 학습에 대해 고민을 토로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시범 운영을 거쳐 2016년 전국 중학교로 확대된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지식과 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하지만 학부모가 받아들이는 자유학기제의 가장 큰 특징은 중간기말고사로 대표되는 지필고사가 사라진 학기. 많은 학부모들은 여전히 시험이 적거나 없는 1년 동안 자녀의 학습에 공백이 생기진 않을까 우려한다. 그러나 자유학기제는 시험 없는 학기로만 설명할 수 없다

  

지역마다 학교마다 다른 자유학기제, 내 아이의 학교는?

 

자녀를 중학교에 보내고 처음 자유학기제를 접하는 학부모는 특히 혼란이 크다. 게다가 시도마다, 학교마다 다른 운영 형태도 혼란을 키운다. 우선 학부모가 이해하기 쉬운 시험 없는 학기를 기준으로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를 구분해보자.

 

2016년 전국 모든 중학교에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그 교육적 성과와 방향성을 인정받고 자유학년제로 점차 확대운영되고 있다. ‘자유학년제는 말 그대로 한 학기로 운영되던 자유학기를 학년으로 확대한 것. 자유학기제 체제에선 자유학기로 지정된 한 학기 동안만 지필고사가 없다. 하지만 자유학년제가 되면 1년 내내 지필고사를 보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중학교가 자유학년제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학기()제는 시도나 학교에 따라 운영 형태가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학교는 1학년 전체를 자유학년제로 운영해 1년 내내 지필고사가 없는 반면 어떤 학교는 1학년 1학기는 중간기말고사가 없는 자유학기로 운영하고, 1학년 2학기는 연계학기로 운영해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만 한 차례 실시하기도 한다. 이 때 어떤 학기를 자유학기제로 운영할 것인지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 및 학부모 선호도에 따라 1학년 1학기를 연계학기로, 1학년 2학기를 자유학기제로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자유학년제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곳이 경기도다. ‘경기자유학년제를 운영하는 경기도는 2018년부터 경기도 관내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년제를 전면 실시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중학교 1학년은 1년 내내 지필고사를 보지 않는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자유학기제를 기본으로 운영하되, 희망 학교의 경우 자율적으로 자유학년제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서울 시내에서 자유학년제를 실시하는 학교는 총 273개교다. 다만, 서울도 2020년부터는 시내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년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의 자유학기()제 운영 현황은 학교알리미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학교알리미에서 학교 이름을 검색한 후 상세정보 공시에서 자유학기제 운영에 관한 사항항목을 확인하면 된다. 다만,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2018년 정보로, 2019년 정보는 4월 공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노는 학기는 오해, 자유학년제 바로 알기

 

그렇다면 단순하게 시험이 없는 학기로 많이 알려진 자유학기()의 본 모습은 어떨까. 자유학기()의 특징은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의 교과 수업 개선과 진로, 예술체험, 동아리 활동 등으로 구성된 자유학기 활동,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중 학생의 꿈과 적성을 찾아주기 위한 다양한 자유학기 활동은 학부모 사이에서도 비교적 많은 공감을 얻는 반면 교과 수업 개선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해가 많다. 

 

자유학기 동안 교과 수업은 교사 중심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이 아닌 학생 참여형 활동 중심으로 진행된다. 교과서의 내용을 학습하고 교사의 지시에 따라 문제를 푸는 대신 학생이 직접 교사가 되어 친구들에게 수업 내용을 설명하거나 학교, 마을 내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식이다. 교과 개념을 하나하나 공부하기보다 토론이나 모둠 활동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일부 학부모들은 '가뜩이나 시험도 없는데 교과 수업 시간에도 수업 대신 놀기만 한다며 우려를 표하는 것.

 

하지만 자유학기 동안이라고 해도 모든 교과 수업은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취기준에 근거해 이뤄진다. 수업의 형태가 다소 생소하긴 하지만 해당 학년, 해당 단원에서 반드시 학생이 배워야 하는 내용은 활동 안에 모두 녹여져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냄새와 소음이 심한 신발장 문제를 해결하라는 프로젝트가 과제로 주어진 수학 수업에서 학생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신발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직접 측정하고 통계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해 프로젝트를 해결한다.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통계적 개념을 이해하고 그 중요성을 깨닫는 구조다. 오히려 이러한 형태의 수업은 수학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까지도 키울 수 있어 미래 사회에 적절한 교육이라는 것이 교육계의 설명.

 

경기도교육청이 학부모 대상으로 실시하는 자유학년제 연수에서 강의를 맡은 손지숙 참미래교육연구소 대표는 지식, 그 자체보다 역량이 중요해진 시대에 맞춰 수업 형태가 달라진 것이라면서 지필고사만 없을 뿐 쪽지 시험도 치르고 형성평가도 많이 본다고 설명했다. 학부모의 염려와 달리 자유학기제 동안 충분한 학습과 평가가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이어 훨씬 다양해진 수업과 평가는 오히려 자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알려 준다면서 시험 성적 대신 분기별로 배부되는 과목별 평가표나 학년말 제공되는 학교생활통지표를 통해 교사가 관찰한 자녀의 개인적 특성과 역량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뭇 다른 자유학기제, 자녀에게 도움 주려면? 

 

일반 학기와 달리 학생의 참여가 강조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험과 역량을 쌓아가는 시기인 자유학기()는 자기주도적인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나 교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익숙한 학생의 경우 이러한 상황에 생소함을 느끼고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럴 땐 평소 가정에서도 자녀의 호기심과 사고력을 자극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나누며, 자녀의 능동적인 사고력을 틔워주는 것이 좋다. 

 

손 대표는 단순한 문제 풀이가 아니라 본인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수업이나 활동이 많다면서 정답을 요구하지 말고 자녀가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다양한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평소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와중에도 왜 그럴까?’, ‘왜 다를까?’, ‘저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많은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자유학기()제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교육청 혹은 학교 단위로 진행하는 학부모 대상 자유학기제 연수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각 시도교육청은 학기 초,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차례 학부모 대상 연수를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개별 학교에서도 1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부모총회 등을 통해 학교에서 실제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유학년제 운영계획에 대해 안내한다. 또한 학교마다 운영하는 자유학기()제 학부모지원단에 참여하면, 실제로 자유학기 동안 진행되는 교과 수업이나 학생 체험 활동에 동행하거나 참여할 수 있어 보다 실질적으로 제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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