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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김경희의 교사성장연습] 자율과 책임, '척'으로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성숙된 감각 능력인 '책임감'으로 서로가 연결됨을 느낀 같은 학년 교사들.(사진=김경희 교사)
성숙된 감각 능력인 '책임감'으로 서로가 연결됨을 느낀 같은 학년 교사들.(사진=김경희 교사)

[에듀인뉴스] “그 당시 너무 힘들어서 병가 내고 휴직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내가 이렇게 가버리면 같은 학년 선생님들이 나로 인해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생각이 드니 마음을 다잡게 되더라고요.”


수습해야 할 학생 생활교육 문제가 잇달아 일어나자 일순간 방전 상태가 되어버린 후배 교사가 지난 일을 떠올리며 힘들었던 때의 심경을 털어놓는다.


그는 함께 아파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던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말을 꺼냈을 뿐인데 우리는 그의 말 속에서 힘들었던 상황에서도 같은 학년을 떠올리며 가졌던 성숙한 태도인 ‘책임감’을 읽어낼 수 있었다.


분명 그가 보여준 책임감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연결됨을 인지한 고도의 성숙된 감각 능력이었다. 그는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자신을 다잡아 주었던 것이 동료였다고 하지만 진정 그를 일으켜 세웠던 것은 스스로가 발휘한 책임의식과 주인의식 이였다.


그렇다면, 그의 책임감은 어디서 탄생했을까? 우리는 어떤 경우에 자발적인 책임의식을 갖고 행동할 수 있을까?


 


2020년 3월 첫 주, ‘자율과 책임’을 주제로 새 학년 교육과정을 디자인해보기 위해 방학동안, ‘자율과 책임’에 관해 떠오르는 몇 가지 질문들을 해보고 있다.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문득 오래 전 일이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한 장면이 떠올랐다.


“복도에 떨어진 휴지를 과연 누가 줍나 궁금했는데, 역시 줍는 사람은 생활부장이네!”


교무실 문을 열려는 순간, 문 앞에 쓰레기가 보여 주웠을 뿐인데 돌아온 피드백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무척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나는 특별히 도덕적 윤리 의식이 강해서 그리 행동했던 것이 아니었다. 단지 쓰레기가 내 눈에 보였고 그냥 지나치기가 불편하고 찜찜해서 가볍게 허리를 숙였다는 것이 정확한 상황 설명이다.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자기 책상을 스로 관리하는 아이들.(사진=김경희 교사)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자기 책상을 스로 관리하는 아이들.(사진=김경희 교사)

그렇다면 그 당시 내가 느꼈던 ‘불편함과 찜찜함’은 어디서 왔을까? 이 질문을 품고 가만히 5년 전으로 거슬러 가본다.


그 당시 나는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분명 강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주인의식은 ‘생활부장’이라는 역할에서 탄생했는지 모른다. 어느 누구도 내게 역할에 따른 책임성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내 스스로 해야 할 역할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된 덕분에 내가 설정한 역할에 맞게 마음껏 자율성을 발휘하면서 생활했던 때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나부터 실천하지 않으면서 누구에게 권할 수도 부탁할 수도 없는 삶의 원리를 깨우쳐가던 때였다. 더 정확하게는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크고 작은 이벤트를 통해 학습해가면서 책임의 영역이 조금씩 확정되어가는 재미를 맛보던 시기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내가 착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외부 힘에 의해 책임감을 느끼면서 행동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나의 의식적인 행동이 반복되면서 서서히 진화가 일어났다.


반복된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하면서 어느덧 ‘좋고 나쁨의 단계’를 뛰어넘어 ‘하면 편하고, 하지 않으면 불편한 단계’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아마도 ‘좋고 나쁨’에서 ‘편함과 불편함’으로 넘어갔던 찰라가 바로 자발적 ‘책임의식’이 싹튼 순간이지 않았을까 나름의 정의를 내려 본다.


책임의식을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요? 자발적인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요?


 


선생님들께서 ‘자율과 책임’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어려움을 토로하신다.


SBS 프로그램 '골목식당' 100회를 맞아 인터뷰 하는 백종원(사진=SBS 캡처)
SBS 프로그램 '골목식당' 100회를 맞아 인터뷰 하는 백종원(사진=SBS 캡처)

“방송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선한 척 하고 공익을 위하는 척 하고 남을 배려하는 척을 할 수 밖에 없어요. 사람들은 척하는 제 모습을 보고 좋아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생활에서도 척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척을 하다 보니 그게 내 삶이 됐어요.”


얼마 전, 백종원이 ‘골목식당 100회 인터뷰’ 한 기사 내용으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해볼까 한다.


백종원이 했던 ‘척’도 분명 스스로가 선택한 ‘척’이다. 만약 누군가가 ‘척’하라 강요했다면 ‘선한 척’이 일상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었을까? 스스로 선택한 ‘척’이 ‘좋게 보임’을 뛰어넘어 ‘삶’으로 나타난 것을 ‘자율’이 만들어 낸 ‘책임’의 성숙된 아름다움으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사람들이 ‘척’하는 그의 모습을 좋아해 주었던 것이 결국은 그를 변화시킨 또 하나의 결정적인 힘이었음을 그는 말한다.


변화란 결코 혼자의 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한 것이다.


‘자율과 책임’에 관한 원리적인 교육 방법을 만들어가기 앞서 몇 가지 질문을 더 해본다.


▲어떻게 하면 ‘선함과 좋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선함’에 대한 ‘좋음’이 나와 연결된 조직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맥락적으로 이해하면서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스로 선택한 ‘선함’을 반복적으로 실천하여 습관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선함과 좋음, 연결, 반복, 습관, 성장과 성숙’ 등과 관련된 자신만의 물음에 찾고 그 물음에 진지하게 답해가다 보면 ‘자율과 책임’을 나의 교실 속에서 부드럽게 녹여볼 수 있는 나만의 교육 방법들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을 맞이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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