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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 학종서 ‘고교 서열화’ 적용 의심 … 감사 실시

-교육부, 13개 大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 발표
-대입 합격률 과고·영재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특목고 내신 등급 낮아도 같은 등급 일반고보다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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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 교육부 제공


국내 주요 대학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고교 서열을 적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포착됐다. 특목고 출신 학생의 합격률이 일반고보다 높게 나타났고, 내신 등급이 낮음에도 일반고 학생을 제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향후 이들 학교에 대해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발표했다. 조사 대상학교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춘천교대 ▲포항공대 ▲한국교원대 ▲홍익대 등 13곳이다. 교육부는 학종 선발 비율이 높으면서 특정 학교 합격자가 많은 이들 학교의 2016~2019학년도 202만여 건의 전형자료를 제출받아 평가과정에서의 문제점과 합격자 고교유형이나 소재지 등을 분석했다.

결과를 보면, 특목고의 높은 합격률이 여실히 드러났다. 고교 유형별 합격률은 과학고·영재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순으로 높았다. 학교별 합격률을 살펴보면 일반고 9.1%, 자사고는 10.2%, 외고·국제고는 13.9%, 과고·영재고는 26.1%다. 특히 일부 대학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학생의 비중이 다른 대학에 비해 유난히 높았다. 학종의 합격자를 100으로 할 때 13개 대학 평균 자사고 비중은 8.9%인데 반해 일부 대학의 자사고 비중은 18.2%나 됐다. 외고와 국제고 비중도 13개 대학 평균(11.5%)보다 3배가량 높은 30.4%를 기록한 대학도 있었다.

평균 내신등급에선 고교 등급제를 의심케 하는 대목도 드러났다. 평균 내신등급(과목별 내신등급에 이수단위를 가중해 평균한 값)은 오히려 일반고 학생들이 높았다. 이어 자사고, 외고·국제고, 과학고 순이었다. 평균 내신등급이 2.86인 외고 학생이 1.30등급인 일반고 학생과 함께 합격하는 식이다. 내신 등급이 낮은 외고 등 특목고 학생이 같은 내신 등급의 일반고 학생보다 대입에 유리했다는 소리다.

교육부는 이 점을 집중적으로 재조사할 방침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학종의 정성평가로 인해 나타난 결과인지,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결과인지는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해봐야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등급제는 대학 입시에서, 전국의 고등학교를 서열화해 대학 입학 전형에 반영하는 제도다. 학교간 경쟁을 심화시킨다는 이유로 ‘본고사 부활 불가’ ‘기여입학제 금지’와 함께 교육계 ‘3불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조사에는 자기소개서 편법 기재 사항도 확인됐다. 조사 대상학생 약 17만명 가운데 자소서·추천서의 기재금지 내용을 적은 사례는 2019학년도에만 366건이다. 대부분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관련된 내용을 적었다. 교육부는 기재 금지사항에 대한 대학별 판단기준이 상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외부 수상실적의 교과 관련성에 대한 해석,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암시에 대한 해석 등이 제각각이라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평가상 불이익 처분에 해당하는 자소서 기재금지 위반(공인어학성적, 교과 관련 교외수상실적, 해외어학연수를 제외한 기재금지사항)에 대해 일부 대학에서 실질적 불이익 처분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향후 문제가 된 부분을 보완하고, 대입 과정에서 고교 유형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교 서열화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추가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대학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특별 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라면서 “어느 대학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는지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감사 대상 대학은 사안의 심각성, 빈도수를 참고해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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