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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공개한 입시결과에 '함정'이 있다… 잘못 해석하면 수시 오판

 


동아일보 DB

 

수시 지원이 고민인 수험생에게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는 귀중한 입시 정보의 보고. 최근 입시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강조되면서 대학이 먼저 나서서 전형별 지원자 및 합격자 성적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 면접 결시율 고교유형별 지원율 면접 기출문제 등 다양한 범주의 입시 결과를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기 때문. 그 중에서도 합격자 성적 자료는 수시 지원을 앞둔 수험생이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기에 앞서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점쳐 보고자 참고하는 주요 자료다. 대학 입학처가 공개한 자료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카더라정보보다 훨씬 신뢰성이 높기 때문.

 

하지만 이 자료 역시 드러난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 대학이 성적 공개 기준을 어떻게 설정했느냐에 따라 공개된 자료만으로 실질적인 합격선을 추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 이러한 자료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드러난 수치에만 집중할 경우 자칫 합격 가능성에 대해 오판을 할 수 있다.

 

귀중한 수시 지원 기회를 헛되이 날리지 않으려면 합격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필수다. 대학이 직접 공개한 자료를 해석할 때도 마찬가지.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대학이 공개한 입시 자료를 참고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했다.

 

 

○ 대학은 합격선’을 공개했나, 평균 성적’을 공개했나

 

대학이 공개한 과거 입시결과를 참고할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공개된 성적 자료의 기준이다. 합격자의 정확한 성적자료를 가감 없이 공개하는 것은 대학으로서도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대학 서열화 문제를 피할 수 없기 때문. 그래서 대학은 합격자의 성적 자료를 공개할 때 일종의 안정장치를 둔다. 세부 모집단위별 합격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계열별, 전형별로 뭉뚱그려 발표하거나 타 대학과 다른 기준으로 합격자 성적을 공개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연세대는 지난 4월 입학설명회에서 전형별 입시결과를 공개하면서 모집단위를 인문 자연 의치예 계열로 나눠 지원자, 최초합격자, 등록자의 내신 평균성적 및 표준편차를 전형별로 공개했다. 같은 날 입학설명회를 연 고려대는 단과대학별, 전형별 합격자의 내신 평균등급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학과별 입시결과도 공개했는데, 이 때 기준은 추가합격자를 포함한 최종 합격자의 상위 70% 합격선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 모집단위 기준이 아닌 단과대학별, 계열별 입시결과는 대략적인 지원 추세 정도만 읽어낼 수 있을 뿐 지원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부적절하다. 또 합격자 평균 성적과 상위 합격자 일부를 대상으로 한 합격선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하므로 두 지표를 해석하는 관점도 달라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평균 성적과 상위 70, 80% 합격선 사이 간극은 모집정원이 많으면 그 차이가 크고, 모집정원이 적으면 차이도 적게 난다면서 매년 입시 결과가 다르고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은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커트라인보다는 합격자 평균 성적이 조금 더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합격자 성적 산출방식도 중요

 

기준을 명확히 확인해야 하는 것은 대학이 공개한 입시자료와 자신의 성적 자료를 비교해 볼 때도 마찬가지다. 대학마다 합격자의 성적을 산출한 기준이 다를 수 있어서다. 주요 교과목만을 기준으로 산출한 내신 평균등급과 전 과목을 기준으로 산출한 내신 평균등급은 분명 다르다. 특히 교과목에 따라 성적 편차가 심한 수험생이라면 계산 방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산출된 성적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따라서 대학이 합격자의 성적을 산출한 방식 그대로 본인의 성적을 산출해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간과하는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적지 않다.

 

건국대는 2019학년도 입시결과를 공개하면서 KU자기추천전형 합격자의 평균 성적을 산출할 때 계열에 따라 반영하는 주요 교과목의 성적만을 대상으로 평균을 냈다. 즉 인문계열은 국, 자연계열은 국과 교과목의 성적만을 대상으로 산출한 것. 반면 동국대는 2019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의 1단계 합격자 및 최종합격자 평균 성적, 최종합격자의 최저 성적 등을 각각 공개했는데, 이때 공개된 합격자의 평균 성적은 학생부 전 교과 성적을 반영해 계산됐다.

 

따라서 두 대학의 입시결과를 참고하려는 수험생이라면, 건국대의 경우에는 계열별 주요 교과에 따른 평균 등급을 산출해 비교해보고 동국대의 경우에는 학생부 전 교과를 반영한 평균 등급을 산출해 입시결과와 비교해 봐야 한다. 전 교과목을 대상으로 산출한 평균 등급을 엉뚱하게 건국대의 입시결과와 비교해봐선 안 되는 것.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입시결과를 볼 때는 학생부 반영방식에 대한 각주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데 이를 간과하는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적지 않다면서 비슷한 맥락에서 올해 학생부 반영방법이 달라진 대학 및 전형의 경우에도 과거 입시결과를 참고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입시결과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만이 아니다 

 

이밖에도 입시결과를 참고할 때 꼭 확인해야 할 것들은 여럿 있다. 대학이 공개한 합격자 성적이 최초합격자를 기준으로 한 것인지, 최종합격자를 기준으로 한 것인지에 따라 입시결과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를 구분해 해석해야 한다.

 

또 모집인원이 극히 소수였던 모집단위의 입시결과나 전년 대비 올해 모집인원의 변화가 큰 모집단위의 입시결과를 참고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치우 소장은 통상적으로 전년 대비 30~40% 이상 모집인원에 변화가 있을 경우엔 과거 입시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실적으로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등 고교 유형에 따라 합격자의 내신 성적 분포가 차이를 보이기도 하므로, 이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고교 유형별 합격자 성적자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대학이 많지 않아 수험생이 이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만기 소장은 고교 유형별 성적 자료를 확인할 수 없을 때는 소속 학교의 담임교사나 진학담당교사를 통해 선배들의 입시결과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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