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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이 말하는 학종] “특정 고교 유리? 진짜 유‧불리는 학생 따라 갈려”

[입학사정관이 말하는 학종] ① 고등학교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두고 흔히 ‘깜깜이 전형’이라고 말한다. 제각기 다른 학생의 학교생활을 다양한 관점에서 종합 평가한다는 학종만의 정성평가가 학생, 학부모로 하여금 ‘일정한 기준이 없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학종을 두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각종 공정성 논란을 관통하는 원인도 결국은 ‘불분명한 평가 기준’이다.
최근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6개 대학이 학종에 대한 이러한 비판과 오해를 풀기 위해 직접 나섰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학종에 관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101가지를 선정해 대학 입학사정관이 직접 답하는 Q&A 형식의 자료집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를 펴낸 것. 이 중 학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문답을 추려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 △면접 및 기타로 나눠 정리했다.》

 

학종은 지원자의 학교생활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만큼 ‘어떤 고등학교(이하 고교)에서 어떤 활동으로 학생부를 채우느냐’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대입을 위해 더 다양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특정 고교에 진학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연히 자신의 학교의 특성 또는 다른 학교와의 격차 등으로 인해 학종 평가에 불이익이 있을까 전전긍긍하는 학생과 학부모도 많다. 이에 대한 대학의 실제 평가방침은 어떨까.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를 토대로 지원자의 출신 고교와 관련된 문답을 모아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 합격자 많이 배출한 고교, 더 유리할까?

Q. 학종에 특히 유리한 고교 유형이 있나요? 실제 학종에 선발되는 학생의 고교 유형 비중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서울 소재 10개 사립대에서 지난 2015~2017학년도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교 유형별 현황을 연구한 결과가 있습니다. 이 결과를 살펴보면 이들 10개 대학의 2017학년도 고교 유형별 최종등록자의 고교는 일반고가 6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목고가 15.2%, 자사고가 11.7%의 비율을 보였습니다. 전형별로 보면 학종을 통해 일반고가 63.5%, 특목고가 15.5%, 자사고가 8.3% 비율로 입학했으며 수능 위주 전형을 통해서는 일반고가 61.6%, 자사고가 16.9%, 특목고가 13.7%였습니다. 학종과 수능 위주 전형 합격자의 고교 유형 비율이 비슷하고 특히 자사고의 경우 학종보다는 수능과 논술 위주 전형에서 합격자를 더 많이 배출했습니다. 보통 학종이 특정 고교 유형 출신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오해가 많은데 이 결과에 보면, 실제 다른 전형에 비해 학종이 일반고 학생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 고교의 전년도 입시결과가 이후 입시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전년도 신입생의 진학 실적은 해당 연도의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습니다. 대학이 실시하는 입학전형은 매년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흔히 입시와 관련해 오해를 하는 부분은 대학이 전국 고교에 대해 누적된 자료를 가지고 있고, 특히 진학 실적을 통해 각 고교의 수준을 가늠해서 학생을 평가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입시에서 평가는 각 개인을 기본으로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종은 학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개인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어떻게 성장하였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고교마다 특성 다른데… “나에 대한 평가, 학교에 따라 달라질까 두려워요”

Q. 학종은 학교활동을 중요하게 평가하다 보니 교육 프로그램이 비교적 다양한 특정 고교에 비해 불리할까 걱정입니다. 어떤 고교를 다녔는가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나요?

학종은 지원자를 평가할 때 아무 연관도 없는 인근 학교의 우수 프로그램과 비교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의 고교에서 진행된 교육 프로그램 내에서 지원자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활동했는가를 판단합니다. 고교마다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가 학교 교육에서 어떠한 교육의 과정과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지, 서로 다른 교육 환경에서 학생들의 성장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전체 맥락에 비춰 개별적으로 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고교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설돼 있는 특수목적고에서 별다른 의욕 없이 몇 개의 학교활동에 참여한 것이 전부인 학생과 학생과 교사 수가 적은,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열정을 다해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해 분명한 성장을 보여주는 학생이 있다면, 후자의 학생이 더 우수하게 평가됩니다. 단순히 고교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해당 고교에서 성장을 이루어낸 학생에 대한 평가가 핵심인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은 지원자의 학생부 평가를 위해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 편제와 고교 프로파일 이해를 선행합니다. 이처럼 학종은 학교별 상황과 특성까지 모두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므로 학교 간 상대적 유·불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Q. 고교 프로파일은 무엇이고, 학종에 어떻게 활용되나요?

고교 프로파일은 학종을 실시하는 대학에서 지원자의 고등학교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참고자료입니다. 고교 프로파일의 기본 내용은 개별 고교에서 작성하며, 이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취합해 학종 운영 대학에 제공합니다. 대학에서는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각 학교의 기본현황,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 교육과정 운영 현황, 동아리 활동 개설 및 운영 방식, 교내 시상 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 등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은 고교 현황 및 특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리학과나 기계공학과에 지원하는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물리Ⅱ 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경우, 입학사정관은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교육과정 개설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한 학생이 자소서에 고등학교 사정으로 인해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없었다는 내용을 작성한 경우에도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지원 학과 관련 동아리나 프로그램 운영 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교 교육 여건에 따라 학생의 성취나 역량이 평가절하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활용하는 것이지요.

Q. 학교의 상황에 따라 교육과정, 대회, 행사 등에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런 점이 평가에 반영되나요?

대학은 학교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평가하기 때문에 평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이 어떤 교육환경에서 어떻게 성장하였는가 하는 점입니다. 어떤 학교는 교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고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으며 관심분야에 심화학습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합니다. 반면에 어떤 학교는 학생들의 비교과활동을 지원해주기보다 수치화되는 성적에 치중해서 고교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자신의 고등학교를 본인의 선택만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대학 측에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종에서는 학생의 교육환경 자체가 아니라 해당 학생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떤 선택과 노력을 하였고 그 결과 어떤 성취를 보였는가가 중요한 평가기준이 됩니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학생이 해당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많이 노력하고 많이 성장했다면 오히려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평가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학생이 어떤 동기나 계기를 가지고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기주도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으며 학생이 어떻게 성장하였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물리학의 기초가 필요한 전공에 지원한 학생들은 물리Ⅰ,Ⅱ를 이수하여 학업능력의 기초를 다져두면 학종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 물리Ⅱ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서 그 과목을 이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에 학생이 자신이 속한 학교를 탓하고만 있기보다 스스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자 어떤 노력을 노력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독서활동을 통할 수도 있고 스터디그룹을 만들어서 심화공부를 시도해볼 수도 있으며 학교나 교육청에서 개설한 클러스터, 소인수 강좌, 온라인 수업 등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열심히 하고 싶지만…” 고교의 한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Q. 우리 학교는 상대적으로 좋은 내신 등급 받기가 힘듭니다. 이런 학교별 차이가 평가에 반영되나요?

학종에서 학업역량은 학업성취도, 학업태도와 학업의지, 탐구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정성 평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업성취도라고 해서 내신 등급만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과 성적은 학생이 속한 집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과목별 석차등급 외에도 이수자 수,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을 고려하여 학생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석차등급은 상대평가의 결과이기에 집단 내 상대적 위치에 따라 등급이 부여됩니다. 원점수가 낮아도 전체 평균이 낮아 등급이 좋을 수도 있고, 원점수는 높으나 전체 평균이 높아 등급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체 평균이 높다는 것은 시험의 난도가 낮아 생길 수 있고,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높아 생길 수 있는 결과입니다. 전체 학생 수가 적으면 내신 등급 받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학생 수의 규모도 평가 시 고려합니다. 이런 경우 등급이 낮더라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학생이 수업시간에 보여준 학습태도와 노력이 우수하게 나타난다면 이러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업역량을 평가합니다.

Q. 가고 싶은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학교에서 찾기 어려워요. 이럴 땐 어떤 활동을 해야 할까요?

전공적합성을 평가할 때 입학사정관은 지원자들이 흔히 생각하는 전공 관련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과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 이외에도 관련 교과 성취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수상경력, 독서활동 등 학생부 속 다양한 영역을 토대로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실험을 하는 동아리 활동 외에도 생명과학 심화 교과를 이수하거나, 생명과학 교과 수업 시간에 본인의 관심 분야를 더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명과학 수업이 아니더라도 영어 교과 시간에 생명과학분야 영문기사를 찾아보거나 윤리 교과 시간에 생명과학 발전에 따른 윤리문제를 토론해보는 것도 전공과 관련성이 있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규 교과 수업시간 내 발표, 수행평가, 토론, 주제탐구 등에서 본인의 진로와 관련된 관심사를 드러내어 깊이 있는 사고를 한 경험이 있다면 전공 관련 활동과 경험으로서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심 분야의 방과후 수업을 이수하거나 공동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서도 지원자의 관심과 해당 분야의 성취도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전공과 관련된 활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전공과 관련된 활동을 ‘전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험’으로 한정 지어 어렵게 생각하기보다는 학교생활 전반 어디서나 무엇과도 연결 지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싶다면? (☞클릭)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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