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정시 확대’로 대입 전략 고민하는 고1, 상담 최다 질문은?

오재성 목동 미래탐구 오목 대입연구소장의 ‘정시 확대 발표 관련 실상담 사례’

 


동아일보 DB

 

최근 대통령의 시정연설로 인해 입시 현장에선 혼란의 목소리가 큽니다. 상담을 통해 만난 학생, 학부모 가운데 특히 수시를 목표로 고등학교를 선택한 이들은 주요 대학의 정시가 40% 선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발표에 입시 4년 예고제가 무색하다며 한탄합니다. 물론 걱정도 크고요. 이에 정시가 확대될 경우 고1은 어떤 방향의 대입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지 실제 현장 상담에 오간 질문과 답변을 일부 정리해봤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학생,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주요 대학의 정시 비율이 40%대로 확대되면, 수시 합격선이 달라지나요?

 

교육부가 서울 시내 대학 중 학종 쏠림이 심한 대학의 정시 비중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발표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대학이 고려대입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전형유형별 모집 현황에서, 고려대의 2021학년도 수능 위주 전형 선발 비중은 18.4%에 불과합니다. 만약 현재 거론되고 있는 40% 선까지 정시 비중을 확대하려면 고려대는 현재의 전형 구조에서 큰 폭의 변화를 감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시 비중이 늘면서 수시 전형은 당연히 지금보다 선발 인원이 크게 줄어들게 되겠지요.

 

구체적인 학과를 예로 살펴보면, 2021학년도 기준으로 고려대는 수시 학교추천전형에서 영어영문학과는 31, 생명과학부는 29명을 선발합니다. 정시 확대를 가정하고, 해당 인원을 현재의 60% 수준 정도로만 줄여도 영어영문학과는 19, 생명과학부는 18명 수준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선발 인원이 줄어들면, 합격선에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합니다. 특히나 학교추천 전형의 경우 학교별 4% 내외와 같이 지원 자격에 제한이 있고 지원자 풀(Pool)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교과 합격선은 더욱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 고려대가 공개한 2019학년도 수시 학교추천전형에서 두 학과의 평균 합격선은 영어영문학과 1.84등급, 생명과학부가 1.54등급이었습니다. 만약 정시가 40%선까지 확대된다면 이 교과 합격선은 지금보다 1~2%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1 1학기 교과 성적이 안 좋은데, 정시 확대되면 바로 교과 포기해야하나요?

 

전국 상담 사례를 돌아보면 해마다 이런 질문이 자주 있기는 했습니다. “의대를 지원하고 싶은데, 교과 성적이 안 좋으니 바로 정시 준비할까요?”, “교대 준비를 하는데, 교과 성적이 안 올라요. 수능 대비를 하는 게 좋을까요?” 등이 그런 예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존에는 이런 학생들이 끝까지 교과 성적을 포기하지 않고, 원하는 학과에 추가합격하는 드라마같은 사례를 심심찮게 보아왔습니다. 하지만 정시 비중이 40%대까지 늘어난다면 냉정하게 교과 성적을 고려해 수시와 정시, 멀티 전략을 고려해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1 내신 성적만으로 수시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다소 이릅니다만, 1 1학기 교과 성적과 3, 6, 9월 실시한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을 비교해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의 성적 차이가 확연하다면 향후 대입에 도전할 중심 전형에 대해 빠른 판단을 내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의 현재 교과 성적이 일반고에서 평균 3등급대에 머물러 있는 반면 전국 모의고사에선 국어, 수학 백분위가 90% 이상이고 영어가 2등급 이내인 학생이라면 지원 가능한 대학군의 차이가 명확하기 때문에, 교과 성적을 최소한으로 챙기면서도 중장기적인 수능 대비를 시작할 필요가 있지요.

 


그렇다면, 정시 준비가 답일까요?

 

졸업생과 반수생들이 대부분 정시를 준비하는 반면, 재학생들은 여전히 수시로 합격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시 선발 인원이 증가하였다고 해도 고득점 졸업생 선배들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기에, 미리부터 학교 교과 성적을 포기하고 수능 준비에만 전념하는 것 또한 쉽게 선택할 것은 아닙니다. 수능은 단 한 번 실시하기 때문에 수능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거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을 경우 곧바로 재수를 해야 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약대가 통합 6년제로 학제를 개편하면서 대입 시장에 돌아오는 것도 큰 변수입니다. 이과 학생들 중 의학계열을 희망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이 의대와 약대, 치대 등으로 분산되면 수시 및 정시 입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2019~20학년도 편입 기준 37개 약대의 선발규모는 1753명입니다).

 

따라서 (특히 이과 희망자라면) 20204월 말 발표될 대학별 2022 대학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주목하면서 현재 교과 성적이 부족하더라도 3학년 1학기 교과 성적까지 적용되는 수시 대비를 끝까지 해주는 것이 지혜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시 확대로 미리부터 교과 성적을 포기하고 수능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분명 나올 겁니다. 이때 어부지리로 이득을 보는 것은 수시를 포기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학생들이겠지요. 수시 포기 분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수시와 정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멀티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오재성 목동 미래탐구 오목 대입연구소장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