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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확대‘ 대상, 비율 관심… 고1 ’지옥의 입시‘ 열린다

 동아일보 DB

 

수시의 선발 비중이 최대 80%에 가까웠던 최근 대입에서는 수능을 빼놓고 입시 전략을 논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은 아닐지언정 가능은 했다. 이 전략은 수시로 77%, 정시로 23%를 선발하는 2021학년도 대입, 즉 현재 고2까지도 일정 부분 유효하다.

 

하지만 한 학년 아래인 고1은 그렇지 않다. 2022학년도부터 주요 대학의 정시 선발 비중을 불문율처럼 굳어진 30%선보다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시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고1은 이전 학년과 달리 수능을 빼놓고는 상위권 대학을 노린 대입 전략을 구상하기 어려워진다. 과연 이번 정시 확대의 영향이 어디까지, 얼마나 미칠 것인지, 또 그러한 상황이 갖는 입시적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정시 확대, 일부 대학만 해당? 파급력은 그 이상

 

교육부는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 대상을 학생부종합전형 및 논술 위주 전형의 쏠림 현상이 높은, 서울 소재 대학으로 특정했다. 정시 확대가 전체 대학에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 그렇다면 정시 확대의 대상이 되는 대학은 어디로 예측될까. 

 

학종이나 논술 등 수시 전형의 선발 비중이 높은 대학은 반대로 정시 선발 비중이 낮은 대학일 수밖에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 소재 대학 가운데 정시 선발 비중이 19.9%로 가장 낮은 고려대를 포함해 정시 선발 비중이 35% 미만인 대학은 총 20”이라면서 이들 대학이 정시 확대의 집중 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4년제 대학이 196개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일부 대학만 정시 확대 대상에 오르는 셈이지만, 상위권 대학의 정시 선발 비중이 조정되면 그와 신입생 모집 경쟁을 벌여야 하는 하위 대학도 기존의 선발구조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 

게다가 정시 확대가 적용될 2022학년도에 대입을 치르는 대상은 현재 고1, 성적 향상 가능성이 미미해 목표 대학을 조정해야 하는 절박한 시기의 학생들이 아니다. 사실상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욕심이 있는 학생 모두에게 정시 확대가 중대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

 

 

정시 확대, 최소 40% 전망

 

이런 가운데 정시 비율이 최종적으로 얼마까지 늘어날 것인가도 중요한 관심사다. 교육부는 정시 비율을 특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수능 위주 전형의 권고 비율이 ’30% 이상정해진 것을 고려해, 이번에는 40% 정도의 비율을 권장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정시 확대 폭이 정해진 뒤에도 수시 이월인원을 감안하면 실제 비중은 발표되는 것보다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시모집은 미등록 충원 기간이 짧아 미등록 충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며, 상위권 대학의 경우 복수 합격으로 인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9학년도 입시에서 서울 주요 15개 대학이 밝힌 최초 정시 비율은 28.5%이지만 최종 정시 비율은 31.7%3.2%p가 늘었다. 특히 상위권 학생의 이탈, 이동이 잦은 상위권 대학 내에서는 비율 차이가 더 컸다. 최초 정시 비율보다 연세대는 7.8%p, 서울대 6.8%p, 고려대 6.2%p 등이 더 늘었다. 따라서 대학의 정시 확대가 40%선에 머물더라도 수시 이월인원을 감안하면 최종 비율은 45%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정시 비중 확대에 동반되는 수시 비중의 축소 때문에 이월 인원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현재 입시에서 수시 이월인원은 5% 이내인데, 정시 확대로 수시 학종이나 교과 전형이 줄어들면 그만큼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도 줄어들기 때문에 이월인원도 3~4% 규모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수시 중심, 수능 병행에서 정시 전제로 수시까지 잡아야

 

수시 제도가 도입된 이래 수시 선발 비율이 정시 선발 비율을 앞서기 시작한 것은 2007학년도부터다. 2007학년도 대입 당시 수시는 51.5%, 정시는 48.5%였다. 그 이후 수시 비중은 줄곧 확대돼왔다. 올해 고3이 치르는 2020학년도 입시에서는 역대 최고치인 77.3%를 기록했다.

 

모집시기별 선발 비중의 역전은 대입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1의 선배 학년에서는 수능을 준비하지 않고도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충분했던 것. 반대로 수능 경쟁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정시로 선발하는 인원은 10명 중 2명에 불과해, 결국은 수시를 함께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수능이 대입의 핵심 요소에서 밀려난 배경이다.

 

하지만 고1은 다르다. 정시 선발 비중이 40%, 많게는 45%까지 이른다면 수능은 다시금 대입의 핵심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수능을 포기하는 것은 곧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확률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는 일이기 때문. 문제는 수시 역시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현재 재학생 중에는 수시 때문에 수능 공부를 아주 소홀히 하는 학생이 많지만 고1은 그보다 훨씬 더 수능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면서 수시의 비중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수시 역시 잡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러면서도 항상 정시를 염두에 두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 앞선 학년들과의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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