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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입학전형에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해야”

-18일 영재·과학고 개선방안 모색하는 토론회 열려
-“자사고·특목고처럼 후기고로 입시 시기 조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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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에 있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영재·과학고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토론회가 개최됐다. /오푸름 기자


영재학교 신입생 선발과정에 입학담당관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교육을 유발하는 지필고사를 제외하고 학생의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이지만, 최근 대학입학에서 정성평가를 기반으로 한 학생부종합전형이 불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나온 주장이라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주장은 18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에 있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교서열화 해소 위한 영재·과학고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이번 토론회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현 정부의 고교체제 정책을 평가하기 위해 주최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대학 입학사정관과 마찬가지로 입학담당관의 서류 평가 능력이 절대적이다. 발제자인 최수일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현재 사교육 밀집 지역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 특정 지역의 학생들에게만 유리한 영재학교의 입학전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지난 2009년부터 입학사정관전형을 시행하는 한국과학영재학교처럼 입학 전문가의 종합적이고 다면적인 안목으로 영재를 선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아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소장은 “2차 지필고사 결과가 입학 결정에 주요 변인으로 작용하는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라며 “단계별 평가요소를 종합적·입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현행 영재학교 입학전형이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영재학교는 현재 1단계 서류 평가, 2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 3단계 영재 캠프 등을 거쳐 신입생을 선발한다. 주된 평가요소는 지필고사다. 최 대표는 “영재학교의 2단계 시험은 주로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 문제와 유사한 수학·과학 문제를 내고 있다”며 “3단계 시험인 캠프에서 출제하는 평가 문항도 2단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전국 영재학교 8곳의 2019학년도 입학전형에 나온 수학 239문항을 분석한 결과, 132문항(55.2%)이 중학교 교육과정이 아닌 고등학교나 대학 교육과정 또는 그 바깥에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대표는 “창의성 또는 영재성 등을 평가한다는 명분으로 중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내고 있어 사교육에서 오랫동안 훈련받지 않은 학생들은 탈락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영재학교 시험 준비는 일반적으로 초등 3학년부터 또는 빠르면 초 1~2학년부터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과학고의 입시전형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학고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지만 3단계 면접평가에서 지필고사와 다름 없는 수학·과학 문제를 푸는 구술면접 고사를 치르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구술면접 고사의 출제문항이 중학교 교육과정으로 대비가 불가능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면서 부모의 특권을 대물림한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했음에도 구술면접 고사를 치르는 배경에는 교육부의 잘못이 있다”며 “교육부가 2015학년도 이후 과학고 입학전형의 매뉴얼의 일부 문구를 임의로 수정해 구술면접을 위한 공통문항을 출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줬다”고 지적했다. 입학전형 매뉴얼에 ‘질문지 개발’이라는 항목을 추가함으로써 과학·수학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공통 문항을 통해 사실상 필기시험을 허용해주는 식이다.

한편 영재학교와 과학고도 특목고와 자사고, 일반고처럼 후기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선영 신일중 진학지도부장 교사는 “영재학교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면접을 앞두고 10일 이상의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학원에 가서 입시훈련을 받는 등 중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게 한다”며 “3학년 1학기에 이미 영재학교에 합격한 학생들로 인해 주변 학생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학습 분위기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현 상황을 개선하려면 입시 시기를 같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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