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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한 달 전, 수험생에게 잔소리는 넣어두세요


수능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 수험생만큼이나 긴장하고, 예민해져 있을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험생의 학부모들이다. 자신들의 입시 때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입시환경과 자녀들과의 물리적인 세대차이 등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의 간극에서 학부모들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20여년간 대입의 일선에서 수많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을 만났던 대입 전문 이투스앤써학원의 이수경 원장을 만나 그 생각을 들어보았다. 이수경 원장은 주관적이지만, 그동안 수많은 재수∙N수생들과 고3 수험생 그리고 그 학부모님들을 겪으며 생긴 견해라며 생각을 밝혔다. 

 

“아이들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잔소리를 하지 말아야 해요. 지금 수험생 학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서 과연 우리 아이에게 나(학부모)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이에요. 물론 학생마다, 가족의 분위기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지금 시점의 수험생에게는 우리 엄마, 아빠도 모두 자신에게 ‘부담’을 주는 존재일 수 있어요. 엄마, 아빠가 꼭 잔소리를 하진 않아도, 응원의 말이라고 하는 말도 부담으로 다가오는 거죠. 바꿔 말하면, 부모의 의도와 상관없이 아이에게 던지는 모든 말들이 잔소리처럼 다가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던지는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수능을 한 달 앞둔 아이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어떤 일을 앞두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요. 마냥 어린 아이가 아니에요.

 

학원에서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학부모님께 전해들었던 학생의 모습과 지금 제 앞에서 고민을 털어놓는 학생의 모습이 너무 다른 거죠. 집에서의 모습과 밖에서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집에서는 마냥 어린 아이 같을지 몰라도, 밖에서는 한 사람의 성인이 되어가는, 충분히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는 듬직한 학생이랍니다. 물론 예외도 있긴 하지만요. 

 

언젠가 한 학생이 자신은 엄마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 수능을 잘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공부도 무척 잘 하는 학생이었는데, 어머니의 간섭이 꽤 심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어머니를 만나서 아이의 공부에, 입시에 조금만 관심을 꺼주시라 부탁드렸고, 결국 아이는 입시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굳이 지금 시점에 잔소리를 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이들은 잘 해왔고, 잘 할 것입니다. 당연히 결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한 달 후에 얻고자 하는 결과가 내 아이를 다치게 하면서 까지 얻고자 하는 결과인지, 꼭 잘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투스앤써 이수경 원장은 “수험생들은 이미 산 정상까지 죽어라 전력질주해서 올라온 아이들입니다. 체력도, 정신력도 고갈 직전이죠. 누구보다 아이들이 힘든 상태라는 것을 학부모님들께서 잘 알아주세요.”라는 말을 덧붙이며 인터뷰를 끝냈다. 

 

수능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좋은 결과를 바라는 마음은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를 위해 아이가, 또는 학부모 스스로 상처받지 않도록 의연한 마음으로 차분히 수능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에듀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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