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주요 대학이 직접 알려주는 “우린 이렇게 뽑아요”

“대입 못 믿어” 여론에 입학 정보 공개 나선 상위권 대학

 


동아일보 DB(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2020학년도 대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최상위권 대학이 잇따라 입학 자료 공개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22일 최종등록자 기준 2019학년도 신입생 최종 선발 결과를 최초로 공개했으며, 연세대는 지난 20일 중앙대, 한국외대 등 5개 대학과 함께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 관한 소책자를 냈다. 소위 ‘스카이(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3개 대학 모두 일제히 입학을 준비하는 수험생, 학부모 등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최종 선발 결과 ‘최초’ 공개한 서울대… 학부모 프로그램도 전국 확대

서울대는 최근 입학 정보 공개를 위한 몇 가지 변화를 감행했다. 첫 번째는 최종등록자 기준 신입생 최종 선발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한 것이다. 기존 서울대는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선발 결과만을 발표해왔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를 모두 종합한 선별결과를 최초합격과 최종등록 기준으로 나눠 모집 시기와 전형별 인원은 물론 고교 유형별·고교 졸업 연도별·성별 현황과 합격생 배출 고교 수 통계를 상세히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정확한 입학전형 정보 제공을 위해 올해 진로·진학 길잡이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은 서울대 입학사정관들이 직접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만나 학종 이해를 위한 강의와 합격생 고교 생활 사례 등을 전하는 것으로, 지난 1월 서울대는 이 프로그램을 수도권 학부모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한 바 있다. 서울대는 이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대해 권역별로 행사를 진행한다. 프로그램 세부 일정은 4월 중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대 측은 “대학이 직접 학부모에게 입학 정보를 제공하며 학종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부정확한 대입 정보로부터 유발되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불필요한 사교육비 지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학종 궁금증 해소” Q&A 책 펴낸 연세대 등 6개 대학, 입학설명회도 잇따라

비교적 정보 공개 압박이 적었던 사립대도 최근 대입 수요자를 대상으로 입학 정보를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 20일 △경희대 △건국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와 공동으로 책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를 발간했다. 이들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학종을 둘러싼 대입 수요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 101가지를 선정해 답변을 적은 책이다.
 


책은 △제도 및 정책 △서류평가 자료 △서류평가 요소 △면접 △전형결과 및 기타 등 5가지 유형으로 나눠 101가지 질문을 추렸는데 ‘학종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요?’와 같은 거시적인 질문부터 ‘독서활동에서 다양한 분야의 독서와 전공 관련 독서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요?’, ‘고교의 전년도 입시결과가 출신 고등학교 후배들 서류평가에 영향을 미치나요?’ 등 세세한 질문까지 입학 준비 과정에서 가질 수 있는 현실적인 고민에 대한 입학사정관의 답이 문항당 1쪽 분량으로 제시돼 있다.

연세대 측은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책을 공개하며 “학생, 학부모는 물론 심지어 교사까지도 여전히 학종은 누가 합격하는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며 “학종을 둘러싼 대입 수요자들의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연세대 등이 29일 일제히 공개한 2019학년도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도 입학 정보 공개의 성격을 띤다. 이 자료에는 이들 대학이 지난 대입 때 진행한 대학별고사의 기출문항이 해설 등과 함께 상세히 담겨있기 때문. 이 외에도 연세대, 고려대는 오는 4월 13일(토) 각각 ‘2020학년도 입학설명회’와 ‘진로진학콘서트’를 개최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직접 입학 정보를 안내한다.


○ 여론이 이끌고 제도가 거드는 ‘깜깜이 입시’ 탈피 움직임… “알짜 정보 놓치지 않도록 주의 기울여야”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입학 자료는 많이 공개될수록 좋지만, 사실 대학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더욱 그렇다. 당장 입학 자료를 공개하면 이를 근거로 고교서열화, 지역 형평성 등 각종 공정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대학이 원치 않는 흐름의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대가 최종등록자 기준 선발 자료를 공개한 후에도 최초합격과 최종합격 인원이 100명가량 차이가 나는 것을 두고 몇몇 언론은 ‘의대 열풍’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또 다른 몇몇 언론은 서울대 입학생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일부 고교 유형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 대학이 점차 입학 자료 공개를 확대하고 있는 데는 여론으로 인한 제도적 요인이 크다. 대학별고사를 비롯해 대입이 일부 고비용의 사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유리하게 진행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정부는 지난 2014년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을 마련했는데 이들 제도적 장치가 대학이 입학을 진행하는 데 있어 고교교육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 앞서 연세대 등이 출간한 책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 또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대학별고사의 기출문항이 담긴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 평가 또한 특별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제도적 측면 외에도 대입 현장의 수요에 따라 대학이 자발적으로 움직인 측면도 간과할 수는 없다. 현재 대입의 중심인 학종이 학교생활 전반을 다양한 관점에 따라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다 보니 평가 지표와 합격 기준이 비교적 불투명해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고 공정성 논란도 매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입시 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투명한 대입전형 운영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에 기존 정보 공개를 부담스러워하던 상위권 대학도 점차 입학 자료 공개를 확대해가는 추세다.

서울대의 경우 자체 웹진 ‘아로리’를 통해 ‘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면접 우수자가 들려주는 면접 이야기’ 등 꾸준히 다양한 입학 자료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고려대는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현세대에 맞춰 지난해 면접 안내 영상을 ‘설명편’과 ‘실전편’으로 나눠 재치 있게 선보여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 입시 관계자는 “대학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어도 입학 자료 공개가 확대되고 그 과정이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은 건강하고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대학이 제공하는 정보는 신뢰도 100%인 양질의 자료인 만큼 이를 놓치지 않고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과 학부모가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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