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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3등급인데 연세대 의대 합격” 주장에 시끌… 학종 공정성 논란 재점화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이달 말 정시 확대 및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보완 등을 포함한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학종 공정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평균 3등급’을 받았다는 수험생이 학종으로 연세대 의과대학 의예과에 합격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부터다.

지난 16일 수험생이 많이 찾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진짜 내가 올해 최고 수혜자 아닐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는 삭제된 이 글에서 글쓴이인 A군은 이번 수능 가채점 결과 평균 3등급을 받았으나 수시를 통해 이미 연세대 의예과에 합격했다고 주장했다. A군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2020학년도 수능 가채점 결과와 연세대 의예과 수시 합격 사실이 담긴 이미지도 첨부했다.

A군이 게시했던 자료에 따르면, A군은 올해 수능 가채점 결과 △국어 77점(3등급) △수학 가형 80점(3등급) △영어 83점(2등급) △한국사 23점(5등급) △화학Ⅰ 40점(3등급) △지구과학Ⅰ 39점(2등급)을 맞았다. 자연계열(이과) 최상위권 수험생이 몰려 거의 만점에 가까운 수능 성적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한 연세대 의예과 정시 합격선과는 차이가 큰 성적이다. 실제로 올해 수능이 끝난 직후 주요 입시업체는 올해 연세대 의예과 정시 합격선이 300점 만점 기준으로 산출했을 때 293~294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A군은 앞서 진행된 수시에서 학종 면접형을 통해 연세대 의예과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해당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전형으로, 수능 성적과 관계없이 오직 수시 전형 결과에 따라 합격, 불합격이 결정된다. 이에 A군은 해당 글을 통해 “올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고려대, 전남대, 전북대 등에는 탈락했다”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 연세대에 고맙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글이 올라온 뒤 누리꾼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정시에서는 연세대 의예과에 진학하려면 최상위 수능 성적이 필요한데, 수시 특히 학종에서는 이와 무관하게 갈 수 있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수능을 막 마친 수험생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수시 전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전면 폐지한 연세대의 조치가 바람직한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연세대 구성원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시로 연세대 의예과에 진학했다는 한 누리꾼이 “원점수 기준 400점 만점에 397점으로 의예과에 진학한 내겐 정말 화가 나는 일”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수능 수학에서 3등급을 받고도 의예과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느냐는 현실적인 지적도 쏟아졌다. 이 같은 비판은 최근 고위공직자와 정치인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이 잇따르며 형성된 ‘수시 vs 정시’ ‘학종 vs 수능’ 양상의 논쟁으로도 번졌다.

그러나 섣부른 비판은 지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A군이 학종 준비를 위해 했던 노력에 대해서는 알 수 없을뿐더러 이미 수시에 지원했기 때문에 수능 응시에 전념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A군은 논란이 커지자 내신은 1.05등급,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는 30장가량으로 철저히 관리했으며 구체적인 스토리텔링이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다고 추가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받는다고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도 아니고 학생부와 면접 등의 다른 전형과정을 통과했기 때문에 합격한 것 아니냐”며 “단순히 수능은 공정하고 학종은 불공정하다는 프레임으로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연세대가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 것 또한 대입제도 단순화 및 수험생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의 기존 권고방향이었다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비판하긴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올해 연세대 수시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된 것은 맞지만 여러 보도에서 전해진 것과 달리 해당 학생이 합격한 학종 면접형은 올해부터가 아니라 이미 2018학년도부터 수시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학생부를 중심으로 선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전형에서는 해당 학생과 같은 사례가 빈번한데 이 학생이 수능 가채점 성적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특히 화제를 모은 것 같다”며 “이번 학종 논란에 따라 불가피하게 2022학년도 이후 대입 정시 확대 여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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