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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규 서울대 입학본부장 “수능 30% 확대 고심 중… 2022 수능 선택과목은 이달 발표”

[주요 대학 입학처장 릴레이 인터뷰] 1. 김성규 서울대학교 입학본부장


《대입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정시 비중 확대, 수능 과목 구조 다변화 등 굵직한 변화를 예고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앞두고 대학마다 개편사항을 순차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대학의 고민이 깊어질수록 이를 지켜보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도 크다. 대대적인 변화를 앞둔 2022학년도 대입도 걱정이지만 이러한 과도기 속에 치러지는 2020, 2021학년도 대입도 혼란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 고1부터 고3까지 모든 학년이 ‘매년 조금씩 다른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부터가 예측 가능성과 제도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입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이에 <에듀동아>는 대입제도를 둘러싼 혼란 속에서 수험생이 중심을 잡고 올바른 대입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주요 대학 입학처장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각 대학의 입학 업무를 총괄하는 입학처장을 만나 2020~2022학년도 대입에 관한 대학별 변화와 전망을 직접 묻고 들었다.》
 


김성규 서울대학교 입학본부장

 

“예측할 수 없는 변화는 없다.”
지난 2월 취임한 김성규 신임 서울대학교 입학본부장은 상당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서울대 입시에 큰 변화는 있을 수 없다”는 말로 시작했다. 심지어 그는 취임 포부를 묻는 질문에도 “입학정책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입학본부장이 바뀌었다고 서울대의 입학전형 방향이 바뀌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정책에 따라 대입에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변화를 최소화해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겠다는 서울대 입학정책의 확고한 방향성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 정시 30% 이상 확대? ‘상반기’에, 2022 수능 선택과목 지정 계획은 ‘이달’ 발표

‘수험생의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대전제 아래 서울대 입학본부는 현재 교육 당국의 여러 권고와 요청사항에 대한 답을 준비 중이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두고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사안은 ‘정시 30% 이상 확대’와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 사전 예고’에 관한 부분이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통해 각 대학에 수능 위주 전형인 정시를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으며 최근에는 선택과목 지정 등 2022학년도 수능 체제 개편과 관련해 수험생의 사전 대비가 필요한 일부 사항에 대해 가급적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하는 이달 중 함께 안내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학으로선 고민이 적지 않다. 정시 확대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이 기존 정책 방침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중심으로 한 수시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터라 정시 확대로 방향을 급격히 선회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학종 연구부터 적용까지 선도적으로 이끌어온 서울대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수시 전체를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는 2020학년도 전체 신입생의 78.5%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현재 정시 비중은 21.5%로, 정부 권고에 따르려면 지금보다 10% 가까이 정시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정시, 수시 비중의 경우 학과별 편차도 큰 만큼 각 학과의 수요와 상황을 파악하는 등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서울대의 입학전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고려한 입학전형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민의 결과는 곧 나온다. 김 본부장은 “일선 고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해당 내용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대는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 지정 등 일부 변화사항을 사전 발표하는 것 또한 적극 검토 중이다. 김 본부장은 “현재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 지정 및 발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며 “수험생을 고려해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할 때 함께 안내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 대학이 발표하는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이달 중 나온다.


○ 올해 지역균형선발전형, 면접 배점 30점으로 명시 변화

그렇다면 당장 올해 서울대 입시는 어떨까. 2020학년도 서울대 수시 및 정시 모집요강은 각각 5월과 9월에 발표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서울대는 지난달 29일 ‘2020학년도 서울대학교 대학입학전형’을 공개했다. 올해 서울대 입학전형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 일종의 ‘안내서’로서 평가요소, 평가방법 등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김 본부장이 꾸준히 강조하는 바와 같이 올해 입시는 기존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김 본부장은 “2021학년도 또한 기존의 방향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 대입에도 큰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물론 변화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김 본부장은 수험생이 주목해야 할 변화로 올해부터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이하 지균) 평가방식에 배점이 명시된 점을 꼽았다. 지균은 고교별로 2명씩 소속 고등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일종의 추천 전형으로 서울대 전체 모집인원 3179명 중 23.8%에 해당하는 756명을 선발하는 수시 전형이다.

그간 지균은 주요 평가요소인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를 별도의 배점 없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격자를 선발했다. 그러나 2020학년도에는 요소마다 배점이 명시된다. 미술대학과 음악대학을 제외한 전 모집단위 기준 서류평가는 70점, 면접평가는 30점이다. 실기평가가 있는 미술대학과 음악대학의 경우에도 각 평가요소에 배점을 할당해 명시했다.

[표] 2020학년도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전형방법
 
 

김 본부장은 “올해 입학전형에서 기존과 달라진 점은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각 평가 요소에 배점이 명시되는 것”이라며 “그 외에 수험생이 신경 쓸 만한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 “서울대가 뽑는 것은 학교나 학생부 아닌 ‘학생’ 개인”

김 본부장이 ‘예측할 수 없는 변화는 없다’ 만큼이나 강조한 서울대 입학의 또 다른 원칙은 학교나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가 아닌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었다.

영재학교, 특수목적고, 자율형사립고 등 특정 고교의 졸업생들이 서울대 입학생의 상당수를 차지함에 따라 서울대에서 자체적인 고교 등급을 세워 평가에 활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는 질문에 김 본부장은 “서울대는 어떤 학교를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선발하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서울대가 학생을 평가할 때는 ‘얼마나 좋은 환경에 있었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여건 속에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얼마나 우수한 학업 역량을 갖췄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또 최근 학생부 기재 방식이 간소화되며 지원자 선발에 필요한 정보가 지나치게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학생부의 기재 방식에 변화가 생긴다고 해서 우수한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평가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 더 많이, 더 다양하게 공개 ‘달라지는 서울대’

대체로 변화에 조심스러운 서울대지만 더욱 적극적인 변화를 예고한 부분도 있다. 김 본부장은 임기 동안 공정하고 투명한 입학전형을 운영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대 입학에 대한 여러 오해를 해소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서울대는 김 본부장 취임 후인 지난달 최종등록자 기준 신입생 선발 통계를 최초로 공개했다. 기존 서울대는 최초합격자를 기준으로 한 통계만 공개해 왔다. 최종등록자 기준 통계는 등록 포기 및 추가 합격 결과 등이 모두 반영돼 있어 기존 통계에 비해 보다 많은 함의를 담고 있다.

서울대는 또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학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올해는 전국으로 확대해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은 다음 달부터 권역별로 4~5회 진행된다. 김 본부장은 “서울대는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이 큰 만큼 앞으로 더욱 많은 입학정보를 공개해 나갈 것”이라면서 “서울대 입학본부가 운영하는 웹진 ‘아로리’에 입학 관련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대입 수요자별 맞춤형 프로그램과 소외된 지역을 찾아가는 행사도 예정돼 있으니 다양한 창구를 적극 활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끝으로 “기성세대로서 대입전형이 자주 변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에게 미안함이 크다”며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의 눈높이에 맞춘 정확한 입학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들에게는 대입 환경의 변화나 외부 여건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진정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진로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기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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