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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이 말하는 학종] “학생부, 다다익선은 옛말… ‘세특’을 주목하라”

[입학사정관이 말하는 학종] ② 학교생활기록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두고 흔히 ‘깜깜이 전형’이라고 말한다. 제각기 다른 학생의 학교생활을 다양한 관점에서 종합 평가한다는 학종만의 정성평가가 학생, 학부모로 하여금 ‘일정한 기준이 없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학종을 두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각종 공정성 논란을 관통하는 원인도 결국은 ‘불분명한 평가 기준’이다. 최근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6개 대학이 학종에 대한 이러한 비판과 오해를 풀기 위해 직접 나섰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학종에 관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101가지를 선정해 대학 입학사정관이 직접 답하는 Q&A 형식의 자료집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를 펴낸 것. 이 중 학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문답을 추려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 △면접 및 기타로 나눠 정리했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는 현 대입에선 절대적인 평가요소다. 2020학년도 기준 전체 대입의 23.7%를 차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 학교생활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만큼 지원자의 3년간의 학교생활이 기록된 학생부를 중심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부를 둘러싸고 각종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올해부터는 학생부가 단계별로 간소화됨에 따라 학생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를 토대로 학생들이 학생부에 관해 가장 궁금해할 만한 문답을 모아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 학생부, 학종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Q. 학종에서 학생부와 같은 제출서류는 어떻게 평가에 활용되나요?


학종 서류평가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서류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입니다. 특히 학생부는 학종 평가의 핵심이 되는 가장 중요한 전형자료입니다. 고교 3년간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에 관해 관찰된 누가기록으로 이를 통해 학생 개인의 성장 내역을 볼 수 있으며 교과학습은 물론 학교활동의 우수성을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부를 통해 대학은 3년 동안의 학교생활을 통해 발현되고 성장한 학생의 다양한 능력을 더 타당하게 판단할 수 있으며 시험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역량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합니다. 학생부는 교사가 학생활동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 이를 통해 성장해가는 학생의 모습에 대한 정성적 평가로 기술돼 있습니다. 즉 학생부는 ‘사실의 기록+관찰과 평가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실의 기록은 학교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과 활동, 그리고 학생 개인이 학교 프로그램 내에서 수행한 활동과 학교 프로그램 밖에서 행한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학종 평가에서는 이렇게 학생부에 드러난 모든 항목을 종합해 평가하고 있습니다.

Q. 학생부 항목 중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학생부는 각각의 항목이 독자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항목이 덜 중요하다거나 또는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습니다. 학생부를 보고 학생을 이해하는 데 있어 어떤 경우는 출결사항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정보가 될 수 있고,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특정 학생부 요소가 학생 이해의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학생부의 모든 항목이 다 중요하면서 의미 있는 평가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부 항목 중 중요하게 바라보는 요소를 꼽는다면 평가 항목과의 연관 관계 속에서 찾을 수가 있습니다. 학생부에는 학업역량과 관련된 여러 가지 항목이 있지만 특히 학업성취도와 교과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이 담고 있는 정보가 많다 보니 그 요소가 집중적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때도 수상경력과 독서활동 상황, 동아리 활동,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드러나 있는 지적 역량과 관련된 요소 등도 상호 관련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전공적합성을 평가할 때는 전공 관련 교과의 성취도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동아리 활동과 진로활동, 독서활동 등의 요소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 교사별 기재 차이에 간소화까지… “학생부 평가, 정말 공정한가요?”

Q. 학교나 교사에 따라 학생부 기재 차이가 클 수 있는데, 그 점이 평가에 반영되나요?


서류평가를 할 때 입학사정관들은 제공되는 서류만 보고 평가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부의 좋은 기록이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학교 또는 교사에 따른 기록 차이에 의해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학종이 가진 여러 가지 장점에도 공정성 면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평가자들은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 또는 교사 간 기록의 편차는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제기될 수 있는데, 서류평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부의 양적인 측면이라기보다는 주로 질적인 측면과 관련된 것입니다.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평가적 진술을 덧붙여 기록한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 즉 학교 단체 활동 참여 내용만 기록한 경우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종은 서류평가에서 학생부뿐 아니라 자소서, 공통 고교 정보 등 제출된 서류를 최대한 활용한 종합 평가를 통해 학교 및 교사별 기재 편차로 인한 불이익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같은 학교 학생의 경우 교육과정이 같아 학생부가 유사할 텐데, 이 경우에는 어떻게 평가하나요?


같은 학교에서 같은 교육과정을 이수했다고 학생부 내용이 반드시 일치할까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같은 교과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수업 소개 내용은 유사할 수 있습니다. 또 한 단체 활동이 주로 이루어지는 체험활동의 경우 더욱 그러한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수업 속에서 이루어진 개인의 활동 모습은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수업을 대하는 자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개인의 모습, 관심이나 흥미 있는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 환경을 극복하고 발전하는 모습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가 개개인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학사정관은 평가 시 이 부분에 주목합니다. 또한 이를 위해 학생부는 물론 자소서를 비롯한 다른 제출 서류를 최대한 활용해 개인의 역량을 찾아내려 노력합니다.

Q. 올해부터 학생부 기재가 점점 간소화된다는데, 그럼 평가는 어떻게 하나요?


학생부 기재 항목을 단순화하게 되면 평가자 입장에서는 평가의 자료가 현행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평가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평가 자료를 통해 평가 요소와 관련된 역량을 선별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업성취도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토대로 한 학업역량의 비중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시된 수상경력을 통해 어떤 특징적인 역량이 있는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관심 분야에 대한 심화된 활동 역량,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통해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특징을 면밀하게 살펴볼 것입니다. 입학사정관들은 간소화된 학생부 내용을 토대로 좀 더 정교하게 분석해 학생의 역량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평가 방향이 크게 변경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Q.학교생활기록부의 진위가 의심스러울 경우 어떻게 확인하나요?


실제 학생부를 읽다 보면 활동 내용을 미화하거나 부풀린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평가자는 기록돼 있는 행간의 의미나 다른 자료들과의 상호 연관 관계 속에서 진위를 확인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학업과 관련된 역량을 평가할 때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기록이 의심스러우면 교과 성적, 수상경력,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의 다른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요소들 간의 논리적 인과 관계를 확인한 다음 진위를 판단하게 됩니다. 또한 학생부는 담임교사뿐만 아니라 여러 교과 선생님들이 함께 기록하므로, 특정 기록 자체가 불일치하는 경우에는 다른 제출 서류나 학생부의 다른 항목에 드러난 여러 기록을 참조해서 종합적으로 평가를 합니다. 만약 사실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들면 실제 현장에 나가 직접 실사를 진행하기도 하고 전화로 진위에 대한 실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진위가 아주 명백하지는 않지만 좀 더 확인이 필요한 사실이 존재하는 경우, 또 의심스러운 내용이 지원자가 서류평가에 통과하느냐 않느냐를 좌우할 만큼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경우에는 그 부분은 면접에서 확인 질문을 하게 됩니다.


○ 학생부 기록은 다다익선?… 가장 중요한 항목은

Q. 학생부는 분량이 많을수록 좋은가요?


학생부 기록의 많고 적음에 따라 합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지, 올해 합격한 학생들의 평균 학생부 분량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관심은 학종에 대해 자주 나오는 궁금증 중 하나입니다. 또한 분량과 관련해 학생부를 작성하는 선생님의 글쓰기 역량에 따라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사여구를 남발하거나 상투적인 표현으로 학생부의 양을 늘린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이럴 경우 오히려 학생부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올해 고1부터는 학생부 기재 방식이 간소화되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만큼 분량보다는 개개인의 역량이 잘 나타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실제 학생부의 분량은 많지만 실제 평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부족한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학생부 분량에 대한 부담은 버려도 됩니다.

Q. 학생부 수상경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가요?


학종에서 수상경력은 단순히 수상의 개수 혹은 등위를 정량화해 평가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의 의미와 가치가 나타나기 때문에 수상을 단순히 개수와 등위로 정량화해 수상경력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또한 수상의 양이 학교별로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성평가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A고교에서는 수학교과 관련 수상은 수학경시대회 하나로 소수의 인원에게 수상의 기회를 부여합니다. B고교에서는 수학교과 관련 수상의 개수가 10개가 넘고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수상의 기회를 부여합니다. 이럴 경우 고교에서 작성하는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학교별 환경 차이를 반영, 평가합니다. 따라서 학종에서 단순히 수상의 양에 따른 유·불리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올해 고1부터는 대입에 제공되는 수상경력 개수가 학기당 1개로 제한되므로 수상 개수에 따른 학교별 편차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동아리 활동을 평가할 때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 중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또 활동한 동아리 개수가 많을수록 좋은가요?


반드시 자율동아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아리의 개수가 많아야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규동아리 활동을 통해 충분히 본인의 관심분야에 대한 활동과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굳이 자율동아리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학교의 환경에 따라 정규동아리에 관심 분야와 관련된 동아리가 없거나 있더라도 소수의 인원만을 동아리 부원으로 선발해 활동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율동아리를 구성하여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율동아리는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정규동아리에 비해 활동 내용 및 기간 등에 대해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율동아리 개설 목적부터 성취과정, 개인의 성장까지가 잘 기록되어야 합니다. 학종은 평가 시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에 대한 내용은 고교 프로파일의 동아리 활동 사항을 통해 면밀하게 확인합니다. 즉 동아리활동을 평가할 때에는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동아리별 활동 내역을 확인하고 개인별 활동내역을 평가하기 때문에 개인별 활동의 내용, 그 속에서의 학생의 역할, 기여도, 성취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규동아리 활동만 하더라도 학생의 관심사, 기여도, 역할, 협력의 태도 등이 기재돼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규동아리 1개, 다수의 자율동아리 등 여러 활동을 하며 관심분야를 위한 노력을 했더라도 작성 내용이 일반적인 동아리 소개에 그치거나 구체적인 지원자의 역할에 대한 내용이 없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Q. 학생부 항목 중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왜 그런가요?


학생 개인의 성장과 성취 수준을 평가하는 학종으로 인해 기존의 강의식 수업은 학생참여형 수업으로 변화했고 그 속에서 학생이 보여준 성취 수준, 참여도 등이 중요하게 기록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부 항목 중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과목별 성취 기준에 따른 성취 수준의 특성 및 수업 참여의 태도와 노력 등을 문장으로 기록하게 돼 있기 때문에 평가자는 이를 통해 지원자의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등의 평가요소를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처한 교육환경 속에서 스스로 배움을 확장시켜 나간 모습, 토론이나 실험, 과제 수행, 집단학습 등을 통해서도 창의성이나 자기주도성 등을 발전시킨 사례 또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평가할 때, 평가자는 학생부의 여러 항목을 연계해 평가합니다. 예를 들면 수학 교과 성적이 우수하다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서 수학 시간에 보인 학생의 구체적인 태도, 수업활동과 연계해 의미와 가치를 평가합니다. 이렇게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학생의 능력, 태도, 의지를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영역입니다. 더욱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 참여형 수업이 더욱 활성화되면 교과활동이 다양화될 것이고 학생들의 개별적 교과활동의 모습을 보여주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개별적 특성을 잘 나타내어 주는 매우 중요한 평가 영역이 될 것입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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