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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19년 교육, 20년 교육] 현안 대처·반응만 말고 2020년, 성찰의 한 해 되길

[에듀인뉴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바뀐 2019년 교육이다. 인공지능 교육, 고교학점제를 한다면서 수능 정시가 강화됐다. 옳고 그름을 떠나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비판이 컸다. 그 말의 영향력은 2020년 교육에 또 무엇을 몰고 오게 될까. 2019년 교육정책 평가와 함께 2020년 교육 예상과 바람을 전한다.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

[에듀인뉴스] 얼마 전 KBS ‘정치합시다’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았다. 시사 토론 프로그램은 많이 봤고, 최근 종영한 썰전(戰)같은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이 프로그램은 내용이 좀 특이했다. 1부, 2부로 나뉘어 1부는 정치참여라는 정치의 본질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토론 프로그램을 보면 늘 현안을 논한다. 가지고 있는 지식과 배경이 다른데, 현안을 논하다보니 서로가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이나 원론적 얘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어떤 주장이든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게 마련이고, 다시 그 근거에 대한 근거가 있고 다시 또 그것의 근거들이 있다. 이 끝을 파고들면 결국 그 주장의 철학과 배경, 세계관들이 존재한다.


‘정치합시다’라는 프로그램은 정치라는 행위를 역사적, 사회적, 공간적으로 논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물론 이 시도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결국 시청률 등의 이유로 현안을 논하는 2부에 무게가 쏠리고 점점 배경에 관한 얘기들은 사라져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도전은 주목할 만하다.


(kbs 캡처)

지난해부터 MBC에서도 교육을 주제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을 론칭했다. ‘공부가 머니?’라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관찰예능처럼 액자식 구성으로 자식들의 공부를 관찰하고 대학 진학의 비법들을 얘기한다.


지난달부터는 블랙독이라는 기간제 교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2017년 TVN ‘수업을 바꿔라’는 각 국의 수업을 체험하고 관찰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었고, 2018년에는 드라마 SKY캐슬이 온 국민의 화젯거리였다. 이렇듯 교육관련 프로그램들은 늘 존재해왔다. 심지어 교육방송 EBS도 있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들은 늘 교육의 현상과 현안에만 초점을 두어왔다. 교육의 역사나 교육의 필요성, 교육에 대한 학문적 시각 등 좀 더 큰 틀에서 교육을 이야기하는 것은 없었다.


교사 출신 스타강사들도 TV 프로그램에 가면 교육 본질을 얘기하기보다는 자기 교과에 관한 전문성을 드러내는 역할을 맡을 뿐이다.


물론 교육현안은 중대하고 시급하나, 교육철학은 거대하고 시시할 수 있다. 당장 부동산가격이 오르는데 경제학원론을 얘기하는 것이 와닿지 않듯 당장 성적을 올리고 대학을 가야하는데 교육학을 얘기하자는 것은 무모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교육이 개인의 것일 수는 없다. 교육은 국가와 사회의 중요한 일이다. 늘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어 개인적 이해관계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서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부터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한다.


(사진=tvn 캡처)

2019년 교육계에도 다양한 현안들이 있어왔다. 대학입시에서 정시비중이 논란이 되었고 자사고와 외고 폐지가 발표되었다. 인공지능 교육에 대한 요구들이 터져나오면서 인공지능 대학원을 설립하기로 했고, 학교폭력예방법이 개정되었다. 무상교육과 무상교복 문제가 확대되었고 수능감독관 의자 문제가 도마에 올랐었다. 


각종 현안들에 ‘대처’를 하다보면 우리는 본질을 놓친 채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2020년에도 계속해서 현안들은 닥칠 것이다.


손자병법에 “손자(孫子)가 말하길, 전쟁은 나라의 중대한 일이며 국민의 생사가 달려 있고 나라가 존속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길이므로 잘 살펴보지(察) 않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살펴보다라는 뜻인 찰(察)은 성찰하다의 그 글자다. 성찰과 반대되는 단어로는 ‘반응’을 꼽을 수 있다. 전쟁을 교육으로 바꾸어도 교육에 국민의 생사와 나라의 존속 여부가 달려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2020년은 다가오는 현안들에 대해 반응이 아니라 성찰할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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