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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분류

서울대 전 입학사정관이 밝히는 학종 필승법!

-"학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입노하우"

학생부종합전형을 두고 평가 방식이 막연하다거나 입학사정관마다 평가 기준이 다른 '복불복 전형'이라는 인식이 만연하다. 그러나 그러한 인식과 달리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밝힌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방법은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은 서울대 전 입학사정관이 밝히는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방법에 대해서 <에듀진>에서 인터뷰한 내용이다. 다른 대학은 틀릴 수 있다가 아니라 이게 정답이니 이렇게 활동하고 기록할 수 있다면 합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준비를 해야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본지에서 출간한 '학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입노하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진동섭 전 서울대 입사관 “진짜 실력은 등급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만큼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전형도 없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막연함이다. 이런 막연함을 구체화시키기 위해서는 역시 전문가가 제시하는 답을 찾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학생부종합전형 전문가로서 대학에서 입학사정을 해본 경험자의 조언을 듣는 것은 대입 합격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된다. 이에 서울대 입학사정관을 역임한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이사를 만나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아보자.

자소서?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마음대로 써라!


진동섭 이사는 “대다수 학부모는 사교육 학원들처럼 구체적인 입시정보를 얻기 원한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1번 문항부터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제시해 주기를 바라지만, 나는 그냥 내키는 대로 쓰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유인즉슨 대학이 원하는 것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인재’라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소개서 작성에서부터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하는 식으로 고정된 형식에 가둬버리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 순간부터 학생은 틀에 박힌 사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그런 이야기들은 신경 쓰지 말고, 최대한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 진 이사의 설명이다.

진 이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초입에 선 현 시점에서 대학이 원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인재’는 ‘실력’을 가진 학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들이 가진 ‘실력’에 주목하는 전형이라고 강조한다.

숫자가 공정하다는 편견을 벗자


학생부종합전형을 막연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실체화된 점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시험에서 100점을 맞거나 상대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맞은 학생에게 1등을 주는 정량평가 방식과는 다르다. 

학종의 정성평가는 ‘자유’와 ‘창의’라는 어떻게 보면 다소 추상적인 평가 지표로 학생에 대해 평가한다. 그러다 보니 순위 줄 세우기가 공정하다는 사회적 관습적 사고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학종이 매우 불평등하고 불공정하게 비추어질지 모른다.

이에 대해 진 이사는 “정성평가 방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은 여전히 학생부종합전형이 안고 있는 과제다. 물론 숫자로 한 줄 세우기를 할 수 없는 이 영역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학생부를 살펴보면 학생부로 학생의 실력을 파악하는 것이 절대 막연하지 않다.”라고 단언했다.

예를 들어 일반인이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경기를 볼 때 동작의 자연스러움, 넘어지는 횟수, 속도 등을 보고 누가 더 잘하는지 판단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심판이 아닌 이상 두 사람의 연기를 정교히 분석해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다.

이처럼 피겨스케이팅 경기의 심판이 하는 일을 대학 입학사정관이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신뢰 문제는 정성평가를 객관적 평가가 아닌 주관적 선택으로 인식하는 오해에서 나온다.

다른 예로 미대 실기시험만 보아도, 일반 사람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그림들이 전문가에 의해 평가되고 합격자가 탄생한다. 

진 이사는 “성적으로 줄 세워진 순위만 공정하다는 편견을 먼저 버려야 한다.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에는 평가 노하우와 시각 등에 분명 큰 차이가 존재하는데, 일부 전문가 행세를 하려드는 사람들이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진정한 ‘실력’은 ‘등급’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해 암기식 교육은 학생들을 가두고, 실패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희비가 교차한다. 학교 교육이 고득점과 높은 등급만을 목표로 하면, 학생들은 자연히 자신의 진로를 고려하지 못한 채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과학II 과목들이 소외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진 이사는 이를 두고 “이런 교육방식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앞으로의 교육은 상호적인 소통으로 경청과 표현이 존중돼야 하고, 이를 통해 학생이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교육을 실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학종이 의미가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학종에서는 단지 성적만을 가지고 학생을 평가하지 않는다. 진로나 적성과는 무관한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을 무조건 높이 평가하지는 않는다. 

낮은 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관계 깊은 과목을 공부한 학생을 오히려 더 높이 평가한다.

진 이사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주목하는 ‘실력’을 여전히 시험 점수나 등급으로 오해하는 시각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대학이 원하는 인재는 시험 성적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대학이 원하는 것은 실력인데도, 이를 잘못 알고 등급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학생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등학교 1학년 첫 시험을 망쳐 아버지에게 자퇴 계획서를 제출한 한 학생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이 학생은 자퇴 계획서에 ‘현재 교육방식: 수시 75%, 정시 25%가 대학 정원인데 수시는 이미 갈 사람이 정해짐’이라 적고, 자신이 첫 중간고사를 망쳤기 때문에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만 몰두하기 위해 자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처럼 전형에 대한 오해나 이해 부족으로 대입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내신 등급은 첫 번째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학생부에 자기주도적이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했는지 나타나 있는가가 더 중요하고, 여기서 진짜 실력을 본다는 것이다. 내신 등급은 그 다음이다. 대학이 판단하는 학생의 실력과 등급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할 수 없다.

자기주도적 고교생활을 통해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게 ‘실력’이다


고1 때부터 특정 학과를 겨냥해 수상실적을 쌓고 동아리활동을 하는 식으로 학생부 비교과 기록을 채워야 한다는 인식 역시 오해라고 말한다.

진 이사는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확실하게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대학에서 모를 리 없다. 이 시기 학생들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경험할 일도 많다. 따라서 동아리는 힙합이든 승마든 교과와 관련이 없더라도 하고 싶은 동아리를 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라면 오히려 학생들의 개인적인 성장에 더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체적인 학교생활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바로 ‘실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실력에 대한 설명으로 학생들의 시간 활용법 예를 들었다. 보통 학생들에게는 하루 24시간 중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17시간 정도가 비슷하게 주어진다. 하지만 그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에서 천차만별의 차이를 보인다.

17시간 내내 가정이나 학교에서 주어지는 일과를 수동적인 자세로 따라가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동일한 시간이라도 스스로 가용 시간을 파악하고 배분해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생활을 주도해가는 학생도 있다.

실력의 차이는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등급이나 성적이 아니라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한편, 학생부종합전형이 학교나 교사의 교육 방향, 수업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나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진 이사는 “이제 교육이 ‘해주는’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진 이사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자사고, 특목고 폐지 문제도 결국 ‘학교에서 어떻게 교육을 해주느냐’의 문제에 대해 일반고를 믿지 못하는 것인데, 그 학생이 어디에 있든 학생에게 내재된 실력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학교의 교육과정은 두 번째 문제고, 학생부종합전형 역시 다른 전형과 마찬가지로 학생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학교를 다니든 학생부종합전형을 쉽게 포기할 일은 아니다.

학교 역시 단순히 대입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진정으로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육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각종 활동은 수업에서 얻은 힘을 발현하는 장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진 이사는 “과거에 비해 학생들의 주체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가 많아졌다. 이런 수업에 적극 참여해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는 학생들이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는 학교가 당연히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여전히 복지부동인 학교들이 많고, 이런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고민 또한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망하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란 점을 명심하고,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학교에 요구해야 한다.

고교 교육과정 운영의 책임은 대학이 아닌 학교 구성원 전체에 있기 때문이다. 진동섭 이사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고등학교와 대학 교육과정을 연결하는 고리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곧 대학은 학종을 통해 학생이 대학에 입학해 전공 학습을 제대로 수행할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판단의 근거는 학생의 3년간 학교생활이 녹아들어 있는 학생부가 기본이 된다.  그러니 이 학생부를 어떤 식으로 채워 가느냐가 학종의 성패를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종은 세간의 인식처럼 평가 방식이 막연하거나 입학사정관마다 평가 기준이 다른 ‘복불복 전형’이 아니다. 입학사정관의 평가 객관성을 살펴보기 위해 학종에 응시한 한 학생의 원서와 서류를 각 대학의 여러 입학사정관에게 주고 평가를 맡겼더니,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온 사례도 있다.

이처럼 학생부종합전형은 전문적인 사정 노하우를 가진 입학사정관들이 보편타당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가지고 학생을 평가하는 전형이란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대학이 요구하는 ‘진짜 실력’을 가진 학생으로 성장하는 것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성공하는 지름길이다. 

* 출처: 학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입노하우 89~93p 
* 사진 설명: 대전동부교육지원청, 새수업프로젝터즈 공개수업 [사진 제공=대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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