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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위기의 학교를 구원한 '거꾸로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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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명문 학교'에 관심을 둡니다. 최고의 성과가 매력적이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뛰어난 학생을 모아놓으면 좋은 성과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교사의 역할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사실 교육적으로 정말 어려운 부분은 '힘든 상황에 있는 학생'에게 좋은 교육을 줘서 상황을 바꾸는 일입니다. 이런 학생은 대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좋은 교사나 지원을 받기에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뜻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상황을 바꿔야 할까요?

그레그 그린(Greg Green)은 미국 디트로이트 교외의 클린턴데일 고등학교의 교장이었습니다. 디트로이트의 산업이 무너지면서 클린턴데일 학교의 학생들의 환경도 나빠졌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며 학생들도 학교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20주 동안 학칙 위반 사건만 700건이 넘었습니다.

그레그 그린은 이런 상황에서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주 전체에서 하위 5% 성적이었던 학교의 성적을 비약적으로 올린 겁니다. 대학 입학률은 18% 올랐습니다. 졸업률 또한 14% 올렸습니다. 낙제생 비율 또한 35%에서 10% 미만으로 줄었습니다.

성적 올리는 비결은 '거꾸로 수업'이었습니다. 그레그 그린은 우선 수업을 모두 영상으로 찍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집에서, 또 평소에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지도 아래에서 과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런 방식에는 여러 장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학생은 필요할 때마다 몇 번이고 수업을 돌려볼 수 있었습니다. 또 어차피 숙제를 안 하는 대다수의 하위권 학생은 숙제를 선생님이 있는 학교에서 하다 보니 숙제를 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하다 보니 강의에 쓰이던 대다수의 수업 시간을 학생과 대화하고 도와주는 '코칭'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교사는 학생마다 맞춤으로 다른 방식으로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학생 또한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교사에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적도 올랐습니다.

처음에 그린은 야구팀 코치 경험에서 거꾸로 수업의 효과를 발견했습니다. 야구 연습 떄 대다수의 선수가 자신의 지도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깨달은 그린은 자신의 코칭을 일일이 200개가 넘는 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학생에게 필요할 때마다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이 훈련 덕분에 그린의 야구팀은 비약적으로 승률이 올랐습니다. 이 코칭 방법을 그대로 전수한 덕분에 클린턴데일 학교의 성적 또한 오를 수 있었습니다.

거꾸로 수업이 만능은 아닙니다. 클린턴데일의 학생들은 대개 불우한 가정환경에 있었습니다. 문제 학생의 경우 집에서 숙제할 환경이 아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연스레 '거꾸로 수업'이 더 효과적이었던 측면이 있습니다. 한국의 환경에서는 또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겠지요.

그럼에도 그레그 그린의 성공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전혀 다른 방식을 실험하다 보면 전혀 다른 해답이 나올 수 있다는 거지요.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다 보면 뜻밖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겁니다. 클린턴데일의 거꾸로 수업 성공 사례에 관심을 가져 봄 직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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