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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시 30%’ 유탄 맞은 ‘학종’… ‘지방+일반고+재학생’ 입학 문 좁아지나

서울대 2022학년도 정시 30%로 확대, 수험생 영향은?

 


서울대가 최근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의 주요 내용인 ‘정시 30%’ 확대를 수용하는 내용이 담긴 2022학년도 대입전형을 추가 예고했다. 예고안에 따르면 서울대는 현 고1을 대상으로 하는 2022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모집인원을 30.3%로 대폭 확대한다. 서울대 입학전형에서 정시 비율이 30%가 넘은 것은 지난 2012학년도 이후 10년 만이다. 국립대 법인인 서울대가 교육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거스르긴 힘들 것이라는 예측은 꾸준히 제기됐으나, 그간 서울대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수시 전체를 학종으로 운영해온데다 최근까지도 급격한 입시 변화를 경계해온 만큼 적잖은 변화의 폭이 갑작스럽게 여겨지는 것도 사실. 무엇보다 국내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의 정시 확대 수용에 따라 입시 전반에 여러 변화가 예상된다.
 

 


○ 수시는 학종뿐인 서울대, 10년 만에 늘어난 정시 유탄은 ‘학종’으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정시 30% 이상 확대를 수용, 서울대는 2022학년도에 정시를 30.3%로 확대한다. 그 직전 연도인 2021학년도에 정시 비율이 23.2%인 것과 비교하면 7.1%p 증가한 것. 올해 치러지는 2020학년도(21.5%) 대비로는 무려 8.8% 확대된 수치다.

자연스럽게 정시의 반대급부에 있는 수시는 정시 확대 규모 그대로 축소됐다. 특히 학종에 대한 탄탄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그간 수시 전체를 학종으로 운영해온 서울대는 수시 축소의 타격이 모두 학종으로 돌아가게 됐다. 학종에 대한 같은 신뢰를 기반으로 정시 확대의 타격을 학생부교과나 논술, 특기자전형 등으로 돌리고 있는 다른 주요 대학과는 또 다른 상황이다. 결국 2022학년도 서울대의 수시 내 세부 전형 비율은 2021학년도 대비 지역균형선발전형(이하 지균)은 3.3%p, 일반전형은 3.8%p 감소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집계에 따르면 정시 30.3%, 수시 69.7%는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정시 비율이자 동시에 가장 낮은 수시 비율이다. 서울대는 학종 본격 도입을 앞둔 2013학년도 정시 비율을 20.1%로 낮춘 후 2021학년도까지 30%를 넘긴 적이 없다. 심지어 2014학년도에는 정시 비율이 17.4%까지 축소되기도 했다. 2018학년도부터는 정시 비율을 21.5%로 고정, 올해 치러지는 2020학년도까지 유지하기도 했다. 즉 최근까지 전체 모집인원에 80%에 육박하는 인원을 수시, 보다 정확히는 학종으로만 선발해온 것이나 이번 정시 확대 수용으로 입시 전반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 ‘지균’ 선발 없는 모집단위도… 지역 일반고 재학생은 어쩌나

지균을 포함한 학종이 대폭 축소되며 발생하는 문제는 이들 전형 합격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지방 △일반고 △재학생에게 불리한 입시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능 성적순으로 입학하는 정시에 비해 수험생의 여러 특화된 부분을 대입에 활용할 수 있는 수시는 졸업생보다 재학생에게 유리한 편이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국내 최고로 꼽히는 대학인만큼 정시 합격선이 워낙 높아 N수생과 특정 지역, 자율형사립고와 같은 고교 유형 출신 학생들의 합격 비율이 높은 편.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지역 일반고 학생들은 학생부를 중심으로 한 학종을 중심으로 서울대 지원 전략을 짜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체 모집인원의 20.5%를 차지하는 지균은 서울대 스스로도 ‘지역 및 고교 유형 안배’를 고려한 전형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이들 합격자의 비중이 높았다.

이는 가장 최근에 진행된 2019학년도 서울대 입시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형 전체 평균으로 봤을 때 올해 서울대 합격자 중 절반인 50.9%가 일반고 출신이었는데 지균에서는 합격자의 86%가 일반고 출신으로 나타났기 때문. 여기에 수시 합격자의 89.7%가 재학생이었던 것과 달리 정시에서 재학생 합격자의 비율은 43%에 불과, 나머지는 재수, 삼수 이상의 N수생이 주로 채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균을 비롯해 수시 전체를 축소하고 정시를 그만큼 늘리는 것은 수도권 외 지역, 일반고, 재학생 모두의 입학 문을 좁히는 결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에 정시 확대를 위해 모집단위별로 전형 비율을 조정하는 상황에서 언론정보학과가 기존 지균 선발 인원 7명을 모두 정시로 옮겨 지균 선발 인원이 0명이 되는 점 등도 논란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번 발표가 알려진 후 충북 소재 고교에 재학 중인 한 고1 학생은 “지균으로 서울대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축소된다니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반면 서울 강남의 특정 지역 학부모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는 “정시 확대를 환영한다”는 의견이 잇따라 게시되기도 했다.


○ 주요 대학 정시 확대 ‘신호탄’될까

서울대의 정시 확대 결정이 단순히 서울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국내 대학 지형에서 최상위 대학이자 국립대 법인인 서울대가 가지는 상징성이 남다르기 때문. 특히 서울대가 국내에 도입된 학종의 개발과 연구 단계부터 이끌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서울대의 정시 확대 수용 결정은 그간 학종 수호를 외치며 정시 확대를 망설이던 다른 대학의 최종 결정과 발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서울대를 시작으로 대부분 대학의 ‘정시 30%’ 룰이 공식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입시업계의 전반적인 예측.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또한 “이번 서울대의 개편사항이 아직 2022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대학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험생에게는 악재다. 대학마다 확대 폭은 다르나, 주요 대학 대부분이 정시를 확대하면 앞서 언급한 지방, 일반고, 재학생에게 불리한 입시 구조가 전반적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수험생으로서는 그 전년도와는 전혀 다른 입시 체제에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 또한 여러모로 부담이다. 심지어 서울대가 이번 정시 30% 확대를 적용하면서 2021학년도부터 순차적으로 지균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교과이수 가산점 반영, 정시 모집군 변경, 모집단위별 정시 선발 신설 등 굵직한 변화를 병행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학으로서는 정시 30% 확대에 따라 불가피한 변화였을 수도 있으나 이런 변화들이 모여 ‘예측 가능성’을 붕괴시키고 다른 대학에도 연쇄적 변화를 일으켜 수험생의 부담을 크게 하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0년 만에 서울대의 정시 비율이 30%를 넘으며 수시로만 선발하던 모집단위도 정시 선발을 신설하는 등 모집단위별 전형 비율에도 변화가 커졌다”며 “수험생으로서는 이런 부분을 사전에 확인해야 하는 등의 부담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험생 혼란 최소화를 위해 다른 대학 또한 2022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을 사전에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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