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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경쟁률 급상승에 서류평가 강화 전망까지… 지원자 유의사항은?

2020학년도 영재학교 원서접수 마감, 올해 지원자가 주목해야 할 점은

 

 

“경쟁률이 30대 1이 넘던데… 다른 학교 갈래요.”

올해 영재학교 원서접수 마감 결과 입학 경쟁률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지원자들이 적잖은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 8개 영재학교가 최근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형에 변화가 있었던 경기과학고를 제외한 7개 영재학교 경쟁률이 모두 전년도 대비 상승했다. 전체 영재학교의 평균 경쟁률 또한 15.32대 1을 기록, 전년도 같은 기준 경쟁률(14.43대 1)은 물론 2017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무려 ‘3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예년과 달리 각 영재학교가 서류평가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지원자의 불안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
 

 


○ 영재학교 서류 경쟁률에 숨은 ‘허수’ 규모, 얼마나 될까?


원서접수 마감 직후 지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경쟁률’이다.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따져보고 향후 입시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 그런데 올해는 전반적으로 영재학교 경쟁률이 크게 올라 지원자 상당수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입시 전문가들은 영재학교 특성상 수치적 경쟁률은 큰 의미가 없다고 조언한다.

영재학교는 일반적인 고교와 달리 중학교 1, 2학년도 지원이 가능하며 학교별 중복 지원도 가능하다. 이에 시험 삼아 지원하는 재학생 지원자들의 비중이 적지 않다. 게다가 영재학교 입학을 목표로 하는 지원자들 또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대개 2개 이상 학교에 복수 지원을 하는 편. 따라서 원서접수 이후 집계된 서류 경쟁률은 이러한 ‘허수’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수치다.

그러나 2단계 전형인 지필평가(영재성 검사 등)부터는 이러한 허수가 걸러진다. 8개 영재학교가 모두 같은 날 2단계 전형을 실시해 이때부터는 모든 지원자가 1개 학교 전형에만 응시할 수 있기 때문. 결국 지원자들에게 필요한 실제 경쟁자 규모, 즉 ‘실질 경쟁률’은 2단계 전형인 지필평가(영재성 검사 등) 응시율을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영재학교의 평균 경쟁률(정원 내 기준)은 14.43대 1이었으나 2단계 지필평가 경쟁률은 8.19대 1이었다. 그 전년도인 2018학년도 역시 지원 경쟁률(14.01대 1)과 지필평가 경쟁률(7.74대 1)은 두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대부분의 영재학교가 1단계 합격 인원 규모를 정해두지 않고 가능한 많은 학생에게 2단계 지필평가 기회를 줘왔던 점을 고려하면 서류 경쟁률의 상당 비중이 복수 지원 등으로 인한 ‘허수’라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지난해까지 1단계에서 서류평가와 지필평가를 동시에 실시해 지원자 모두에게 지필평가 기회를 줬던 경기과학고 사례를 보면 이러한 현상을 더욱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경기과학고 지원자는 2363명이었으나 실제 지필평가에 응시한 인원은 1369명에 불과했다. 2018학년도 또한 2145명이 지원했으나 지필평가에는 그 절반인 1242명이 응시했다.

박성두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영재학교 경쟁률이 대체로 상승하며 부담을 가지는 학생들도 일부 있으나 영재학교 입시에서 수치적 경쟁률은 크게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지필평가 응시율 등을 고려한 실질 경쟁률을 예측하는 것이 더욱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원자 급증에 ‘서류평가’ 강화 전망?… 올해 영재학교 입시 변수는

그러나 올해는 여러 내외 변수가 있어 ‘실질 경쟁률’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러한 변수로 인해 각 학교가 서류평가를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지원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경기과학고가 있다. 경기과학고는 기존 2단계 전형을 올해 3단계로 분리했다. 다른 영재학교와 같이 서류평가와 지필평가를 따로 실시하게 된 것. 기존 경기과학고는 지원만 하면 지필평가를 볼 수 있어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하던 중학교 1, 2학년 학생들의 지원 비중이 크던 곳. 그러나 이번 변화로 이들을 포함한 지원자가 대거 이탈, 전체 영재학교 중 유일하게 전년도 대비 경쟁률이 절반가량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경기과학고는 1단계 서류평가 통과 인원 규모 또한 800명 내외로 명시해 1단계 탈락률이 만만치 않을 것을 예고했다. 기존 영재학교가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비롯한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원자들에게 지필평가 기회를 주려 서류평가를 비교적 관대하게 진행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흐름이다.

지정 취소 위기를 겪고 있는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리스크’라는 변수 또한 경기과학고를 중심으로 한 영재학교 입시 변화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자사고 리스크’로 인한 신규 지원자들이 영재학교 입시에 유입되며 실질 경쟁률 예측이 더욱 어려워진데다 지원자 수가 급증하며 이를 가려내기 위해 각 영재학교가 예년과 달리 서류평가를 전반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영재학교 중 시험 난도가 비교적 낮은 세종·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경쟁률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자사고 문제로 인한 신규 지원자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기존 영재학교 대부분이 서류평가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올해는 지원자 수가 늘어난 만큼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 서류평가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 또한 “당장 지필평가 응시 인원이 1200명이 넘어가면 학교 측에서도 지필평가 진행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는 만큼 전반적으로 서류평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한 학교에 모두 떨어지는 학생도 일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경쟁률이 높을 때는 1단계 통과 후에도 현실적인 합격 확률을 분명히 따져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이럴 때일수록 대비는 ‘다다익선’… 내신도 소홀해선 안돼

이처럼 올해 영재학교 입시에는 서류평가 결과와 실질 경쟁률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이는 모두 각 학교가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하고 2단계 지필평가를 치르는 5월 중순은 돼야 윤곽이 드러난다. 따라서 입시 전문가들은 당장은 기존 지망 학교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전형 대비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1단계 통과 확률도 비교적 낮아진 만큼 불안감이 클 수도 있으나 일단 지원자들은 기존 지망했던 1~2개 학교의 기출을 중심으로 지필평가 준비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영재학교가 학교별 평가 형식에 차이가 있긴 하나 결국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수학과 과학 역량이므로 이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기에 박성두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근 3단계 전형인 캠프에 지필평가가 추가되는 등 캠프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 캠프까지 고려해 함께 대비하는 것 또한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영재학교 입시 시기가 중간고사 등 내신 대비 기간과 겹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는 “올해는 영재학교 경쟁률이 크게 높아진 상황인 만큼 영재학교 입시 준비에만 집중하다 내신에 소홀하면 나중에 곤란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며 “보통 영재학교 준비 학생의 경우 과학고와 자사고 지원까지 함께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고려해 내신 준비도 놓치지 않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국 8개 영재학교는 오는 5월 8~10일 1단계 전형 합격자를 발표한 뒤 5월 19일 2단계 전형인 지필평가를 동시 실시하고, 7월 중 3단계 전형인 캠프를 진행한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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