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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가 부동산에 미친 영향? "서울, 자사고 지역 전세가↑ 교육특구 유입↓"

동아일보 DB

 

서울 지역의 8개 자사고에 대한 지정 취소가 최근 확정된 가운데 서울 지역 내 자사고 지정 이후 자사고가 있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 및 전세가 상승률이 커진 대신 교육특구로의 학생 유입은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사고 설립이 서울 지역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이 자료는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자체적으로 분석한 서울 25개구별 학생 전출입 현황을 부동산114의 부동산 데이터와 교차 분석한 것이다.

 

 

자사고 지정 전 교육특구부동산 가격 상승 두드러져, 지정 후에는?

 

현재 서울 지역에 소재한 22개 자사고는 2010년에 13개교, 2011년에 9개교가 차례로 지정됐다. 이에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자사고가 본격 지정되기 시작한 2010년을 기점으로 전후 아파트 가격 및 전세가격 변동률을 25개 자치구별로 분석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자사고가 지정되기 이전인 2000년과 2009, 9년 사이 서울 25개구 중에서 아파트 평당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1~5위 지역은 모두 교육특구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3.3당 가격 상승률이 228.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초구 208.1% 양천구 196.8% 송파구 192.2% 노원구 186.6% 순으로 뒤따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울 내 자사고가 지정되기 시작한 2010년과 2018년 사이에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1~5위 지역은 성동구 76.0% 서대문구 69.2% 마포구 64.4% 서초구 59.8% 동작구 58.3% 등 비강남권이 다수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3위 지역은 비강남권이면서 2010년 이후 자사고가 새로 지정된 지역(성동구-한대부고 서대문구-이대부고 마포구-숭문고)이었다. 반면 2000년과 2009년 사이 아파트 가격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강남구는 2010년과 2018년 사이에는 상승률 8위로 순위가 떨어졌으며, 마찬가지로 송파구는 4위에서 7위로, 서초구는 2위에서 4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사고가 설립되기 이전에는 서울 25개구 중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의 아파트 평당 가격 상승률이 최상위권에 속했으나, 자사고 설립이 진행된 이후에는 마포구, 서대문구 등 비()교육특구의 상승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10년 새 전세가격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자사고 소재지

 

종로학원하늘교육은 같은 기간 전세가격 상승률도 함께 분석했다. 아파트 평당 가격은 자사고 지정 등 교육 여건 외에도 부동산 정책이나 주택공급량 등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 그런데 분석 결과,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은 지역 또한 아파트 평당 가격과 마찬가지로 자사고 지정을 전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자사고 지정 전인 2001년 대비 2009년 전세가격 변동률이 높은 곳은 양천구 8.5% 강남구 7.6% 송파구 7.5% 동작구 7.4% 노원구 7.3% 서초구 7.3% 등으로 나타났다. 상위 6개 지역 안에 강남서초양천송파노원 등 교육특구 5개구가 모두 자리했다.

 

반면 자사고 지정이 시작된 2010년과 2018년 사이 전세가격 변동률이 높은 곳은 성동구 8.9% 동작구 8.8% 마포구 8.7% 성북구 8.6% 영등포구 8.5% 순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교육특구들은 송파구 12강남구 19서초구 21양천구 22노원구 23위로 순위가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전세가격 변동률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가격이 가장 크게 상승한 세부 동 가운데 상위 3개 동 모두 자사고가 소재한 지역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사고인 신일고가 소재한 강북구 미아동은 자사고 지정 전인 2001-2009년 사이 전세가격 상승률이 4.1%였으나, 자사고 지정 후인 2010-2018년 사이 전세가격 상승률이 8.7%로 두 배 넘게 상승했다. 비슷하게 자사고 경문고가 소재한 동작구 동작동도 4.3%에서 8.2%3.9%p 상승했고, 배재고가 소재한 강동구 고덕동은 6.2%에서 9.3%3.1%p 상승했다.

 

임 대표는 자사고가 소재하고 있는 20개 지역 중 아파트가 없거나 전세가격 시계열 통계가 나타나지 않은 7개 지역을 제외한 13개 지역 가운데 9개 지역이 자사고 지정 이후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강남구 일원동, 대치동, 양천구 목동, 서초구, 반포구 등 교육특구 지역의 변동률은 오히려 자사고 지정 전보다 낮아졌다고 말했다.

 

 

중학교 졸업 전에 강남구로 전학? 최근에는 크게 줄어

 

아파트 가격과 전세가 등 부동산의 가격 변동 요인을 자사고 지정때문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그보다는 오히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나 주택 공급물량, 재개발재건축 등의 변수가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자료를 분석한 종로학원하늘교육 측은 비()교육특구에서의 자사고 등장이 교육특구로의 이동 수요를 일부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임 대표는 “(교육특구로의 이동 수요가 둔화된 것은) 자사고 변수 외에 수시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내신을 관리하기 불리한 지역을 기피하는 경향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도 자사고 설립 후 강북 등 비교육특구 아파트의 전세가격 상승률이 강남, 서초 등 교육특구보다 높게 나타나고 자사고 설립 이후부터 강남, 서초 등 교육특구로 전학한 학생이 급감한 것을 토대로 볼 때 자사고가 교육특구로의 학생 전학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고교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중학생의 서울 자치구별 전출입 현황을 분석해보면, 강남구의 순유입자는 2009514명에서 2018120명으로, 양천구는 132명에서 13명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또 같은 기간 송파구는 998명 유입에서 44명 유출로, 노원구는 201명 유입에서 51명 유출로, 서초구는 171명 유입에서 12명 유출로, 유입보다 오히려 유출이 많은 상태로 전환됐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서울 자사고가 대규모로 지정이 취소되더라도 이전과 같은 교육특구로의 대규모 전학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 대표는 교육특구로 손꼽히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이미 크게 올라 일종의 진입장벽역할을 하면서 과거와 같은 급격한 이동은 일어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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