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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재지정 평가 이후 고입 여파는? '끄떡없는' 과학고, '떨고있는' 외고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이후의 고입’

 


동아일보 DB

 

2019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1차 윤곽이 드러났다. 전체 42개 자사고 중 24개 학교가 올해 평가 대상이었고 그 중 11곳은 재지정 통과에 실패했다. 평가 대상에 올랐던 전국단위 자사고 8곳은 상산고를 제외한 7개교가 자사고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광역 자사고 16곳 중에서는 단 6곳만이 재지정을 통과했다.

 

아직 교육부 동의 과정이 남았지만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광역 자사고 대부분은 일반고 전환 확률이 높다. 논란이 많은 상산고 평가 결과는 교육부에 의한 부동의 시각이 우세하지만 7월말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아직은 회생 기회가 남아 있는 셈. 하지만 상산고 결론이 어떻게 나든 올해와 내후년 고입을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계산은 이미 복잡해졌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에 따른 향후 고입 지각 변동을 예상해봤다.

 

 

살아남은 전국단위 자사고 경쟁률 오를까?

 

전국단위 자사고 대부분이 그 지위를 유지하게 됨에 따라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고교 선택지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올해 평가 대상이 아니었던 외대부고와 인천하늘고까지를 포함하면 전체 10개교 중 최소 9개교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며 전국단위 학생 모집을 지속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광역 자사고들의 상당수가 일반고로 전환됨에 따라 살아남은 자사고들의 경쟁률 상승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그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전망이다. 특히 광역 자사고 축소가 전국단위 자사고 경쟁률을 끌어올릴 확률은 매우 낮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애초부터 지원자 군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경기 지역 자사고인 외대부고(전국)와 안산동산고(광역) 사이에서 어디를 지원할지 고민하는 수험생이 예년 기준으로는 흔치 않았다. 같은 자사고지만 경쟁률, 입학전형, 대입 경쟁력 등에서 두 학교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안산동산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고 해서 해당 지원자 군이 외대부고를 대안으로 선택할 확률은 높지 않은 것이다. 이는 서울이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전국단위 자사고 경쟁률이 크게 오르지 않을 두 번째 이유는 자사고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불안감의 확산이다. 이번에는 위기를 넘겼지만 몇 년 전부터 이어져온 폐지 논란은 이미 상당수의 잠재 지원자를 줄이는 효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와는 별도로 형성된 최근 경쟁률 하락 추세가 이를 증명한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입시 준비는 1~2학년 때부터의 내신·학생부 관리가 기본인 만큼 3학년 1학기가 마무리 되어가는 현재 시점에서 진학 방향을 급선회하는 수험생들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 학교들의 변함없는 대입 경쟁력과 최근의 정시 확대 기조, 향후 5년간의 지위 확보와 자사고의 희소성 증가 등이 핵심 수요층을 떠받치는 지렛대 역할로는 충분하다. 허수 지원자들의 감소로 경쟁률이 크게 오르진 않겠지만 자사고가 꼭 필요한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쟁은 압축된 형태로 여전할 전망이다.


과학고, 외고·국제고는 물론 일반고에도 여파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그 논란은 다른 특목고 입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먼저 과학고부터 살펴보자. 자사고와 지원자 층이 크게 겹치지는 않지만 의외로 과학고의 최근 경쟁률은 상승 일변도다. 최근 진행된 영재학교 입시에서도 그 전조가 드러났다. 올해도 과학고 경쟁률 상승이 예상되는 이유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자사고가 후기고로 바뀌면서부터 이과 성향 학생들의 과학고 선택은 한결 수월해졌다. 단순히 과학고 낙방 후에도 자사고를 재지원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반적인 이과 선호 현상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입시 안정성이 높은 과학고 준비가 자사고 선택보다는 심리적으로 부담 없는 선택이었다. 자사고 폐지 논란이 일었던 수년 전부터 이과 상위권 수험생들의 과학고 선택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따라서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과학고 입시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과학고와 일부 수험생 수요가 겹칠 수 있는 상위권 전국단위 자사고 대부분이 그 지위를 유지함에 따라 당장의 지원자 이동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외고·국제고는 학교에 따라 경쟁률 희비가 크게 엇갈릴 확률이 높다. 인지도가 높은 상위권 외고·국제고는 경쟁률 상승이나 보합이 예상되지만 입시 실적이 뚜렷하지 않은 일부 외고들은 지원 미달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에도 몇몇 외고들은 1차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모집단위가 속출했다. 올해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자사고 대부분이 2~3년 전부터 지원자 부족에 시달렸다는 점에 비춰볼 때, 내년에 있을 외고 재지정 평가에서 이런 하위권 외고들의 탈락 위기감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경쟁률 하락을 부추길 원인 중 하나다.

 

자사고와 수요층이 일부 겹치는 국제고 경쟁률은 예년 대비 강세가 확실시 된다. 국제고가 없는 다수 지역의 학생들이 마치 전국단위 자사고처럼 학교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는 점, 대부분이 공립으로 수업료 부담이 적고 학교 운영의 안정성이 높다는 점, 7개교의 소수 체제로 외고 대비 희소성이 크다는 점 등이 경쟁률 상승을 이끄는 요소들이다. 올해 국제고 지원자들의 경우 1단계 내신은 물론 2단계 자소서·면접에서도 지난해보다는 보수적인 전망과 체계적인 준비가 요구된다.

 

이렇듯 학교마다 명암은 다르지만 일부 자사고들의 재지정 탈락과 그 논란은 전반적인 특목자사고 수요를 줄이는 효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상위권 학생들의 일반고 유입도 늘어날 것이고, 인문계고 진학자들 전체의 내신 상위권 경쟁 구도도 예년과는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자사고 재지정 결과가 특정 학교의 존폐나 해당 학교 지원 희망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이다.

 

▶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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