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소재가 좋은 자소서를 만든다… 학교생활기록부를 꼼꼼히 복기하라
좋은 자기소개서는 ‘잘 쓴 글’이 아닌, ‘좋은 소재를 다룬 글’이어야 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 작성의 8할은 꼼꼼한 학교생활기록부 복기를 통해 자기소개서의 소재로 활용할 만한 활동을 선별하는 작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3년간의 학교생활 중 어떤 활동이 나에게 가장 의미 있었는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이 경우 내가 능동적으로 했던 활동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자. 꼭 ‘적극적’, ‘자기주도적’이라는 단어로 명시된 활동이 아니더라도 기록 속에서 충분히 자신의 능동성이 읽히는 활동이라면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나의 자기주도적 역량과 연결하여 서술할 수 있다. 또 준비과정을 기억할 수 있거나 자신의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되는 활동 또한 자기소개서의 소재로 충분히 다뤄볼 만하다.
3년간의 기록 중 유의미하다고 판단되는 활동들을 우선적으로 추려보았다면, 각각의 활동에 대한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한 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과 일치하는 활동, 또는 자신의 역량을 막힘없이 강조할 수 있는 활동을 재선정하는 작업을 거치자. 이렇게 해서 추린 활동들이 곧 내 자기소개서의 핵심 소재가 된다.
○ 자기소개서 각 문항의 의미 제대로 이해하기
모든 수험생은 자기소개서에서 세 가지의 공통문항을 작성해야 한다. 이 세 문항은 각각 학교생활기록부 내 특정 영역에 대한 수험생의 추가적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각 문항이 요구하는 바를 분명히 인지한 뒤 이에 적절한 내용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 1번 문항은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 이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묻는다. 학업, 노력, 학습경험 등의 단어가 말해주듯 1번 문항의 소재는 기본적으로 학교생활 중 발생한 학업 역량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생활의 충실도를 보여주고자 한다면 교과 수업과 관련한 활동이나 교내 대회 등에서 소재를 우선적으로 검토해보자.
▷ 2번 문항은 고등학교 생활 동안 의미를 두고 했던 교내 활동과 이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는 문항이다. 이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내 활동 그 자체에만 주목하곤 한다. 하지만 이 문항의 핵심은 그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에 있다. 즉 2번 문항은 무엇을 ‘했다’가 아니라, 무엇을 ‘배웠다’ 또는 ‘느꼈다’에 초점을 맞춰 작성해야 한다. 이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 어떤 점을 깨달았는지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서술되어야 한다. ‘교내 활동’의 범위에 있어서도 자신의 지적 호기심, 적극성과 실천성, 의지, 가치관의 형성과 실천 등 학업 이외의 다양한 역량을 부각할 수 있는 활동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 3번 문항은 배려와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 및 이에 대한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는 문항이다. 크게 ‘배려’로 대표되는 인성, 성품의 측면과 ‘갈등관리’로 대표되는 의사소통 능력, 공동체 역량을 엿보고자 하는 문항이다. 만약 이 둘 중 한 가지가 2번 문항에서 표현되었다면 3번 문항에서는 다른 한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도록 하자. 최근에는 인성, 즉 성품적인 우수성보다는 공동체 역량이 더욱 강조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단순히 나의 바른 성품을 강조하는 내용이 아닌 협력과 협동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공동체 역량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빠르게 초안 완성→ 구체적으로 세부 내용 보완
학교생활기록부 복기 및 소재 선정, 자기소개서 각 문항에 대한 이해를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작성을 시작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여러 번 검토하며 다듬어나가기 위해선 되도록 초안을 빠르게 작성할 필요가 있다. 즉, 처음부터 완성된 글을 쓰려고 하기보다는 문항별로 어떤 방향에서 어떤 내용을 다룰지 큰 틀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작성하는 게 좋다.
빠르게 초안을 완성했다면, 이후 작성한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며 물음표를 붙여나가자. 예를 들어 진학 후 학업계획 및 진로희망이 ‘기자’인 학생이 이러한 방향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면,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 계기는 무엇이며 이를 위해 어떤 노력(활동)을 했는지, 그 노력이 스스로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이 일련의 연계적인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구체화해 담아내야 한다. 이때 초안에서 담아낸 핵심 주제의 방향을 잃지 않고 풍부히 살을 붙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