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김경희의 교사성장연습] 글쓰는 이유?...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염원'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김경희 외 9인의 교사가 펴낸 책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를 열독중인 아이들.(사진=김경희 교사)
김경희 외 9인의 교사가 펴낸 책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를 열독중인 아이들.(사진=김경희 교사)


“선생님, 책 언제 와요? ”


학교생활의 자치활동사례를 엮어낸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책을 저자인 교사보다 학생들이 더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온 책이 도착하자마자 학생들이 가장 먼저 읽기 시작한다.


“우리들의 이야기라서 빠져들어요.”


“선생님이 가끔 들려주셨잖아요. 실제로 이렇게 책으로 보니 신기해요.”


“우리들의 사소한 말 한 마디와 행동 하나까지도 기록한 것을 보고 선생님이 우리에게 관심이 많으신 것을 알았어요!”


“선생님들이 회의하실 때 나누던 대화를 읽으면서 어떻게 활동들을 만들어가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있었어요. 섬세하게 계획하고 계시다는 것까지도요.”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저희 관점으로만 바라보았는데 선생님 관점으로 사건들을 바라볼 수 있었어요. 우리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 생각도 해야겠어요.”


“우리가 지금까지 학교에서 해 온 활동들이 의미있는 활동이였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겠어요.”


전혀 예상치 못한 놀라운 피드백이었다. 교사들이 학생자치활동을 진행해가는 과정에서 깨닫게 된 생각과 느낌들을 기록한 책이 과연 학생들이 이토록 공감해 줄 수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동안 학생들이 해왔던 활동들을 교사 관점에서 해석해보는 오늘의 이 경험은 분명 그들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이끌어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잊고 있었던 5학년 때 일들도 기억하게 해줘요. 그 당시에는 짜증났지만 지금 돌아보니 재미있네요!”


“선생님과 제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 생각에는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들께는 저희에게 부족한 것들이 보이나 봐요. 그래서 부족한 것들을 채워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학생들의 말을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배움이 일어났다. 지금 힘들고 마음이 아픈 일이 있더라도 그 언젠가는 이를 웃으며 말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아직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부족하여 서툰 점들이 많지만 그 언젠가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현명하게 발견해낼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듯 했다.


평소 수업에서 오늘과 같은 성찰 나누기 활동을 할 때 녹음하는 습관이 있어서 이렇게 귀한 학생들의 피드백 하나하나를 기록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지 모른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차례차례 소감을 나누는데 률호가 묻는다.


“선생님, 저는 질문이 있어요! 선생님은 평소에 기록을 잘 하시잖아요. 기록하다보니 글이 써진 거예요? 글을 쓰다 보니 기록하는 습관이 생긴거에요?”


호기심 가득한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묻는 률호의 모습에 ‘엄지척’ 반응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들의 말 한 마디, 표정과 몸짓, 행동 하나 하나를 관찰하고 기록한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날카로운 베스트 질문이었다.


“률호야! 선생님은 너희들과 살다보면 너무도 아름답고 좋은 것들이 많은데 시간이 지나면 기억할 수가 없어서 안타까울 때가 있어. 그래서 언젠가부터 살짝살짝 기록하다보니 지금은 어느덧 기록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아름다움을 마음속에 오래도록 품고 싶어 하는 바람이 만들어낸 습관인 듯 해. 그 습관이 이렇게 글을 쓰는데 결정적인 재료가 되어 주고도 있네.”


그랬다. 내게 있어서 글쓰기는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염원을 담은 활동인지 모른다. 가끔 일상에 지칠 때, 아름다움을 다시 기억하며 우뚝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보약인지도.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책 표지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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