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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그림책 학급운영] 새학기 학생 상담 '마음의 집'으로 활짝 열어볼까

[에듀인뉴스] 학급운영, 생활교육의 핵심은 대화를 통한 학생과의 관계 형성이다. 관계 형성을 위해 우선 학생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림책이 학생들의 얼어있는 마음의 문을 열어준다. 마치 마법처럼. <에듀인뉴스>는 ‘그림책 학급운영’을 집필한 그림책사랑교사모임 회원들과 그림책이 주는 마법의 비밀을 공유하고자 한다.


소그룹 집단 상담


[에듀인뉴스]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담임교사들은 학생 상담으로 학생 개인의 성향, 기질, 자라온 환경 등 학생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하고 알아가려고 애쓴다. 


개인별 상담 외에도 소그룹 집단상담을 통해 학급 친구들 간 관계를 형성하고 개인별 상담에서 교사에게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한다. 각 상담마다 교사에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상담과 집단상담 두 축을 통해 학생들을 보다 깊이 알고 학생들을 더 잘 지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그림책  『마음의 집』을 알게 되었고 그림책을 통해 표현하면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에 대해 알아차리고,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글 김희경| 그림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창비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각각 다른 모양으로 표현되는 마음의 집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마음의 집에 있는 문을 누군가는 활짝 또는 조금 열고, 어떤 이는 꽉 닫아 놓는다. 


친구가 미울 때, 싸우고 싶을 때 등 나쁜 마음이 생길 때, 잊고 싶은 일이 생길 때는 변기손잡이를 꾹 누른다. 마음의 집은 가끔 주인이 바뀌기도 한다. 


어떤 날은 불안이 어떤 날은 초조가 어떤 날은 걱정이 마음의 집을 다스린다. 때때로 마음의 집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스러져 갈 때, 마음의 방에 혼자 있을 때, 창밖으로 비가 내릴 때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세상에 다른 마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림책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마음들과 연결될 때 위로를 받다. 그림책 『마음의 집』을 열고 함께 연결된다.


내 마음 읽어주기 질문에 답한 학생들.(사진=권순령 교사)

내 마음 읽어주기  


상담을 시작하면서 소그룹 집단 상담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밖에 나가서 이야기하지 않을 것을 주지시키고 혹시 공개가 되도 괜찮을 정도의 이야기만 하기로 약속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둥글게 앉아 그림책 ‘마음의 집’을 읽는다. 준비된 활동지를 배부한 뒤 마음의 집 책장을 넘긴다. 함께 읽어가면서 다음 5개의 질문에 대답하도록 한다.


마음의 집에 문에 대한 장면과 함께 첫 번째 질문이 시작된다. 사람에 따라 마음의 집에 있는 문을 조금 열기도 하고, 활짝 열거나 닫고 사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언제 문을 조금 열거나 활짝 열고, 닫고 사는지 돌아가면서 대답하도록 한다. 


첫 번째 질문, 내 마음의 집의 문이 닫혔을 때와 조금 열렸을 때, 많이 열렸을 때의 경험을 써 보세요.


 마음의 집 창문 장면과 함께 두 번째 질문이 시작된다. 마음의 집에 있는 두 개의 창문에 대한 내용이다. 한 쪽 창에서는 매일 비가 내리고, 다른 쪽에서는 매일 해가 쨍쨍한다. 각 학생들에게 자신의 마음에 비가 내리는 부분과 해가 쨍쨍한 부분에 대해 묻고 대답하도록 한다. 


두 번째 질문, 내 마음의 집 창문에는 언제 비가 내리고, 해가 쨍쨍한가요?


마음의 집에 위치한 화장실에서 세 번째 질문이 시작된다. 화장실은 해우소(解憂所)라는 말처럼 근심, 걱정 등 비우고 싶은 것들을 떠나보내는 공간이다. 


마음의 집에 있는 화장실도 똑같다. 친구가 미워질 때, 질투하는 마음이 생길 때, 잘난척하고 싶을 때, 싸우고 싶을 때는 변기 손잡이를 누르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에게는 가장 최근에 변기 손잡이를 눌러서 떠나보내고 싶었던 일이 있었는지 대답하도록 한다. 


세 번째 질문, 가장 최근에 변기 손잡이를 꾹 누른 경험은 언제인가요?


평소 상담에서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마음속의 어두운 부분까지 이야기한다. 서클로 이야기하기가 끝나면 휴지에 잊고 싶은 일들을 적어서 변기에 떠나보내는 시간을 가집니다. 많은 학생들이 이 부분을 좋아했고, 실제로 휴지에 나쁜 일들을 적어서 상담이 끝난 뒤 함께 변기에 내리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문제 상황과 멀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네 번째 질문, 내 마음의 집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주변의 사람 덕분에 의지가 된 경험이 있나요? 적어보세요.


각자 그림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림책 읽기 활동을 마무리 한다.


다섯 번째 질문, 그림책을 읽고 가장 마음에 와 닿는 장면의 그림이나 문장을 말해보세요.


언제나 너를 도와 줄거야.
그 마음들이 네 마음을 도와 줄거야.
어떤 날은 불안이 어떤 날은 걱정이 네 마음의 집을 다스리지 
그런데 마음은 잘 알 수가 없어. (알다가도 모르는 내 마음과 같다.)


다섯 개의 질문에 대해 대답을 모두 마친 뒤에는 책의 내용을 참고하여 자신의 마음의 집 그림을 그리도록 한다. 


내 마음의 집은 어떤 모습일까.(사진=권순령 교사) 

마음의 집 그리기 


자신 마음의 상태에 따른 마음의 집을 그립니다. 집을 그릴 때 책에 나온 방, 계단, 문, 창문 등을 참고해서 그릴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학생들마다 현재 마음의 상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친밀한 공간이나 사람에 따른 다른 결과물들이 나옵니다. 교사가 별도로 해석해주지 않고 각 학생이 마음의 집을 그리고 자기가 표현한 부분들에 대해 설명한다.


마음의 집에 스티커 붙여주기


각 마음속에 있던 계단, 닫힌 문, 변기에 내리고 싶던 사건 등을 듣고서 마음의 집 그림에 서로 응원 스티커를 붙여줍니다. 응원 스티커는 시중에 응원하는 말들로 구성된 스티커가 많다.   
완성된 마음의 집 그림을 보고 나눈 이야기들을 토대로 친구에게 응원해주고 싶은 문구를 붙여준다. 긴 상담보다 오히려 친구의 작은 응원이 더 큰 힘을 줄 때도 있다. 학생들도 붙여준 응원스티커를 서로 자랑하고 기뻐한다.


그림책 『마음의 집』을 읽으면서 소감을 짧을 글로 쓰고 이야기하면서 상담을 마친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뒤로 갈수록 위로되는 말도 많아 좋았어요. 나 스스로는 알고 있던 말들이었지만 아무도 해준 적 없는 말들이라 더욱 위로가 되었어요.”


“1번의 물음에 내 강점들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지난 날의 내가 느꼈던 것들과 잊지 못한 추억의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리고 4번에 답했을 때는 내가 주변 영향으로 인해 감정의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나의 마음을 잘 들여다 볼 시간조차 없고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를 때가 많았는데 이 활동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시간과 여유가 생긴 것 같아서 좋았고 앞으로 가끔씩 내 마음의 집을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림이 주로 되어있고 글씨가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하고자 하는 핵심을 잘 전달해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서 좋았고 내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어요. 친구들과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권순령 경기 시흥 서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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