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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김두루한의 배움혁명] ⑳칸막이 교과에서 통·융합 주제로

[에듀인뉴스] ‘교육’이 곧 ‘대입전형’일까요? 교육부를 비롯한 교원단체, 학부모회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수많은 모임이나 학생들까지 ‘입시 틀’에 얽매여 있습니다. 대통령마저 ‘수능 확대’를 말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고교 현장을 지켜 온 처지에서 어떻게 봐야 할까요? <에듀인뉴스>는 학생이 배움의 당사자이며 시험 없는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라는 관점에서 우리 모두가 ‘대입전형’ 현안을 더 이상 ‘교육’으로 풀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경기고 교사/문학박사)과 함께 배움 혁명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김두루한 교사의 독서와 문법 수업 계획서.(사진=김두루한)
김두루한 교사의 독서와 문법 수업 계획서.(사진=김두루한)


<독서와 문법> ‘독서의 실제’를 ‘주제’로 수업하고 평가하다


[에듀인뉴스] 2022년 고등학교 평준화 48년 만에 ‘다배움(무상교육)’ 시대가 완성된다. 저마다 맞춤배움(개별화교육)으로 모든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을 살리도록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도 실시된다. 이젠 전달의 교육/학습에서 발표, 토론, 체험 수업이나 과정평가로 깨침의 배움에 힘쓸 때다.


<독서와 문법> 교과서 4단원 ‘독서의 실제’를 14반 모든 학급에서 1시간씩 다루었다. 01-‘독서와 국어 생활’(시대, 지역에 따른 글 읽기, 주제 통합적 글 읽기)과 02-‘독서의 생활화’(다매체 시대의 독서, 독서의 실천과 성찰)를 맞춤배움 차원에서 독서-논술-토론을 연계하였다.


중간고사 전엔 소단원 배움장에 교과서 글을 읽고 요약하는 글쓰기 과정 평가(40%)를 했다. 중간고사 뒤엔 ‘고전 속 천재랑 가을 여행’이란 주제로 6주에 걸쳐 ‘내가 고른 책 한 권 읽고 비평하기’(60%)를 했다. ‘나도 수업 주인공’ 발표는 희망자만 했다.



독서-논술 연계 배움장 활용으로 ‘주제(관심사)’를 소논문으로 쓰도록 돕자


과정 평가(40%)의 1차시는 01-독서와 국어 생활, 02-독서의 생활화를 요약한 뒤 모둠별로 ‘내게 인상 깊은 책’ 소개하기였다. 학생들의 관심사(주제)로 교과서 글을 가려 읽고 내 생각과 관련짓거나 새로 안 사실에 대한 창의적 의견 글쓰기를 배움장에 담도록 도왔다.


2, 3차시엔 ‘시대’-책 읽는 소리, 코끼리 이야기, 무정-나 ‘지역’-천일 야화(아랍), 모자 철학(영미), 로디지아발 기차(아프리카)-에 따른 글 읽기는 고른 이유를 밝히고 인상 깊은 구절이나 낱말, 묻거나 더 알고 싶은 것, ‘동·서 문화’를 다룬 신문기사, 동영상도 본 뒤 글을 썼다.


4차시 ‘현대인에게 필요한 지도자의 덕목은?’ 이란 주제로 군주론과 목민심서를 견주며 다양하고 폭넓은 시각으로 종합적이고 비판적으로 읽으면서 미래 사회가 바라는 탐구 자세, 성숙한 인격과 균형 잡힌 지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담아 탐(연)구 소논문을 쓰도록 도왔다.



‘고전 속 천재랑 가을 여행’-맞춤배움과 서로 배움 주제 수업


중간고사 뒤 ‘고전 속 천재랑 가을 여행’ 주제 수업(6주)은 맞춤배움-‘내가 고른 책 한 권 읽고 비평하기’(60%)-과 서로 배움-‘나도 수업 주인공’ 발표-을 하였다. ①배움 설계 ②요약하고 비평하기를 모두가 하고 희망자가 발표한 뒤 교과세부능력특기사항에 반영했다.


진로/진학과 연계해 서울대 권장도서 독서 쪽 52권 죽보기(목록)의 ㉮혁신 ㉯정의 ㉰관계 ㉱행복 ㉲과학의 영역별 10권 안팎 책에서 내 관심사나 생각거리(주제)를 정해 읽고 요약한 뒤 삭여서 비평글을 썼다. [보기:‘엔트로피’, 지구의 생명은 지속될 수 있는가?]


③발표하기로 다른 학생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배움’을 나누었다. 여러 가지 매체 자료(움그림/동영상, 신문기사, 교과서, 교양서, 수능 바탕글(지문) 등)를 활용했다. 힘찍(파포)으로 대본을 짜서 발표(5~6분 정도)하면 다른 학생들은 배움장에 발표 요약, 의견/질문 쓰기를 했다.



‘고전 속 천재랑 가을 여행’-맞춤배움 수행평가


통합하고 융합하며 생각하는 배움을 돕고자 과정(수행) 평가로 한다. 배움 설계는 수업에 앞서 스스로 관심사(주제)를 간추려 배움의 보람이나 즐거움을 누린다. 요약하기와 글쓴이의 의견에 새로운 근거를 덧붙인 비평을 한 사례이다.


①배움 설계: “과학 5개 영역 중 '5)인간적인 과학을 위하여'에서 '방법서설(르네 데카르트)을 골랐다. ‘누가 그리고 어떻게 진리를 탐구할까’가 주제다. 데카르트를 알고 미래의 자연적 진리를 탐구하고 응용할 기회다. 의견을 주고받을 친구들과 질문의 답을 찾고 싶다.”


②요약 비평: “정말 엔트로피라는 과학적 개념을 사회에 적용해도 될까?”란 의문을 지니고 엔트로피를 생각해 보니 리프킨이 저엔트로피 사회에서 산업사회, 기술 등을 포기하자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지만 에너지 낭비를 지양하고 친환경적 사회를 추구한 것은 가치 있다. 당면한 문제이기 때문이다.”-'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김두루한 교사의 '인문 고전 글 읽기' 수업 계획서
김두루한 교사의 '인문 고전 글 읽기' 수업 계획서.(사진=김두루한)


‘고전 속 천재랑 가을 여행’과 서로 배움 수행평가


발표하기는 글쓰기와 말하기·듣기를 아우른 서로 배움이다. 참다운 대학수학능력인 생각하기와 이해·표현하는 힘을 기른다. 주제와 핵심 내용을 뼈대(개요)로 한 A4 한 쪽 분량의 대본을 써 보고 매체 자료(움그림/동영상, 신문기사, 교과서, 교양서, 수능 바탕글(지문) 등)를 시간에 맞춰 발표한다. 다음은 찬·반 비평 사례의 일부이다.


③발표 대본: “리바이어던(토마스 홉스)에서 ‘현대 사회를 평화롭게 이끌려면 절대적인 국가권력은 필수불가결한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찬성 쪽은 강력한 절대 권력만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를 억제하여 사회의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단다. 반대쪽은 강력한 절대 권력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며, 절대 권력의 부패를 방지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다.(줄임)


나는 인간이 오직 공동선만을 위해 행동할 수 있다면 모를까, 각각의 자아가 분명히 실재하는 공동체에서는 필연적으로 개인의 이기적 본성이 새어나올 것이며, 이는 절대 권력의 부패, 혹은 왜곡을 촉진하여 본래의 목적이었던 사회 평화 이루기에 다가서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고전 속 천재랑 가을 여행’-주제 수업 학생부 기록


학생부 기록은 저마다 꿈을 이루도록 돕는 힘이 있다. “강점은 돛단배이고 약점은 돛단배에 난 구멍”이란 말처럼 ‘나’를 더 잘 알고 내 약점인 구멍은 막고 강점인 돛에 집중하여 순풍에 돛단 것처럼 나아가야 한다.


또 배움은 나누면 배가 되므로 발표 모음으로 서로 배움을 나누는 배움 잔치를 벌일 수도 있다. 교과세부능력특기사항 기록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스스로 배움을 실천한 동기나 과정과 서로배움에 참여한 정도가 함께 기록함이 바람직하다.


④학생부 기록: 글 읽기는 세상읽기란 관점으로 ‘고전 속 천재랑 가을 여행’(2018.10.10.~11.23.)에 참여하여 자신의 관심사인 ‘인간적인 과학’과 연계한 ‘종의 기원’(찰스 다윈)을 골라 ‘문명을 이룬 인간의 결정적 진화요인은?’이란 주제로 적극 참여함.


‘요약하며 비평하기’에서는 책과 지은이의 삶을 살핀 뒤 다윈의 이론에 대한 당시와 현대의 시각을 견주어 소개하고 부정확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자연 현상에 대해 독창적 해석을 시도한 다윈의 진화론이 지닌 가치를 주목하자는 요지로 비평함.


‘발표하기’에서는 학생들의 질문을 유도하고 답변한 점이나 고전 독서의 흥미를 드높이고자 동영상과 힘찍(피피티)을 활용해 시각 효과와 집중도를 높여 호응이 컸음.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저마다 ‘관심사(주제)’ 살려내 즐겁게 참배움을 누리리라


‘대입 성공’이 꿈이라 말하는 학생과 ‘개념 지식’ 외기와 전달을 강조하는 가르침(티칭)이 갈 길일까? 시대가 바뀌었다. 배움의 본(멘토)인 교사와 호기심 지닌 학생들이 저마다 스스로 알고 싶은 것(관심사)을 찾아 숨은 열정과 능력을 살리고 함께배움(코칭)의 동반자로 나설 때다.


당장은 고등학교 배움 현장에서 주어진 물음의 답을 고르느라 놓친 ‘오래된 배움’의 유전자를 되살리도록 돕자. 학생들이 스스로 ‘칸막이 교과목’보다 ‘통·융합 주제’로 배움 설계를 하고 요약하고 비평하기에 힘쓰고 교사는 되먹임(피드백)을 도우면 ‘고교 제자리 찾기’가 된다.


고등학생의 핵심역량을 잘 기르려면 과정평가(초), 자유학년제(중)에 이어 주제학점제(고)를 유기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


삶의 바탕과 뿌리인 초중고교 시절부터 학생들이 제 관심사(주제)를 차근차근 맞춤배움과 서로배움의 과정에서 꾸준히 쌓아가는 모습을 그려보자. 서로 눈 비비고 보리니 교사와 학생의 가슴은 ‘배움’으로 희망차고 즐겁게 참배움을 누리리라.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 경기고 교사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 경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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