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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모평 본 수험생, 왜 2017학년도 이전 수능 기출 풀어봐야 할까?

9월 수능 모의평가로 본 ‘2020 수능의 변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주관해 수능의 바로미터로도 불리는 9월 수능 모의평가(이하 모평)4일 치러졌다. 통상적으로 평가원은 6월 모평에서 신유형의 출제나 문항 변형 등을 시도하며 문제 유형을 점검하고, 수능이 가까워진 9월 모평에선 시험의 난이도를 지렛대로 삼아 응시자 집단의 학습 수준을 파악한다.

 

그런데 이번 9월 모평에서 수험생이 주목해야 할 것은 난이도가 아닌 수능을 불과 70여일 앞두고 나타난 출제경향의 변화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라고까지 할 수준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출제경향에는 분명 변화가 감지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평의 출제경향에 대해 문제의 난이도를 크게 높이지 않은 대신 수험생들이 익숙해져 있는 출제경향을 살짝 비껴가는 방식으로 문제를 출제해 변별력을 준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지난 6월 모평 당시 눈에 띄는 신유형이 없었던 상황. 결국 시선은 평가원이 올해 수능에 대해 마지막으로 남긴 단서인 9월 모평에서의 변화에 쏠린다. 입시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9월 모평에서 나타난 주요 영역의 출제경향 변화에 드러난 향후 학습 방향의 힌트를 정리해봤다.

 

 

[국어] 2017 수능 이전으로 돌아가, 기출문제 폭넓게 풀어보고 독해 훈련 늘려야

 

이번 9월 모평에서 국어영역은 여러모로 과거의 수능 출제유형으로 회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학에서 다양한 조합으로 시도되던 장르 복합 지문이 사라졌고, 수록 제재도 EBS 교재에 실린 작품이 대부분 활용됐다. 산문문학의 비중이 높아져왔던 최근 추세와 달리 시가, 특히 고전시가의 비중이 높아진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줄곧 출제되어왔던 화법과 작문 파트를 아우르는 통합 지문은 이번 시험에선 출제되지 않았고, 독서 파트는 지문의 길이가 짧아졌다. 이에 대해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대폭 변화가 있었던 2017학년도 이전의 출제 유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난이도 조정과 연관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불수능 기조에선 어려워진 국어의 비중이 막대했다. 특히 지난해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까지 치솟으면서 평가원장이 공식 사과까지 한 상황. 이에 이번 시험에선 그간 국어영역의 난도를 높였던 요소들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이러한 변화 속에 수험생은 어떤 학습전략을 세워야 할까. 우선적으로 최근의 수능 출제유형에만 익숙한 수험생이라면 보다 이전의 수능 기출문제까지 아울러 풀어보면서 다양한 유형의 문제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화법, 작문, 문법의 경우 기출 문제를 통해 문제 형식에 적응하고 문제풀이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냥 쉬운 국어를 기대해서도 안 된다. 독서 파트는 지문의 길이가 짧아진 대신 EBS 교재와의 연계가 거의 되지 않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제재 자체도 배경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유형이 아니어서 생소한 지문을 정확히 독해하는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제시문의 길이와 독해의 쉽고 어려움이 비례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문의 길이가 짧다 보면 자세한 설명이 생략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정보의 양이나 구조가 더 많거나 복잡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독해 연습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학] 출제단원 공식 깼다, 계산력 요구하는 문항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평 대비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많다. 출제경향 면에서는 6월 모평에서도 보였던 최고난도 문항의 난도 하향, 중간난도 문항의 난도 상향기조가 9월 모평에서도 이어졌다는 점이 가장 특징적이다. 그러나 일종의 공식처럼 굳어졌던 문항 번호별 출제단원이 달라졌다는 점 역시도 주목할 만하다.

 

수학영역은 가, 나형 모두 객관식 마지막 문항인 21번 문항과 주관식 마지막 두 문항인 29, 30번 문항이 최상위권과 상위권을 변별하는 킬러문항으로 꼽힌다. 특히 이 3개 문항은 출제되는 단원이 비교적 고정적이어서 고득점을 노리는 최상위권은 특정 단원을 집중 학습하는 전략으로 킬러문항에 대비한다.

 

그런데 이번 9월 모평에서는 수학 가형은 최고난도 문항의 출제단원 비중이 기존과 달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킬러문항은 3문항은 미적분 2문제, 기하와 벡터 1문제로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기하와 벡터 2문제, 미적분 1문제가 출제돼 기하와 벡터 문항이 늘고, 미적분이 줄어든 것이 특징적이라고 밝혔다.

 

문항의 유형도 계산력을 요구하는 형태로 출제되면서 정확하고 빠른 계산력이 중요해졌다. 이는 수학 나형도 마찬가지.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가형에선 그간 주로 출제되어 왔던 그래프 해석이나 공간도형 문항이 줄고 계산 위주로 해결해야 하는 문항이 많아졌는데 21, 30번 문항이 계산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항으로 출제되면서 계산력에 따라 상위권이 변별될 것으로 예상된다다소 쉽게 출제된 수학 나형의 30번 문항도 계산이 다소 많이 요구되는 문항이라고 분석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가형 응시자는 미적분 관련 응용 문항이 출제되는 21, 30번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초월함수의 그래프, 극대극소에 관한 성질 및 정적분의 활용 등에 대한 집중적인 심화학습이 필요하다면서 기하와 벡터는 출제가 집중되는 공간도형, 벡터 단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형에 대해서는 최고난도 문항은 미적분에서 지속 출제되고 있으므로, 함수의 성질, 미분, 3차함수와 4차함수 그래프의 성질 등은 심화학습이 반드시 필요하고 수학함수관련 단원과 주로 29번으로 출제되는 수열 단원의 심화 문항도 꾸준히 풀어보라고 조언했다.

 

  

[영어] 추상적 내용의 지문, 결국 빠르고 정확한 독해가 관건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영역의 경우 기존과 다른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주요 문항에서 독해 난이도가 일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인문, 사회, 철학적 내용의 지문들이 주요한 유형과 높은 배점으로 출제됐다면서 글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단편적인 해석만으로 문제를 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도 일부 고난도 문항에서 추상적 개념의 지문과 복잡한 구문, 어려운 어휘로 구성된 지문과 더불어 유인도가 높은 매력적인 오답이 상위권을 변별했을 것으로 봤다.

 

고난도 문항으로 꼽히는 빈칸추론 문항뿐 아니라 다른 문항에서도 해석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늘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평가팀장은 글의 순서, 문장 삽입 등의 문제 또한 풀이 스킬보다는 해석능력을 요하는 문제들이 많았다면서 “EBS 교재와 연계된 문항 역시 단순한 지문 암기만으로는 바로 정답을 도출하기 어렵고 글의 흐름과 문맥을 정확하게 파악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시험의 전반적인 난이도 자체는 평이했지만 일부 문항에서 독해의 난이도가 상승하면서 향후 영어 학습에서는 빠르고 정확한 독해를 위한 훈련을 중점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연구소장은 문장 단위의 정확한 해석 능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독해가 매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평상시에 정확한 해석 훈련을 하는 것이 독해 공부의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추상적 내용의 지문이 고난도 문항의 지문으로 등장한 데다 빈칸추론이나 문장삽입 등이 EBS 교재를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대비할 수 없는 비연계 지문으로 출제된 만큼 생소한 지문을 다양하게 접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평소 추상적철학적 소재 등 다양한 내용의 고난도 지문을 꾸준히 접하면서 글의 논리 전개를 파악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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