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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영탐 시험 모두 본 느낌” 화제의 ‘연세대 논술’ 어떻게 나왔나

 

202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연세대 논술전형 논술고사가 지난 12, 13일 이틀에 걸쳐 치러졌다. 607명을 선발하는 올해 연세대 논술전형에는 총 2만 6941명이 지원해 44.3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논술고사 일정을 수능 전으로 변경하며 전년도 대비 경쟁률은 떨어졌지만 연세대 논술고사의 난이도와 출제경향은 여전히 큰 관심을 모았다. 이른바 ‘스카이(SKY)’로 불리는 최상위권 3개 대학 중 유일하게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인데다 올해는 수능 최저학력기준까지 폐지해 오로지 논술성적만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 때문.

‘논술 100%’로 전형방법을 변경하면서 적정한 변별력 확보와 사교육 영향 축소를 위해 논술 유형의 변화를 예고했던 연세대는 실제 이번 논술고사에서 교과지식이 필요한 난도 높은 제시문을 출제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문항을 출제하는 등 여러 변화를 시도해 논술만으로 합격자를 가려내기에 충분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연세대 논술고사의 출제경향과 변화를 짚어봤다.


○ [인문계열] 영어, 수학에 답안 분량도 증가… 난도↑

지난 13일 사회(오전)와 인문(오후)으로 구분돼 실시된 인문계열 논술은 상당한 변화를 통해 난도를 대폭 높였다. 올해 5월 치러진 모의논술에서 예고된 바와 같이 영어 제시문이 출제됐고, 인문계열 논술임에도 수학적 개념을 다룬 제시문과 문항이 출제돼 수험생을 당황하게 했다. 여기에 기존 2개였던 문제 수를 4개로 세분화했으며 답안 분량도 2000자에서 2400자로 늘려 여러모로 응시자의 체감 난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인문과 사회 모두 논술 주제는 시의성 있는 내용으로 출제됐다. 인문은 ‘생명과 관련된 합리성과 도덕성의 관점’을, 사회는 ‘소문의 발생과 확산’을 큰 주제로 삼았다. 기준을 제시한 뒤 양자 비교(인문) 또는 다면 비교(사회)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을 평가하라거나 통계자료(인문) 또는 도표자료(사회)를 분석하라고 한 문항은 기존 연세대 논술의 출제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인문과 사회 모두 마지막 문항은 새로운 형태로 출제됐다. 인문에서는 확률과 통계 교과개념 중 조건부 확률의 정의 및 특징 등을 활용해 이를 실제 설문조사 결과 해석에 적용하는 문항이 출제됐으며 사회에서도 확률과 통계 교과개념 중 확률밀도함수의 정의 및 특징 등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김명찬 종로학원 학력평가연구소장은 “모의논술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사항이긴 하나 수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상황을 추론하고 이를 문장으로 정확히 표현해야 하는 문항이라 변별력이 높았다”며 “여기에 장문의 영어 제시문이 추가되는 등 큰 변화가 여럿 있어 전년도 대비 난도가 높았던 시험”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응시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이날 논술고사가 종료된 뒤 대입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어, 수학 지식을 요구하는 문항이 출제돼 예상보다 더 어려웠다”는 후기가 잇따라 올라왔다. 한 응시자는 “논술 100%라고 해서 논술 준비에만 집중했는데 수포자(수학 포기자)여서 망했다”고 했으며 또 다른 응시자도 “2시간 동안 국수영탐 시험을 모두 본 것 같다”며 “단순히 논술 공부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얻기 힘들었던 시험”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대학에 재학 중인 ‘반수생’이라고 소개한 응시자 또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다고 해서 응시했는데 교과공부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논술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 [자연계열] 큰 유형 변화 없지만 여전히 어려워

유형 변화가 두드러졌던 인문계열과 달리 지난 12일 자연1(오전)과 자연2(오후)로 구분돼 실시된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은 기존 난이도와 출제경향이 대체로 유지됐다는 평이 전반적이다.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은 기존에도 다른 대학에 비해 상당히 높은 난도로 출제됐던 만큼 이를 그대로 유지해도 변별력 확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대학 측이 판단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부분.

수학의 경우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된 가운데 계산이 복잡한 문항은 출제되지 않았으나 문항 해석 자체가 어려워 체감 난도는 낮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 소장은 “수학은 자연1과 자연2의 난이도 차이가 크게 없었으며 수열, 정적분, 벡터, 공간도형 단원에서 주로 출제되는 특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과학의 경우 자연1과 자연2의 난이도 편차가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치의예과 모집단위가 포함된 자연2의 경우 대부분 문항이 과학Ⅱ에서 출제돼 이에 대한 학습이 부족한 응시자는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의 문항이 출제돼 자연1에 비해 상당히 어려웠다는 것. 김 소장은 “아무래도 치의예과가 포함된 자연2는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이도를 다르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연계열 논술 응시자들의 반응은 과목에 따라 엇갈리는 경향을 보였다. 수학에 대해서는 “예상보다는 쉬웠다”는 의견이 많았던 반면, 과학의 경우 “과학Ⅱ를 공부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문항이 있어 어려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2020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전형 최종 합격자는 오는 12월 10일(화) 발표될 예정이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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