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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는 말이야…” 부모‧자녀의 ‘입시’ 동상이몽, 입시에 대한 이해가 우선

동아일보 DB

 

나 때는 안 그랬는데, 왜 이렇게 공부를 하기 싫어할까하며, 답답해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부모는 공부 좀 해라, 옆집 아이는 어떻더라등의 잔소리를 하고, 아이는 반항하며 부모, 자식 간의 감정의 벽은 높아만 간다.

 

서로의 공감 없이 주장만 반복되면 골이 깊어지기 마련이다.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먼저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공감을 위해서는 먼저 입시의 차이부터 이해해야 한다. , 고교생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 입시를 치렀던 1980년대~1990년대 초반까지와 현재 입시의 차이는 무엇일까?


 

학력고사와 수능, 뭐가 다를까?

 

198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는 학력고사와 내신으로 대학을 가던 시기였다. 1981학년도 입시를 끝으로 본고사는 폐지되었고, 1982학년도부터 1993학년도까지 학력고사를 치렀다. 고교생 자녀를 둔 대다수 학부모들이 학력고사 세대일 것이다.

 

학력고사는 체력장을 뺀 320점 만점으로 취득한 점수가 중요했다. 지금의 정시에서 수능의 비중이 큰 것과 매우 유사하다. 현행 수능은 6과목, 2외국어까지 응시할 경우 7과목만 응시하면 되니까 9~17개 과목까지 탐구 과목 수를 더 많이 응시해야 했던 학력고사가 더 힘들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학력고사는 4지선다형 문항이었다. 수능은 5지선다형이기에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동일 문제라고 하더라도 골라야 하는 선지가 많다면 이해를 더 명확하게 가져야 하기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1982학년도 배치표 기준으로 서울대 법학 혹은 의예과 지원가능점수는 293점으로 1~4점 배점 중에서 주관식 4점 위주로 계산해 7~9문항까지 틀리더라도 진학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입시에서는 절대평가 영역인 영어를 제외한 국어, 수학, 탐구2과목 합이 서울대 의예는 287, 경영은 281 선으로 의예는 4문항, 경영은 5~6문항 이상 틀리면 합격과 멀어진다. 절대평가로 90점만 넘으면 1등급인 영어를 포함하더라도 예전 학력고사보다 오답 문항은 비슷하거나 적다고 볼 수 있다., 시험은 어려워졌는데 더 적게 틀려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대학 진학률 두 배로, 경쟁자 늘었다

 

1982학년도~1993학년도 대학 진학자 수와 2018학년도 대학 진학자 수에서도 차이가 난다. 1980년대 고교졸업자 수는 평균 675608명이었고, 2018학년도는 566545명으로 1980년대 고교생이 더 많았는데, 대학진학자는 1980년대 242559명으로 진학률은 35.9%에 그쳤다. 반면 2018학년도는 394923명으로 진학률은 69.7%를 기록, 현재 대학 진학자가 2배가량 증가했다.

 

그 중 여학생 진학자는 1980년대 105018명에서 2018학년도 20278명으로 두 배가 늘었다. 전체 진학자 중 여학생 비율도 1980년대 43.3%에서 2018학년도 50.7%로 크게 늘었다. 1980년대는 고졸 취업자도 많았지만, 요즘은 대학 진학을 기본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서 대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또한, 비교적 남학생보다는 꼼꼼한 여학생들의 진학이 늘면서 대학 정원의 70% 이상으로 많이 선발하는 수시모집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졸업정원제에서 입학정원제로, 좁아진 문

 

1981년부터 1987년까지는 졸업정원제로 대학 정원을 선발했다. 대학 입학자는 대학별로 30%선까지 더 선발할 수 있었고, 졸업자는 정원의 10%를 넘지 못하게 했다. 이 시기 때는 고등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학별 졸업정원까지 많았던 시기라서 대학별 정원을 감축하고 있는 지금과는 차이가 컸다. 서울대의 경우 1982학년도 졸업정원은 5,020명이었고, 졸업정원제에 따라 신입학 모집인원은 6,526명이었다. 2020학년도 신입학 모집인원은 3,357명으로 3,169명이나 차이가 난다. 졸업정원제가 폐지되고 현재와 같은 입학정원제가 실시된 1988학년도에서도 4,401명 선발로 지금보다 많은 학생이 진학할 수 있었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제 성장의 중심이었던 부모 세대에서는 고학력자들의 성공사례들을 보면서 지내왔기에 자녀들의 명문대 진학이 그들을 위한 최선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의 학력고사+내신만으로 대학을 갈 수 있었던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 입시는 수능, 내신, 교내활동, 논술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면서 경쟁자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 자녀들에게 다그치기만 하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부모 역시 입시 공부를 하면서 입시에 대한 센스를 키워 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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