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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신동엽 50주기…억압과 차별을 넘어 모두의 세상을 꿈꾼 시인

'시인, 전경인, 신동엽' 주제 문학행사 풍성

"오늘 우리 현대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대지에 뿌리박은 대원적(大圓的)인 정신은 없다. 정치가가 있고 이발사가 있고 작자가 있어도 대지 위에 뿌리박은 전경인(全耕人)적인 시인과 철인은 없다."(신동엽의 '시인정신론' 중에서)

시인 신동엽은 1961년 2월 '자유문학'에 기고한 평론 '시인정신론'에서 시인은 시인정신을 지니고 밭을 갈아엎는 것과 같은 전경인적 가치관의 세계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신동엽은 간암으로 1969년 4월7일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전경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는 "시인은 선지자여야 하며 우주지인이어야 하며 인류 발언의 선창자가 되어야 한다"('시인정신론' 중에서)는 신념을 평생 지니고 있었다.

신동엽 시인 50주기를 맞아 시인의 정신을 기리고 민중시인으로만 알려져 있는 시인의 글을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올 한해 이어진다.

 

신동엽 50주기 기자간담회© 뉴스1

  

신동엽 시인의 장남인 신좌섭 서울대 교수는 2일 서울 창비서교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0년 정도는 대중과 단절됐고 이후 30년은 젊은 세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이 마련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50주년을 맞아 중요한 화두가 첫번째는 아버지의 정전(正傳)을 완성하자는 것이었고 그래서 이번에 산문전집이 나왔다.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는 대중화였는데 젊은 층들이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사업과 행사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사)신동엽기념사업회(이사장 강형철)는 식민과 전쟁과 독재의 상처로 얼룩진 시대에 살았지만 억압과 차별의 역사를 넘어 모든 이가 함께 일하고 나누는 곳을 꿈꾸었던 시인 정신을 기리고자 '시인, 전경인, 신동엽'으로 대주제를 정하고 다채로운 문학행사를 마련했다.

4월 5일에는 신동엽학회(학회장 정우영)에서 주관하는 50주년 기념 학술회의 '따로, 다르게, 새로 읽는 신동엽 문학'이 창비서교빌딩 50주년 홀에서 열린다.

정우영 학회장은 "신동엽 시인은 서구중심주의의 역사를 극복하기 위해 평생을 씨름해왔다"고 설명했다.

 

 

 

 

신동엽 산문전집.(창비 제공)

 

 

신동엽 시인의 등단 이후 행적을 따라가는 '인문기행: 신동엽의 서울시대'도 6월15일 성북구와 종로구, 광진구 일대에서 진행된다.

시인의 생가가 있는 부여에서는 이달 13일 신동엽 시인 전국 고교 백일장과 5월1일부터 6월1일까지 신동엽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신동엽과 동학'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9월28일과 29일에는 전국문학인대회와 '신동엽 50주년 문학제'가 문학관에서 열린다.

또 10월에는 '유명화가들이 그린 신동엽 시그림전'을, 11월에는 가을 심포지엄, 12월에는 특별 송년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2013년 발행된 '신동엽 시전집'에 이어 6년 만에 '신동엽 산문전집'도 50주기를 맞아 간행됐다. 기존의 '신동엽전집'과 미발표 산문집 '젊은 시인의 사랑'(1989)에 수록된 산문을 한 데 모으고 새로 발굴된 미간행 원고를 담았다.

총 7부에 걸쳐 시극·오페레타, 평론, 수필, 일기, 편지, 기행, 라디오 방송대본 순으로 수록했다.

특히 청년 시절 시인이 활동한 문학동인 '야화'(野火)의 일원이었던 노문 씨가 1993년 남긴 증언인 '석림 신동엽 실전(失傳) 연보'가 부록에 실렸다.

'산문전집'과 함께 신동엽문학상 역대 수상자 31명이 쓴 신작 시집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과 신작소설집 '너의 빛나는 그 눈이 말하는 것은'도 출간됐다.

시집에는 고재종, 김현, 도종환, 박준, 송경동, 하종오 등 21명이, 소설집에는 공선옥, 김금희, 박민규 등 총 1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 사진: 신동엽 시인, 1964년 무렵 명성여고 교사 시절.(신동엽문학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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