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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뽑기방 우후죽순... 재미냐 사행성이냐?

학교·학원가는길 동심 유혹…사고도 잇달아

대구 동성로에 있는 인형뽑기방

오락실이나 길거리에 한두 대씩 서있 던 인형 뽑기 기계가 이젠 점포 안으로 들어와 수 십대 가득 찬 ‘방’으로 등장 했다. 일명 ‘뽑기방’이 요즘 대세다. 

이들 뽑기방에는 손님만 있고 주인은 없다. 화폐교환기와 CCTV만 말없이 가게를 지킬 뿐, PC방이나 노래방처럼 심야에 청소년의 출입을 단속하는 관련 법률이 없는 상황이어서 청소년 안전의 사각지대이기도 하다. 

늦은 밤 학원을 마친 어린 학생들이 뽑기방 앞을 서성 이는 것을 보면 마음이 불안하기까지 하다. 심지어 인형이 아니라 현금을 상 품으로 내건 뽑기 기계도 학교 주변에 생겨 동심을 유혹하고 있다. 뽑기방은 어린 학생들부터 4·50대 중 년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 인기를 끌고 있다. 

길을 지나던 이들은 주머니 속 1천원 으로 ‘한 번 해볼까?’하 며 가게 안에 들어선다. 게임 비용은 보통 1회 1000원~6회 5000원선. 호 기심으로 시작하지만 뽑 힐 듯 안 뽑힐 듯 그 아슬아슬한 느낌에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당장 필요하지도 않고, 방금까지 갖고 싶었던 물건도 아닌 데 몇 번의 실패 뒤에는 ‘뽑아야겠다’는 생각만 드는 것이다. 

초등학생 딸을 두고 있는 학부모 문 모(42)씨는 “아이가 뽑기 기계를 보고 인형을 뽑아달라며 고집을 부려 애를 먹었다”며 “자칫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며 우려했다. 

최근엔 인형 뽑기 기계 안에 들어갔다 갇히는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기계에 들어가 인형을 훔치다 들통이 났는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초등학생임을 고려해 훈방됐지만, 절도나 특수절도에 해당하는 엄연한 범죄다. 

아직 ‘뽑기방’ 관련 법규가 정비 되지 않아 늦은 시각 아동·청소년의 출입을 제한할 장치가 없다.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학 생들 스스로 빠져들지 않도록 출입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