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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공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들어보셨죠? ‘콩쥐팥쥐’에 등장하는 내용으로, 누구나 잘 아는 속담입니다. 사전적 의미는 ‘밑 빠진 독은 아무리 물을 부어도 채울 수 없다는 뜻으로, 아무리 애를 써도 보람이 없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정의됩니다. 눈치 채셨으리라 생각됩니다만, 공부는 바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습니다. 오늘은 바로 이 속담에서 출발하겠습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 1850.1.24.~1909.2.26.)는 흥미로운 연구를 했는데, 바로 사람의 기억은 시간에 반비례 하는 것에 입각하여, 감소하는 기억을 장기적으로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론을 처음으로 내놓았습니다. 에빙하우스는 ‘망각곡선’이란 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론을 보다 구체적으로 주장합니다.




에빙하우스는 학습 후 10분 후 부터 망각이 시작되며, 1시간이 지난 뒤에는 50%, 하루가 지나면 70%, 한 달이 지나면 80%를 망각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망각으로부터 기억을 지켜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복습이며, 복습에 있어서 그 주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10분 후에 복습하면 1일 동안 기억되고, 다시 1일 후 복습하면 1주일 동안, 1주일 후 복습하면 1달 동안, 1달 후 복습하면 6개월 이상  장기기억 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습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 구구단을 외웠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멜로디에 맞춰 구구단을 외웠습니다. 구구단을 망각하지 않고 어른이 되어서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반복을 통해 이뤄낸 가슴 뿌듯한 업적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왜 공부가 밑 빠진 독에 물 붇기일까요? 언뜻 드는 생각은 사람은 누구나 망각하기 때문에 공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저의 주장은 ‘밑 빠진 독에도 물을 채울 수 있다.’입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빠진 밑의 크기를 알면 어느 정도의 양의 물이 새어나가는 지 알 수 있을 테니, 물을 부을 때 그 양보다 많은 양의 물을 부으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1분에 2리터의 물이 빠져나간다면, 1분에 2리터보다 많은 양의 물을 부으면 독을 물로 채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독을 우리 뇌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우리 뇌는 어쩔 수 없이 망각을 합니다. 뇌의 망각작용에 의해 삶이 편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이, 우리 뇌는 반드시 망각하게 됩니다. 밑 빠진 독에서 물이 새나가는 것은 바로 뇌가 망각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에빙하우스의 연구결과처럼, 새어나가는 물의 양보다 많은 양의 물을 반복적으로 부으면 물을 채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잊을 만하면 다시 복습을 통해 망각하지 않을 수 도 있지 않을까요?


  
▲ 김형규 원장

자 이제 수학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을 소개할 차례가 된 것 같습니다. 수학공부를 재미있게 하려면 우선 이러한 뇌의 작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나 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우리는 미처 이점을 깨닫지 못하고 마냥 수학을 어려운 과목으로 치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물론 개념을 배우고 공식을 암기해도 좀처럼 잘 풀리지 않는 어려운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변별력’이란 명분으로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를 어느 정도 일정한 비율로 출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려운 문제를 상대해야 하는 현실은 어쩔 수 없습니다.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도 어려워하고, 심지어 선생님들조차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나중에, 수학이 정말 어려운 것인지, 수학은 머리 아프고 어려운 과목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도 마련하겠습니다.)

우리 뇌는 망각을 밥 먹듯 좋아합니다. 망각을 해야 자연스럽게 인간답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학 때 선행학습으로 분명 배운 문제를 학기 중에 다시 풀려고 할 때, 풀이 과정이 생각이 나지 않아 고생했던 기억이 다들 있을 겁니다. 우리는 그 순간 “아, 정말 수학은 어려워.”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결코 수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오히려 잊어버린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누구나 다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수학뿐만 아니고,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이점은 다른 과목의 경우에는 다시 복습을 통해 해결이 되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수학은 ‘해도 해도 어려워’ 라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들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을 때, 효과적인 반복학습을 통해 ‘나’는 그런 경험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옆 친구가 “어, 이거 분명 풀었던 건데, 어떻게 했더라? 너 혹시 이 문제 어떻게 푸는 건지 알아?”하고 물을 때, 여러분들의 대답은 다음 둘 중 어느 것이면 좋을까요?

 “어, 나도 기억이 안 나네...”
 “어, 이 문제는 말야...”

누구나 하는 경험(망각)을 ‘나’는 망각하지 않는다면 정말 수학이 재미있어지지 않을까요? 예상하고 있듯이 반복학습을 통해 망각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오면 됩니다. 주기적은 반복학습을 통한 공부법을 이용하여 수학 공부를 한다면, 보다 재미있게 수학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복(복습)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가장 좋은 공부법이란 따로 없습니다. 학생들마다 실력의 편차가 다르고 선행학습의 진도 차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라고 확정적으로 공부법을 잘라 말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수학을 잘 하든 못 하든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복습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정말 효과적인 복습을 할 수 있고, 망각하지 않고 늘 기억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오답노트’입니다. 수학은 오답노트와 함께 공부를 할 때, 정말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려운 수학이 쉬운 수학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공부법을 소개하는 블로그나 카페도 정말 많습니다. 많은 선생님들도 오답노트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으며, 오답노트를 이용하는 복습법보다 더 좋은 복습법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좋은 오답노트를 제대로 작성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글은 좀처럼 찾기 어렵습니다. 그저 ‘오답노트를 활용하라.’라는 정도만 소개합니다. 간혹 출판사에서 오답노트를 제작하여 문제집을 살 때 부록으로 주기도 하는데, 받아는 놓고 작성하지 않고 그대로 연습장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나요? 오답노트는 있는데 일일이 작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답노트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어떻게 하면 오답노트를 중단 없이 계속 작성할 수 있는지, 오답노트를 즐겁게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을 다음 주에 아주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제 제가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오답노트 작성을 시킨 결과 성적향상은 물론이고, 평소 수학공부에 대한 혐오감을 갖던 학생들조차 수학을 재미있어 하고, 흥미를 느끼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물론 좋은 대학에 많이 갔습니다. 저의 경험을 토대로 오답노트 작성의 know-how를 기대해 주세요.

우리는 수학 문제가 잘 풀리면 재미있다고 하고, 풀리지 않을 때는 어렵다고 합니다. 정말 어려워서 누구에게나 어려운 그런 문제가 아니라면, 풀리지 않은 문제는 그 문제를 푸는 방법을 잊은 것이고, 풀리는 문제는 푸는 방법이 머릿속에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학은 다른 과목과 달리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수학의 커리큘럼 자체가 계단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기초를 망각하면’ 점점 수학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차방정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차방정식을 배울 수 없고, 이차방정식을 배우지 않고 이차함수를 배울 수 없습니다. 수열, 극한, 미분, 적분은 하나의 큰 체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아가 만약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하게 된다면 ‘미적분’은 기초 중의 기초로 자리를 잡습니다.

에듀진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즐겁고 쉽고 재미있는 수학 공부법을 소개하겠다고 약속을 드렸습니다. 그 첫 번째 방법으로 제가 선택한 것은 ‘오답노트’였습니다. 다음 주에 소개될 오답노트의 작성법을 많이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다양한 각도에서 수학공부의 방법론을 계속 알려드릴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수학, 절대 어려운 과목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주 글에 있던 문제의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래 정답을 보시고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답 : (A나 B 아무에게...) “이보시오. 당신 옆 사람에게 ‘내가 어느 길로 가야 살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 저 사람이 어느 쪽으로 가라고 대답할까요?” <아래 관련기사 링크를 열면 지난번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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