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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초등 1, 2학년 영어교육 부활

지난해 금지됐던 초등 1, 2학년의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교육·수업·활동 포함)이 부활됐다. 최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선행학습을 금지하되 초등 1, 2학년의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은 예외로 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영어는 정규 교과에서는 초등 3학년 때부터 배우지만 1, 2학년 때에는 정규 교육과정을 마친 후 방과후학교 과정에서 배울 수 있게 됐다.

 

2학기는 돼야 정상운영 가능
 

빠르면 4∼5월경부터 운영할 수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운영 중인 올해 새 학기 교육과정과 시간 운영 계획 등을 변경하기 어렵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방과후학교 과정은 학년(1년), 학기(6개월), 분기(3개월) 단위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초등 1, 2학년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이 일선 학교 현장에서 원활하게 도입되려면 오는 6월초는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방과후학교를 학기 단위로 운영하는 학교가 가장 많다. 따라서 단위 학교 학교교육과정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1, 2학년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을 온전히 포함하여 운영하는 전국적인 정상 운영은 2학기부터가 될 전망이다.  
 

분기 단위로 방과후학교 과정 프로그램을 조직·운영하는 학교와 교내에 영어전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운영할 수 있지만 소수에 국한된다. 실제 외부 업체 위탁 운영, 외부 강사 채용 운영 방식 절차를 진행하려면 1∼2개월 정도 기일이 걸린다. 따라서 이번 학기에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 수강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초등 1, 2학년의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 운영 금지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관련 법안인 공교육정상화법이 통과돼 3년간 유예 기간을 거친 후, 2018년 3월부터 시행됐다. 
 

당시 정부는 초등학교의 사교육 팽배와 영어 몰입교육이 과열된 양상을 해소하고자 이 같은 정책을 추진했다. 그동안 영어 교육은 유치원 허용, 초등 1, 2학년 불허, 초등학교 제3학년 이상 허용이라는 비정상적인 형태였다. 물론 초등 저학년인 1, 2학년은 영어가 정규 교과가 아니므로 선행학습을 금지해 공교육을 정성화하고자 하는 근본 취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학부모들 생각은 다르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으면 사교육을 지향한다. 2018학년도부터 이번 학기까지 초등 1, 2학년의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 금지로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8학년도 초·중·고교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사교육비는 19조 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초·중·고교 학생수는 15만명 줄었는데, 총액 기준 평균 4.4% 증가한 것이다. 초등학교는 5.2%, 영어 영역은 4.6% 각각 증가했다. 대안 없이 무조건 금지만 하며 오히려 사교육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를 야기한다. 실질적으로 영어 사교육과 몰입교육을 억제하려면 사교육까지 규제해야 하는데 법령상 쉽지 않다.
 

정치권은 혼란부추긴 책임 커

 

이번 초등 1, 2학년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 부활에 즈음하여 국민적 성찰이 요구된다. 교육당국은 오락가락 교육정책으로 국민들의 불신, 학부모들의 반발, 학생들의 피해 등을 가중시켰다. 당리당략에 얽매여 학기 중에 법안을 통과시켜 학교와 학생들에게 혼란과 피해를 준 정치권의 책임도 무겁다.
 

이제 영어교육은 유치원과 초등 1, 2학년 방과후학교 과정, 초등학교 제3학년 이상 정규 교육과정 수업 등으로 일관성을 갖게 됐다. ‘산고(産苦) 속에 옥동자 낳는다’는 말처럼 이제 현장 친화적 영어교육으로 제대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초등 제1, 2학년의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은 지식의 주입이 아니라, 놀이·체험·활동 중심이라는 취지에 충실해야 한다. 흥미와 참여 지향의 영어교육이 선행학습 금지와 공교육 정상화라는 법률과 정책의 목적에 부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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