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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4차산업혁명 대비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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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문제 대책이라고 하면 흔히들 입시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당장 가장 큰 문제가 입시이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우선 입시생존이 먼저지, 멋진 이상은 그다음이라는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1999년 시가총액 1위는 마이크로소프트였습니다. 2등은 GE였지요. 20년이 지난 지금. 10위에 남아있는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뿐입니다. 그 외에는 애플, 아마존, 알파뱃(구글의 지주회사) 등 미국의 IT 회사가 최정상에 올라 있습니다. 독일, 일본 회사는 모두 사라지고 그 자리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두 중국 기업이 채웠습니다. 엑손 등 석유회사와 GE 등의 전통적인 제조업 회사는 내려가고 IT 회사와 금융회사가 그 자리를 채웠지요. 최고의 직장은 영원하다 믿지만, 사실 항상 바뀌어왔던 셈입니다.

진로는 어떨까요? 80~90년대만 해도, 의대는 지금처럼 절대적인 위상을 차지하지 않았습니다. IMF를 거치며 모두에게 새겨진 공포감 덕에 의대는 현재 압도적인 최고 인기 학과가 되었지요. 컴퓨터 공학은 오랜 기간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덜 높다가, 최근 미국의 IT 붐을 타고 최고 인기 학과 중 하나로 부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랭킹이 바뀐 셈입니다.

입시 자체는 어떨까요? 80년대만 해도 입시는 지금처럼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전 국민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사실상 모두가 대입을 준비합니다. 최상위 대학교와 인서울 중견 대학의 차이는 한두 문제 차이라는 게 이제는 상식이 되어버릴 정도입니다. 앞으로는 어떨까요? 신생아 인구가 불과 몇 년 만에 1/3이 줄어드는 요즘 추세로 보면 곧 대학 입시가 매우 쉬워지리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대학의 숫자는 그대로인데, 인구가 줄어들면 당연히 입시는 상대적으로 쉬워지겠지요. 입시조차도 절대적인 게 아니라, 시간에 따라 바뀌는 셈입니다.

우리가 의지하는 학벌, 학과, 좋은 직장 모두 시간이 지나면 바뀝니다. 심지어 요즘은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지금 어른들이 경험했던 세상을 생각하며 아이를 키웠다가는, 그 능력이 정작 아이가 필요할 때는 별 소용 없게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4차 산업혁명' 같은 트렌드가 모두 그런 공포를 자극하는 키워드입니다. 그렇다면 시대를 초월해 아이에게 언제나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일본의 교육 과학자 골린코프 교수와 허시-파섹 교수는 언제나, 어느 시기에나 필요한 6가지 핵심 역량 '6C'를 제안합니다. 협력, 의사소통, 콘텐츠, 비판적 사고, 창의적 혁신, 그리고 자신감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고 필요하다 느껴지는 능력이 '자신감'이었습니다. 어떻게 자신감을 키울 수 있을까요?

자신감을 키우려면 4개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골린코프 교수는 말합니다. 우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실패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알아보는 거죠. 이후 자신의 자리 확립이 있어야 합니다.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자기의 실력과 한계를 스스로 깨닫는 거죠. 이후에는 계산된 위험을 무릅써야 합니다. 무모한 위험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로지 안정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잘 계산한 정도로 위험을 생각해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은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실패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아예 시도를 안 하게 된다고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4개의 단계를 요약하자면 '도전에는 실패가 필수'라는 걸 인정하는 데 있습니다. 아이가 실패하더라도 가만히 지켜봐 주는 게 자신감에 필수라고 골린코프 교수와 허시-파섹 교수는 말했습니다. 심지어 실패와 성공이 없는, 예술과 같은 정답 없는 활동도 자신감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자신감은 실제로 사회에 나간 아이에게 엄청난 무기가 됩니다. 일단 자신감이 없으면, 시도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한 번 성공해서 좋은 커리어를 유지하면 계속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이제는 아닙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걸 시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인 겁니다. '지금 직업의 30%가 로봇,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미국의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 가트너(Gartner)의 경고가 이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골린코프 교수와 허시-파섹 교수가 제안하는 '6C' 미래 교육은 우리가 직관적으로 하는 시험 위주, 성적 위주의 교육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어쩌면 이런 공부는 한가한 사람이나 하는 거라 말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미리 말했듯, 단순 기능이나 학벌, 자격증은 미래를 대비하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당장의 성적을 위해서도 자신감과 실패를 잘 대응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기본으로 돌아가 '자존감'을 키워주는 교육에 관심을 가져 봄 직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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