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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수능 ‘등급 주의보’… 경계 대상 1순위는 과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응시원서 접수결과 분석

 


동아일보 자료사진 


올해 대입의 최대 이슈는 단연 ‘학령인구 감소’다. 올해 고교 3학년 학생 수가 전년도 대비 6만 명가량 줄어드는 등 학령인구 감소가 대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해이기 때문. 실제로 최근 발표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수능) 응시원서 접수결과를 보면, 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그대로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수능 지원자 수가 전년도인 2019학년도 수능 대비 4만 6190명 줄어든 54만 8734명으로 나타난 것. 전년도 대비 7.8% 줄어든 수치로, 수능 도입 후 역대 최저치이기도 하다.

학령인구 감소는 올해 대입 수험생들에게 대체로 긍정적인 신호다.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 수는 대폭 줄어드는 반면 전국 4년제 대학 모집인원 규모는 전년도 대비 큰 변동이 없는 만큼 경쟁 완화로 비교적 ‘쉽게’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기 때문. 실제로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학령인구 감소로 경쟁률이나 합격선 등이 전반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곧 수능에서 많은 수험생이 높은 등급을 획득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수험생 수 감소가 수능에서도 경쟁을 완화시킨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 수능이 응시인원에 비례해 등급이 책정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다.


○ ‘학령인구 감소’는 수능에서도 호재? “등급이 변할 수 있다”

상대평가인 수능의 주요 성적 지표는 ‘등급’이다. 특히 등급은 표준점수나 백분위와 같은 다른 성적 지표와 달리 정시는 물론 수시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으로 비중 있게 반영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험생이 1등급, 2등급과 같은 상위 등급을 받는 것을 목표로 수능에 임한다. 그러나 등급은 해당 영역에 응시한 전체 수험생 수에 비례해 배분하기 때문에 수험생 수가 줄면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인원도 줄어들게 된다. 수험생들이 탐구영역 과목을 선택할 때 응시 규모를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수능에서 응시인원 감소는 높은 등급을 희망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오히려 ‘문이 좁아지는’ 역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수능 접수인원이 전년도 대비 크게 줄어든 만큼 전체 응시인원의 4%가량을 할당하는 1등급 인원 또한 모든 영역에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험생이 모든 영역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해 응시하는 만큼 영역별 편차는 있다. 이 편차는 특히 탐구영역에서 극대화된다. 국어, 수학과 같은 영역의 경우 대체로 모든 학생이 공통으로 응시하지만 탐구영역은 크게 사회탐구(사탐)와 과학탐구(과탐) 등으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여러 과목 중 최대 2개를 선택해 응시하는 만큼 과목별 응시인원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목별 1등급 문의 크기 또한 모두 다르며, 올해 전체 접수인원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특히 접수인원이 더 줄어든 과목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올해 수험생이 이번 수능 응시원서 접수결과에서 반드시 짚어봐야 할 것은 자신이 지원한 과목의 접수인원이 기존 대비 얼마나 증감했는지다. 만약 자신이 접수한 과목이 전년도 대비 감소 폭이 두드러질 경우 상위 등급 배정인원 또한 그만큼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남은 기간 수능 마무리 학습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어서다.


○ 올해 ‘과탐’ 응시자가 특히 긴장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올해 특히 접수인원 감소 폭이 두드러진 과목은 무엇일까. 먼저 탐구영역 중 대다수 수험생이 응시하는 사탐과 과탐의 전체 접수인원 감소율을 비교해보면, 사탐은 전년도 대비 5.1%(1만 5761명) 감소한 반면 과탐은 전년도 대비 11.6%(3만 582명) 감소해 큰 격차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봐도 사탐보다는 과탐의 상위 등급 인원이 전년도 대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좀 더 들어가 과목별로 살펴보면 접수인원 감소율이 이보다 높은 과목도 적지 않다. 사탐과 과탐 과목 중 전년도 대비 가장 접수인원 감소율이 높은 과목은 ‘지구 과학Ⅱ’다. 전년도에 9105명이 지원했던 ‘지구 과학Ⅱ’는 올해 7573명이 지원해 전년도 대비 16.8%(1532명) 감소했다. 실제 응시인원과 동점자 수 등에 따라 최종 1등급 배정인원은 달라지지만, 접수인원 대비 4%로 단순 계산해도 전년도에는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이 364명가량이었다면 올해는 302명가량으로 줄어든다.




이 외에도 △화학Ⅰ(-14.8%) △생명 과학Ⅰ(-14.6%) △생명 과학Ⅱ(-14%)이 전년도 대비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해당 과목 응시자는 상위 등급을 받기 위해서 좀 더 면밀한 수능 마무리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에서 ‘화학Ⅰ’ ‘생명 과학Ⅰ’ 등은 모두 접수인원이 전년도 대비 14% 이상 줄어들어 등급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해당 과목 응시자는 수능 학습 집중도를 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사탐 인기 과목 ‘생윤’과 ‘사문’에 무슨 일이?

과탐 대비 비교적 접수인원 하락 폭이 작았던 사탐은 어떨까. 모든 과목이 전년도 대비 접수인원이 줄어들었던 과탐과 달리 사탐에서는 전체 9개 과목 중 4개 과목이 전년도보다 접수인원이 늘었다. 전년도 대비 접수인원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과목은 ‘동아시아사’로, 6.3%(1859명)가 늘었다. 이 외에도 △세계사(+5.9%) △경제(+4.1%) △법과 정치(+0.5%)가 전년도 대비 접수인원이 증가했다.




반면 사탐 응시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생활과 윤리’는 전년도 대비 접수인원 감소율이 9.2%로 사탐 과목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생활과 윤리’와 함께 수험생 비중이 높은 ‘사회·문화’ 또한 전년도 대비 접수인원 감소율 6.6%를 기록하며 뒤를 따랐다. 과탐의 몇몇 과목만큼 높은 수치는 아니더라도 이들 과목 또한 일정 부분 전년도 대비 상위 등급 책정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병진 소장은 “수능 접수인원 또는 응시인원 증감은 수시에 적용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인원 증감과도 연관된다”며 “전반적인 접수인원 증감 폭만 보기보다는 과목별 접수인원 증감 폭을 따져보고, 전년도 대비 감소율이 특히 높은 과목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수능 학습에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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