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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 두고 사교육 억제·건강권 보장 찬반 팽팽

-27일 서울교육청 공론화추진위 사전 1차 열린토론회 개최
-찬성 측 “과로사 기준보다 긴 학습시간 … 휴식 보장해야”
-반대 측 “학원 쉬면 개인과외 늘어 … 수면 보장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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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일요휴무제를 둘러싸고 도입에 찬성하는 교육시민사회단체와 반대하는 학원단체 간 격론이 벌어졌다. 교육시민사회단체는 학생 건강권을 보장하고, 사교육비를 낮춰야 한다며 찬성입장을 밝혔다. 반면 학원단체는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도입취지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도입에 반대했다. 

학원 일요휴무제는 일요일 하루간 학원과 개인과외 영업을 중단하고 학생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도입을 검토하는 제도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교육감 선거 당시 공약이다. 서울교육청은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에 따른 교육현장의 찬반여론이 엇갈림에 따라 공론화 절차를 밟기로 하고 27일 학원 일요휴무제 공론화 1차 사전 열린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박종덕 한국학원총연합회장은 입법취지와 달리 학원 일요휴무제가 학생의 건강권 보장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학부모 78%, 학생 73.7%가 학원 교습시간을 제한해도 수면권과 건강권 확보 효과가 없다고 응답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 6월 12일부터 같은 해 7월 11일까지 학생·학부모 27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박 회장은 “일요일에 학원을 다닐 수 없게 돼도 학교나 독서실에서 이뤄지는 보충학습과 자율학습, 개인과외와 심야 인터넷 강의 등으로 수면시간과 여가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원장·강사가 개인과외로 대거 이동해 개인과외 시장 확대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앞서 2010년 전국적으로 학원 교습시간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을 한 뒤 학원 수는 줄어든 반면 개인과외교습자의 수는 2010년 12월 기준 8만939명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12만9000명으로 약 59% 증가했다”며 “과외 특성상 신고 없이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수의 개인과외교습자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도리어 개인과외 시장이 확대돼 경제적 격차에 따른 교육기회 불균등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학업의 목표가 대학입학에 맞춰져 있고, 학벌이 출세와 수입으로 이어진 현 상황에서 개인과외가 늘어나는 것은 학부모의 사교육비 증가와 계층 간 교육격차를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대입쏠림 등) 사회구조 등 근본적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히 학원 수강만 제한하는 것은 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온라인강의나 개인과외 교습이 확대되는 풍선효과, 이에 따른 교육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시민사회단체는 학생들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학원 일요휴무제가 꼭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김진우 쉼이있는교육시민포럼 대표는 “주당 과로사 기준이 60시간인 상황에서 80시간~90시간에 달하는 학습시간은 살인적”이라며 “새벽부터 심야까지 월화수목금금금의 쳇바퀴를 돌리는 학생들에게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한국 학생의 주당 학습시간과 행복감, 학습효율 등을 근거로 휴식시간 보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학생의 주당 학습시간은 49.4시간으로 OECD 평균 333.9시간보다 15시간 이상 많다. 한국 청소년의 행복감에서도 세계 꼴찌 수준이다. 한국 청소년의 행복감 지수는 60.3점으로, 가장 높은 네덜란드의 94.2점보다 30점가량 낮게 나타났다. 

학습시간 대비 학습효율도 낮은 수준이다. 교육 선진국인 핀란드와 비교해 수학 과목 성취도를 비교해보면, 핀란드 학생은 4시간 22분 공부해 성취도 544점을 기록한 데 반해 한국 학생은 8시간 55분 공부해 542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시간은 두 배에 달함에도 성취도는 비슷한 수준이다. 김 대표는 “일요일은 건강과 휴식을 위해 보호해야 할 시간이라는 보편적인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교육이 학원에서 개인과외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온다는 지적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대표는 “일요일까지 학원 다니는 계층은 이미 사교육 과잉 계층”이라며 “진짜 공정은 처음부터 학원을 못 다니는 사람들과의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얘기해야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면시간과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것은 학습을 위해서도 낭비가 아니다”며 “경쟁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불안감에 의해 맹목적이고 출혈적인 경쟁을 하는 악순환에 이제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날 교육시민사회단체와 학원단체는 서로 다른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학원총연합회는 2017년 학생·학부모 27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 반대 여론이 학부모 86.6%, 학생 84.2%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쉼이있는교육시민포럼 측은 2017년 3월 서울시의회의 찬반 여론조사와 올해 경기도교육청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각각 도입 찬성 비율이 67%, 71.5%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는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과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 김홍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실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10월 22일 2차 열린토론회를 개최한 뒤 시민참여단 200명으로 구성한 숙의단의 1·2차 숙의과정을 걸쳐 11월경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시민참여단 200명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일반시민으로 구성하고, 학생의 선택권 강화와 잠재적 수요자인 초등학생 10명을 포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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