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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서울대 '면접' 우수자들에겐 합격비법이 따로 있다고?

-면접? 결국은 기본기 싸움! 학원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준비하라  


-서울대 당락, 면접이 가른다 


서울대 수시전형의 진검승부가 ‘면접’에서 펼쳐진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을 거의 없을 것이다. 

서울대 수시는 각 학교 최상위권 학생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어, 교과성적이나 학교활동 등에서 괄목할 만한 특장점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일반전형의 경우 서류평가만으로 선발인원의 2배수가 1단계를 통과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서류평가 성적과 면접·구술고사 성적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사실상 자신의 역량을 면접관 앞에서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면접이 당락을 가른다고 봐야 한다.

서울대 면접은 대개 수능 후 7일 전후로 실시된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에 응시한 학생들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발등의 불이 된 수능을 준비하느라 면접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수능이 끝나고 나서야 남은 7일간을 면접 준비에 올인한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면접을 일주일 동안 바짝 준비해서 과연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면접이야말로 평상시 꾸준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해는 금물이다. 꾸준한 준비라는 것이 구부정한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는 법이나 경청하는 태도를 익히는 식의 지엽적인 ‘스킬’ 익히기를 뜻하는 게 아니란 사실이다. 

그렇다면 서울대 면접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서울대 아로리 웹진에 최근 실렸다. 서울대는 2019학년도 신입생 가운데 일반고 출신의 면접 우수자 10명을 선발해, 이들로부터 면접·구술고사에 관한 생생한 경험담과 노하우를 들었다. 

과연 이 10명의 면접 우수학생들은 면접·구술평가에서 자신의 역량을 어떻게 드러낸 것일까? 이들이 들려주는 서울대 면접 준비 노하우를 주제별로 분석했다. 



서울대 아로리 인터뷰에 참여한 면접우수자 10명의 소속 학과(전공) 


영어영문학과, 경제학부, 간호대학, 전기정보공학부, 우주항공공학 전공, 산업공학과, 산림과학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자유전공학부, 지구과학교육과



서울대 면접? 결국은 기본기 싸움! 


서울대 면접은 최근 수년간 ‘쉬운 면접’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제시문이 예상보다 너무 쉽게 나와 놀랐다는 합격생도 있을 정도다.

서울대 면접·구술평가는 성적이나 서류로는 충분히 알기 어려운 학생의 종합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 논리력과 창의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학생이 기본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논리적으로 잘 풀어 가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기본기가 바탕이 되지 않은 ‘문제풀이 도사’들은 사양한다. ‘답을 아는 것’ 자체가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주목하기 때문에, 면접 제시문 난도로 승부를 가르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대학보다 제시문을 쉽게 출제한다. 

면접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관과 학생의 대화 형식으로 치르며, 면접관은 학생의 문제 풀이 과정 설명에 적극 개입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인터뷰에 참가한 면접우수자 A학생은 “문제풀이에 집중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본 개념을 분명히 알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쉬운 개념이라도 누군가에게 정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풀이에만 집중하다 보면 요령을 찾기에만 급급하게 돼 개념이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쉬운 문제를 만나도 왜 그런 답이 나왔는지를 설명하라고 하면 말문이 막히기 쉽다.

A학생은 “서울대 면접은 결국은 기본기 싸움이다. 기본기를 잡는 것은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을 명확히 익히는 것이다. 무심코 지나칠 만한 내용도 반드시 왜 그런지 확인하고 넘어가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학원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준비하라! 


이들의 대화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학원에 다니지 않고 스스로 면접을 준비한 합격생이 많았다는 것이다. 합격생 모두 학원 수강에 대한 유혹을 받았지만 환경적인 문제로, 혹은 오가며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학원 대신 학교에서 스스로 면접에 대비한 이들이 많았다.

합격생들의 면접 대비법에도 역시 공통분모가 존재했다. 교과서 중심으로 복습하며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에 집중했다는 사실이다.

합격생들은 수능 후 일주일 동안 벼락치기로 면접을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복습과 교과서 개념학습에 집중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을 꾸준히 기르는 것이 면접에 합격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면접우수자 B학생은 서울대에 다니는 선배에게 면접 노하우를 묻자 “딴 짓 말고 그냥 공부나 해.”라는 말을 듣고는 정신이 번쩍 났다고 했다. 그래서 수능이 끝난 뒤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교과서를 복습하는 데 집중했고,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C학생은 “학원에 오가며 버리는 시간이 아까워 그 시간에 하나라도 더 공부하자는 생각에 교과서 공부에 집중해 혼자 면접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D학생 또한 “시골 지역이라 학원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학교에서 면접 준비를 했다”며 “내신 역시 뛰어난 성적이 아니어서 마지막까지 성적을 상향시키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준비하고, 교과수업 최대한 활용하라!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방법으로 스스로 면접 준비를 했을까? E학생은 “저 역시 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아 학교를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뭔가를 준비해야 할 때는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함께하게 됐다. 돌아가며 대학별 면접 준비법을 공유하고, 서로가 면접관 역할을 하면서 실전처럼 모의면접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기출 문제를 구해다 주시며 연습을 어렵게 해야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는다고 하셔서, 비교적 난도가 높은 문제로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F학생은 선생님께 들은 충고를 떠올렸다. “서울대는 면접에서 절대 이전과 비슷한 문제를 내지 않기 때문에 예상 문제는 없다”라는 말씀이었다.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선생님께 많이 의지했다.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해 선생님께 가져가면 말하는 방식이나 자세 등을 교정해 주셨다”고 말했다.

학교수업에서 공부한 내용이 운 좋게 제시문으로 나왔다는 학생도 있었다. D학생은 “단과학원조차도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 공부했지만, 다행히 학교에서 과학중점과정을 운영해 수업을 적극적으로 들었다. 결과적으로 그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면접 제시문으로 나와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D학생은 “처음 과학중점과정을 이수할 때는 수능에 나오지도 않는 과목까지 공부해야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해 강의를 들어보니 그때 공부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됐다. 열심히 공부했던 시간을 보상받는 기분이다. 여러분도 학교 수업을 통해 충분히 공부하시길 바란다. 면접 대비는 물론이고 대학에서 공부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일반전형 면접과 서류기반 면접은 얼마나 다를까 


일반전형으로 합격한 G학생은 전년도에 지균에 응시해 서류기반 면접을 본 경험도 있다. 두 가지 면접을 다 경험한 것이다.

G학생에 따르면 두 면접이 분명 성격은 달라 보이지만 비슷한 점이 더 많다. 서류기반 면접이라고 해서 학생부와 자소서 등에 나온 내용을 사실관계만 단편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활동을 했는지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성장했는지까지 심층적으로 질문하기 때문이다. 

“당시 미학에 관심이 많아서 그 분야 책을 많이 읽었고 의미 부여도 곧잘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면접관님은 제가 겉핥기로만 공부했다는 반성을 하게 할 만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셨다”며 “이번 일반전형 면접보다 어떤 의미에서는 서류기반 면접이 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G학생은 “결국 일반 면접이든 서류기반 면접이든 두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명확히 내용을 전달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하며, 말이 유창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내놨다. 

그는 “공부는 내가 알고 있는 걸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따라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논리적으로 명확히 전달하는 능력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제 생각을 명확히 전달할 능력이 있다면 말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 저 역시 말로 뭔가를 표현하는 데 익숙한 성격이 아니어서, 공부해서 알게 된 내용을 군더더기 없이 명확히 설명하는 연습을 열심히 했다. 저처럼 말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은 제대로 공부해서 익히고 이를 효율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발표 활동보다 책 읽기가 도움 돼…수업에서 생각할 거리를 찾아라! 


한편, H학생은 처음부터 서울대 진학을 희망했던 학생은 아니다. 그래서 학교생활에 큰 부담을 갖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 내신 올리기에 몰입했다면 독서는 뒷전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서울대 면접에서 합격하는 계기가 됐다. 

H학생은 “학교 발표 수업이 종종 있었지만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면접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책을 읽고 혼자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 많았는데, 면접도 평상시 생각을 잘 전달하면 되는 것이라 그런 경험이 오히려 합격에 주효하게 작용한 것 같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평상시에 시간을 내 책을 읽고 골똘이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물론 생각이란 것이 꼭 책을 읽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는 여러분에게 수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그 중 수업이 가장 중요하다. 수업시간에 사소하게 언급된 부분이라도 내가 관심을 느낀 것이 있다면 시간을 내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질문이 쉽다고 답도 쉬우면 될까? 


문제를 풀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서울대 면접의 질문은 복잡하지 않고 명확하다. 그만큼 의도 파악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I학생은 이 때문에 오히려 고민을 했다고 말한다. 쉬운 질문에 쉽게 대답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I학생은 어떻게 하면 좋은 대답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해답을 찾아냈다. 책을 아주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학교 수업과 관련해 읽은 책들은 정독을 한 편이라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면접에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할 때 어떻게든 그 근거로 책을 인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기대했던 것만큼 면접에서 충분히 책 활용을 하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되돌아보니 배경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책을 다시 꼼꼼하게 읽으면서 하나하나 공부한 과정 자체가 면접에 도움이 됐다”며 “여러분도 뻔하지 않고 깊이 있는 답을 제시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2부로 이어집니다.

*사진: 진천고 모의면접 [사진 제공=충북교육청]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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