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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창의력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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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수도를 외우고 있는 대학교 동기가 있다. 볼 때마다 참 신기하다. 이따금씩 질문을 던져보곤 하는데 10년 넘게 한 번을 틀린 적이 없다. 이 친구는 기본적으로 암기력이 매우 뛰어나다. 공부도 제법 해서 좋은 법대에 진학했고 현재는 대기업 법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친구에게 질문했다. “너는 기억력이 좋아서 법 공부하기 편했겠다.” 친구가 답변했다. “구글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뭐”

가벼운 대화였지만 친구의 답변은 우리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21세기는 창의의 시대라고 말한다. 대기업, 스타트업 구분 없이 창의적인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지식 귀했던 과거에는 습득한 ‘지식의 총량’이 중요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간단한 검색으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인공지능·로봇 등 새로운 기술들이 단순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게 되면서 창의적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럼 이제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창의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는 것인가?

첫째,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 많은 이들은 창의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행위로 해석한다. 하지만 애플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는 ‘창의력은 연결하는 것(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 역시 독창성을 ‘사려 깊은 모방’이라고 말했다. 즉 창의력이란 ‘연관성 없는 것을 연결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정의하는 것이 적절하다. 세상에는 수도 없이 많은 재료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 재료들을 모아 맛있는 요리를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각각의 재료들을 미리 ‘경험’ 해봐야 한다. 창의력도 다를 바 없다. 새롭고 독창적인 산출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들이 필요하다. 경험은 크게 직접적인 경험과 간접적인 경험이 존재한다. 직접적인 경험과 간접적인 경험의 대표적인 예로는 각각 여행과 독서가 있다. 필자는 특히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여행을 적극 추천한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동선을 찾는 행위 등을 통해 평소에 쓰지 않는 뇌 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둘째, 올바른 질문을 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창조적인 결과물은 정확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월 사용자가 10억명이 넘는 인스타그램의 경우 ‘어떻게 하면 환상적인 위치 공유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어떻게 하면 쉽고 편리하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핵심 질문으로 전환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 역시 회사가 풀어야 하는 질문을 ‘이탈리아에 있는 에스프레소 바와 같은 공간을 미국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에서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로 재정의 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교육은 ‘좋은 질문자’를 양성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교육자는 말하고 학생은 듣는 주입식 교육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수업 중에 질문을 하는 것이 거의 터부시 되는 분위기다. 질문이 많은 학생들은 수업에 방해가 되는 요소로 간주된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특목고·자사고 폐지와 정시 확대를 논하기 전에 이러한 수업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 작은 노력으로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영역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전통적인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잘 알려진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AI)의 상용화로 인해 인간의 20%만 의미 있는 직업을 갖게 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기술 혁명이 인간의 신체뿐만 아니라 지적 노동력까지 대체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쉽게 침범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 있다. 바로 ‘창의력’이다.

창의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많은 전문가들은 창의력이 타고난 재능이 아닌 훈련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필자 역시 이 의견에 동의한다. 많이 경험하자. 적극적으로 질문하자. 우리는 생각보다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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