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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이성지 대표이사와 이진오 강사의 미래영재 스토리] 대치동은 알아서 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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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의 도움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좌우하는 매우 결정적인 요인이다. 몇몇 아이들에게는 필수적이기까지 하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또 어려운 공부일수록 부모의 역할은 커진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다. 공부는 쉽지 않으며 아이들은 늘 도움이 필요하다. 부모의 영향이 작을 리 없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부모들이 이 사실을 잊어버린다. 종종 학원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비싼 학원에 등록하며 비싼 만큼 제값을 하겠지. 대치동 학원가를 누비며 대치동인데 충분한 서비스가 제공되리라 예단한다. 학원에서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모자란 부분을 채우는 아이가 바로 우리 아이이길 기대한다. 요컨대 미래를 무턱대고 낙관한다.

당연히 희망대로 자라는 아이는 많지 않다. 지금 아이들이나 옛날 아이들, 그러니까 학부모들이 어렸을 때나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는 자식 닮는다고 했으니까. 알아서 모든 일을 척척하고 어른스럽게 맡은 바 일을 잘 해내는 아이는 몇 없다. 따라서 자신의 아이가 훌륭한 아이가 될 확률 역시 높지 않다.

학업 성취도에 부모의 영향이 절대적인 이유는 또 있다. 다소 역설적이게도 학원 공부의 성적을 좌우하는 곳이 학원이 아니고 집이라는 점이다. 학원에서는 수강생 모두가 똑같은 교육을 받는다. 같은 강사에게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과제를 받고 똑같이 시험을 치른다. 학원에서 학업 성취도로 성적 차이가 크게 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아주 특별하게 학원에서 태도가 안 좋은 경우도 있긴 있지만 많지는 않다. 알아서 무엇이든지 척척 해내는 아이들 비율과 같다고나 할까.

따라서 학원 성적이 안 나온다면 학부모는 자신이 제대로 아이를 케어하고 있는지 의심해야 한다. 아이가 충분히 복습하는지, 숙제를 어느 정도 열심히 하는지, 시험을 잘 볼 의지를 가졌는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선행학습으로 이어가고 싶다면 더더욱 필수다.

똑같은 얘기를 뒤집어서 부정적으로 할 수도 있다. 과감히 말해 케어가 불가능하면 학원에 보내지 않기를 권한다. 선행학습 학원이나 소위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기대되는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학업 성취도가 안 좋은 많은 아이의 공통점은 학원 문을 나서는 순간 학원에서 한 공부는 까맣게 잊는다는 점이다. 학원에서 숙제를 내고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학원에서 제어할 방법은 없다. 아이들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한다. 가정에서의 훈육으로 학원에서 태도가 좋아질 수는 있어도 학원에서 훈육으로 가정에서 태도가 좋아지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학원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학원은 학생에게 학업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공부 잘하는 법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준다. 동기부여가 되는 많은 얘기를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최후의 결정은 학생에게 맡긴다. 막말로 학생이 책상 위에서 진지하게 공부를 마주하도록 강제하지 못한다.

실제로 대치동의 몇몇 학원은 상당량의 숙제를 내면서 이를 수행하지 않을 경우 학원에 다니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곤 한다. 숙제 여부를 학부모에게 문자로 보내는 일은 모든 학원의 기본이다. 집에서 케어가 가능하도록 정보를 제공하여 학부모와 아이들을 동시에 독려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효과가 있고 결과적으로 학원을 계속 보내게 될 테니까.

다시 강조하건대 자녀를 학원에 보낼 때는 그에 걸맞은 적절한 케어가 필수이다. 학부모는 무턱대고 좋다는 학원에 아이들을 밀어 넣기 전에 학원의 성격과 학업 정도, 그리고 필요한 케어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아이의 성향을 바탕으로 적절한 판단을 해야 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맞벌이 부부의 아들에게 매일 혼자 알아서 한 시간씩 숙제를 해야 되는 학원을 다니라고 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란 말이다.

갓 태어났을 때부터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학생들은 여전히 부모의 정성을 먹고 자란다. 단지 이제 많이 자랐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형태를 취할 뿐이다. 아이를 학원에 보낼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입시를 위한 학원이나 본격적인 선행학습을 위한 학원. 마치 유치원에 처음 가듯, 학교에 처음 등교하듯 아이는 새로운 환경을 겪는다. 그때 그러했듯 부모의 역할은 핵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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