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와 함께 수행평가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과목·학기별로 다르나 수행평가는 내신의 40~60%의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내신 전략에서 수행평가를 빼놓을 수는 없다. 특히 수행평가 과정은 학교생활기록부 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도 그대로 기록되므로 대입에 여러모로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생이 수행평가를 ‘성실도’를 측정하는 평가 정도로만 취급하며 수행평가 준비를 소홀히 한다. 그러나 수행평가를 잡지 않으면 좋은 내신 등급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간·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음에도 내신 등급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도 수행평가를 등한시해서다. 그렇다면 수행평가를 효과적으로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수행평가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고? “선생님이 다 알려준다”

먼저 수행평가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행평가가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수행평가는 ‘선생님이 제시한 과제를 잘 수행했는지 평가하는 과정’이다. 학생 중심 수업, 과정 중심 평가의 한 축이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2학년 국어 수행평가에서는 ‘백석의 시를 읽고 서사적 구조를 분석해 소설로 재구성하시오’와 같은 문제가 제시된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러나 교사는 수행평가 과제를 제시하기 전에 ‘평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과제 해결을 위한 방향과 방안’을 반드시 설명하게 돼 있다. 그래서 ‘출제의도와 목적은 무엇인지’, ‘2명 혹은 3명 이상이 함께해도 되는지’, ‘서론·본론·결론으로 구분을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제출하는지’, ‘3명의 의견을 각각 쓰고 종합해야 하는지, 1명이 종합해서 발표만 하면 되는지’, ‘주석은 달아야 하는지’, ‘참고도서는 교사가 제시한 것만 참조해야 할지’ 등과 같이 상세한 부분을 사전 제시한다.

중학교의 경우 관련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해 가정통신문으로 전달하고 고등학교는 구두로 설명한다. 이 정보를 잘 수집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수행평가 고득점을 향한 첫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다.


○ 수행평가 고득점? ‘교사가 제시한 방향과 얼마나 일치하는가’에 달렸다

중·고등학교 과정에서의 수행평가는 기발한 접근법이나 논리적 전개, 현실에 적용 가능한 결론을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출제의도와 목적에 맞는지, 제시한 방법에 맞추어 논리적 전개를 했는지, 제출기한은 맞추었는지, 주석과 참고도서는 정확한지 등 교사가 제시한 방향에 얼마나 일치했는가를 기준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만약 수행평가를 열심히 준비했는데 점수가 기대치에 모자랐다면 어떨까. 혹은 크게 신경 쓰지 못했는데도 수행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다면? 학생은 평가 기준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고 학부모는 평가의 투명성에 대한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교사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중학교는 출제 의도를 제시하고 이에 따른 평가 과정을 설명한다. 평가의 투명성과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다시 ‘백석의 시를 읽고 서사적 구조를 분석해 소설로 재구성하시오’라는 기출문제를 살펴보자.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수업 시간 중 백석의 일대기와 그의 시에 나타난 서사적 구조, 소설로의 재구성 방법을 제시한 교사의 설명을 적은 노트다. 이것이 수행평가 고득점을 위한 두 번째 관문이다.


○ 수행평가도 ‘중간고사’… 수행평가를 위한 기록을 시작하라

내신 성적은 수행평가와 지필고사를 합산해 성적표에 기재된다. 즉 중간고사 결과는 한 학기가 끝난 후에 지필고사와 수행평가를 합산한 내신 등급으로 표기되는 것이다. 수행평가도 중간고사의 일부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평가를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깨끗한 수행노트와 수행달력을 준비한다. 우리는 지필고사를 위한 필기에는 익숙하다. 하지만 내신 성적에서 40~60%를 차지하는 수행평가를 위한 필기는 낯설고, 수행평가 제출일 관리에도 서툴다. 간단한 도구를 사용하자.

수행노트와 수행달력을 준비했다면 중간고사를 위한 공부 계획표에 반드시 전 과목 수행평가를 위한 친구와의 협업과 과제 작성 기간을 반영하자. 오히려 이것이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주요 과목 지필고사에서 10점을 더 올리는 것보다도 중요한 과정일 수 있다. 지필고사를 위한 시간과 노력의 반만이라도 수행평가에 투자한다면 지난 학기 대비 놀라운 내신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박흥순 평촌에듀플렉스 원장·교육 칼럼니스트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