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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능 반, 내신 반?… ‘확’ 달라진 대입제도, 입시 모습 어떻게 바꿀까

 


동아일보 자료사진


대입제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교육부는 28일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수능 위주 전형) 비중을 2023학년도부터 40% 이상으로 확대하고 공정성 논란이 일었던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경우 2024학년도부터 수상경력을 비롯한 정규 교육과정 외 모든 비교과활동과 자기소개서(자소서)를 폐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최근 몇 년간 대입제도에서 학종을 중심으로 정성 평가를 지속해서 늘려온 흐름과는 정반대로 수능과 학생부 교과(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한 정량 평가가 대폭 확대되는 큰 변화로, 수험생의 입시 대비 양상 또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전문가들과 함께 이번 발표에 따른 입시 전망을 짚어봤다.


○ “대부분 대학이 정시로 45% 이상 선발하게 될 것”

발표 전부터 가장 큰 관심이 쏠렸던 정시 비율은 ‘40%’로 확정됐다. 적용 시기는 현재 중3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3학년도부터다. 교육부가 학종과 논술 위주 전형 비율이 높다고 판단한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16개 대학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이들 대학이 대부분 주요 상위권 대학으로 전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이 클뿐더러 수시 합격자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을 충족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대부분 대학의 정시 선발비율이 45%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정시 확대 대상이 된 주요 16개 대학은 4년제 대학을 목표로 하는 대부분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대학이라 대상이 되지 않은 대학이 수시에서 선발하고자 해도 실제 선발이 용이치 않을 것”이라며 “결국 지방 소재 대학까지 전체적으로 정시 선발비율이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임 대표는 “대상이 된 16개 대학의 최근 수시 이월인원 규모를 고려하면 당장 고1을 대상으로 하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 이들 대학의 정시 선발비율이 45% 선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덧붙였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또한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은 4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비교과·자소서 없어진 학종, ‘내신+면접’으로 재편?

이번 발표에서는 대대적인 학종 개선방안도 담겼다. 수상경력과 개인 봉사활동 실적, 자율동아리 및 독서활동 등의 정규 교육과정 외 비교과활동과 자소서가 평가에 있어 전면 배제되는 것.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역량과 잠재력 평가를 목표로 하는 학종에서 이들 평가요소가 주요하게 작용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학종 평가 또한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학종 개선방안은 대입 4년 예고제의 적용을 받아 현재 중2가 대학에 진학하는 2024학년도부터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학종이 내신과 면접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영덕 소장은 “(이번 변화로 인해) 학종에서 내신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지고 면접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경우 면접은 변별력을 위해 제시문 등을 기반으로 한 ‘심층 면접’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종을 운영하는 대학은 비교과 축소와 자소서 폐지에 대응해 면접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제시문 활용 면접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대표 또한 “이번 학종 개선책으로 인해 내신 비중이 높아지고 심층 구술 형태의 면접 중요도 또한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규 교육과정 외 비교과활동이 폐지된 것인 만큼 남아있는 비교과영역이 여전히 학종에 주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만기 소장은 “정규 교육과정 내 비교과영역인 자율활동과 정규동아리활동, 학교 교육계획에 따라 교사가 지도한 봉사활동 실적, 진로활동 등은 여전히 대입에 반영된다”며 “대학이 이러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결국 수능이냐 내신이냐… “고2 때부터 수능 집중할 수도”

각론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나 이번 발표로 인해 결국 대입제도는 수능과 내신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은 대체로 일치한다. 주요 평가요소였던 비교과를 덜어낸 학종의 경우 다른 평가요소를 전면에 내세운다고 해도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면접을 따로 본다고 해도 내신의 영향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내신을 주요 평가요소로 하는 수시 학생부교과전형과 큰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

여기에 교육부가 이번 발표에서 수시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대입전형을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으로 단순화한다고 공식화한 만큼 결국 전체 대입의 절반가량으로 몸집을 불린 정시의 ‘수능’과 지배적인 수시 전형이 될 학생부교과전형의 ‘내신’으로 대입 전체가 재편될 확률이 높다.

이에 고교 교실 또한 일찍부터 ‘수능파’와 ‘내신파’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속적인 수시 확대로 고교 재학생의 경우 비교적 정시보다는 수시에 초점을 맞춰 학교생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현재와는 또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대표는 “여러모로 내신이 현재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고교 1년을 마친 시점에서 내신 1·2등급대에 진입하지 못한 학생이 전체의 90% 이상이기 때문에 이들 학생의 경우 일찍부터 수능 중심 학습 패턴으로 급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정시 확대 요구에 따라 연세대처럼 논술전형이 있는 학교의 경우 이를 폐지해 정시 비율을 늘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학생부 활용이 가능한 약 2~30%의 학생을 제외하곤 수시 지원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내신의 윤곽이 대략적으로 드러나는 2학년 1학기 이후 절반이 넘는 학생이 수능에 몰입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내신과 수능 성적이 대입을 좌우하게 되며 성적을 받기 좋은 과목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만기 소장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와 달리 학생들이 등급 받기 쉬운 과목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영덕 소장은 “결국 고교에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잘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해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수능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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