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신종코로나로 멈춘 학교 "온라인 수업 시수 인정, 이번에도 안됩니까?"

(사진=연합뉴스 캡처)
(사진=kbs 캡처)


[에듀인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휴업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휴업사태를 2015년에도 이미 겪었다. 


2015년 5월에 우리나라에 불어 닥쳤던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MERS) 사태를 우리는 모두 겪었다. 그동안 사스, 신종플루와 같은 대 유행성 전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세계가 공포에 떨었었지만 메르스 만큼 확산성이나 치사율이 높은 적이 없던 것 같았다.


결국 메르스 사태는 학교의 문을 닫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많은 초중고 학교는 6월 초 학교장 임시휴업을 결정하고 학생들의 단체생활을 철저하게 제한했다.


그 당시 메르스 휴업사태가 우리 교육계에 던진 과제가 있었다.


앞으로 천재지변과 같은 이런 상황에서 학교교육은 어떻게 되어가야 할 것인가? 아이들이 모여 있는 단체생활은 아무래도 감염이나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럴 때 우리의 대비책은 무조건 학교를 나오지 말라고 해야만 하는 것인가?



중앙기독중학교의 실험 "온라인 개학과 수업"


내가 근무하는 중앙기독학교는 1994년에 개교한 중앙기독초등학교와 2007년에 개교한 중앙기독중학교로 된 인가형 특성화 사립학교이다. 우리 학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미래학교의 모습을 구상하고 있었고, 특히 미국에서 도입된 Flipped learning(이하 플립러닝)을 일찌감치 구현하고 있으며 구글 에듀케이션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 환경을 만들고 있다.


2016년에 국내 최초 출시 된 크롬북이라는 온라인학습에 최적화된 노트북을 전교생이 개인 소지하여 수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것을 통한 학습 환경의 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전 교직원과 학생들이 모두 구글 기반의 학습 환경에 익숙해져 있으며 학사운영의 유연성을 이 환경을 통해서 이뤄가고 있다.


중앙기독중학교의 유튜브라이브 온라인개학. 기존 개학식은 과제점검하고 출석체크하고 하교하는 상황이 많았다. 기존 개학식 관행을 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시작했고, 온라인 기반 수업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사이다.(사진=김재현 교사)
중앙기독중학교의 유튜브라이브 온라인개학. 기존 개학식은 과제점검하고 출석체크하고 하교하는 상황이 많았다. 기존 개학식 관행을 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시작했고, 온라인 기반 수업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사다.(사진=김재현 교사)

이미 수년 전부터 온라인으로 개학식을 하고 있다. 구글클래스룸이라는 가상의 교실을 개설하고 그곳에 온라인 환경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하고 선생님들의 영상을 업로드하여 화상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온라인개학식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서 라이브 방송으로 개학식을 진행하며 실시간으로 아이들의 채팅에 대한 답변과 반응으로 이뤄진다.


처음에는 온라인 개학식을 어색해하던 학생과 학부모들도 지금은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물리적인 학교를 벗어난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고자 하는 상징적 의미도 강하게 있는 행사다.


그런 중앙기독학교가 2015년 메르스 휴업사태에 맞춰 마치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휴업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미 수년 전부터 온라인 기반 학습 환경을 구축했고 언제든지 구글클래스룸을 통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업일수가 모자라 방학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구글클래스룸에 전면으로 수업을 개설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아이들은 각 가정에서 그리고 선생님들은 각 교실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학급과 교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플립러닝을 진행하던 터라 동영상을 제작하여 수업을 올리는 것에 익숙한 선생님들이 많았고, 구글클래스룸은 모두가 다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


온라인 수업은 어떻게?


[조회] 행아웃 조회


학급에 담임교사와 부담임교사가 있다. 각각 14명씩 나눠 맡아 구글의 화상통화 서비스인 ‘행아웃’을 연결한 다음 아이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질문도 받고 간단한 조회를 한다. 아무리 온라인이라고 해도 얼굴 보는 건 수업을 받는 태도에 대한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들이 너무 떠들고 시끄러울 수 있어서 조건은 ‘마이크 음소거하기’, ‘선생님이 말하라고 한 사람만 말할 수 있기’, ‘채팅으로 질문하기’ 등으로 정했다.


질병 확산 중이었기 때문에 온라인이지만 매일 아침 조회 때 발열 체크하고 건강상태를 점검했다.


[1교시] 국어 - 설명하며 말하기


구글클래스룸에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을 기록한다. 해당 교과서 페이지도 표시해두고, 첨부된 구글 문서 양식에 자신이 설명할 제품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쓰기 수행평가를 한다. 특별한 수업을 준비할 필요 없이 지난 주 수업 진도에 맞춰 동일하게 진행하면 된다.


꼭 정보 전달 내용의 수업을 할 필요도 없고, 간단한 지시사항만 주고 과제 수행으로 진행해도 된다.


제출기한을 해당 교시 내로 설정한다면 아이들은 꼼짝없이(?) 글쓰기 수행을 할 수 밖에 없도록 할 수 있다.


온라인 수업의 몰입도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운운하는 경우는 제대로 된 학습의 경계와 정확한 지시사항 없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평소에 수행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학교에서건 온라인에서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온라인수업으로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2교시] 수학 - 1차 방정식


수학교사들은 이미 사전에 제작해 둔 수업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이미 우리 학교는 동영상 공유플랫폼에 학기당 20유닛의 동영상이 탑재되어 있다. 어차피 학교에서 수학 과목은 전 과정을 플립러닝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직접 인터넷 강의 강사처럼 찍은 수업 영상을 시청하고 수학 익힘책을 풀고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구글 클래스룸에 올리면 수업과 과제수행 완료되는 형태이다.


온라인 수업이라고 해서 학생들이 무조건 디바이스를 사용하여 작업할 필요는 없다. 학생들에겐 손으로 풀고 기록하고 사진으로 찍어서 올려도 되는 상대적으로 편한 과제도 필요하다.


[3교시] 사회 - 내 고장 알아보기


EBS 한국기행 동영상 자료를 선생님이 정리해서 영상 링크를 구글클래스룸에 첨부하고 그것을 시청하고 오라고 할 수도 있다. 꼭 선생님이 모든 영상을 만들 필요는 없다. 필요에 따라서 좋은 영상을 잘 찾아내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할 수도 있다.


영상 시청 후 간단한 소감만 댓글로 작성하게 하고 관련된 수행활동은 다음 주 휴업이 끝난 후에 하겠다고 했다.


수업시수 대체 안 되는 온라인 수업 "메르스 사태 교훈 못 얻었나"


구글클래스룸과 유튜브 등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여 학생들과 안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였고 5일간의 메르스 사태로 인한 학교장 재량의 휴업기간동안에 수업 결손을 최소화하였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인정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출석일수 산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열심히 수업했지만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동일하게 방학일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5년 전, 우리나라 공교육학교에서 온라인수업일수 인정에 대한 제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메르스 사태로 알게 됐다. 그것은 신종 코로나로 학교가 휴업하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2015년에는 개인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들들 많았고, 각 가정마다 데스크탑, 노트북, 태블릿 등의 다양한 디지털디바이스가 잘 갖춰져 있지도 않았다. 부모님들이 출근한 뒤에 아이들은 혼자 집에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 온라인 수업을 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2016년 4차 산업혁명의 어젠다가 터진 후 우리 사회 전반에 디지털디바이스의 확대와 보급 그리고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움직임들이 있었다.


교육계에는 국제 IT대기업들의 Learning Management System(L.M.S) 전쟁이 가속화 되었다. 특히 구글의 G-Suite for Education 서비스는 우리나라 교육청을 중심으로 각 학교에 가상의 온라인 교실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며, 그 플랫폼을 활용하여 창의적이며 학습자 중심의 수업으로 변화하는 움직임을 가속화해왔다.


질병의 확산세가 어찌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재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지금의 사태 속에서 학교 현장은 그동안 열심히 구축한 L.M.S 기반으로 수업환경을 구성하여 대비해야할 것이다.


학교 현장 뿐 아니라 교육당국에서도 같은 움직임을 당부한다. 5년 전 메르스 휴업 때 온라인수업을 통해 수업결손을 막았지만 그것이 출석인정을 받지 못하며 수업 시수로 인정받지 못한 전례가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지금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인재를 기른다며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로서 AI인재양성을 목표로 한다는 정부에서 어찌 보면 지금의 이 국가재난과 같은 위기 사태가 한 편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질병 확산세에 따라 대규모 휴업사태가 벌어져 각 지역교육청과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이 어렵다면 재택학습으로라도 수업 결손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 세계 구글 교육자들의 모임 중 한국 모임(GEG SouthKorea). 구글 플랫폼을 활용한 오프라인 행사와 온라인 방송으로 교사연수 및 다양한 세미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재현 교사)
전 세계 구글 교육자들의 모임 중 한국 모임(GEG SouthKorea). 구글 플랫폼을 활용한 오프라인 행사와 온라인 방송으로 교사연수 및 다양한 세미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재현 교사)

교사들의 움직임도 많이 필요하다. 의식 있는 많은 교사들이 미래형 수업 모형을 제작하기 위해 온라인 기반의 구글클래스룸과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구글에서 공인하는 교육자(Google Certified Educator) 그리고 그런 교육자들을 트레이닝하면서 확산할 수 있는 교사인 구글 공인 트레이너(Google Certified Trainer)들이 함께 연구하는 GEG (Google Educator Group)라 불리는 교육자들의 모임이 있다.


이 모임에서는 유튜브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정기적으로 특별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대부분 현직 초중고 교사나 대학교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이 시도하는 교육 도구와 수업 방식은 우리나라 학교가 온라인 기반 학습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에 가장 적합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GEG는 구글클래스룸을 이용한 온라인 수업, 크롬북 등의 개인 디바이스를 활용한 수업 환경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업 대안은 이미 몇 년 새에 우리 학교 교실에 들어와 있다. 교육당국에서는 아직 전혀 미동 없는 상황들이 이미 민간차원에서는 이뤄지고 있다.



교육은 어느 것에도 선행되어야 한다


여전히 철옹성과 같이 닫혀있는 우리 학교 현장 교실 수업을 개방하고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정신을 가지고 있는 교사가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변화하는 인재 양성이라는 화두에 맞는 학교 현장의 변화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우리 학생들의 계속된 성장을 가르친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수업과 교실의 상황을 과감하게 부수고 나와 혁신을 이뤄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김재현 경기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기술교사. 국내 최초 공교육에 크롬북을 도입하여 수업의 혁신을 이끌었고 전국의 초중고대학에 구글기반의 수업모델을 제시하며 학습자중심 수업을 디자인하는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건설환경공학을 전공하였으며 한양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저서(공저)로 '교실의 미래 구글클래스룸'이 있다.
김재현 경기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기술교사. 국내 최초 공교육에 크롬북을 도입하여 수업의 혁신을 이끌었고 전국의 초중고대학에 구글기반의 수업모델을 제시하며 학습자중심 수업을 디자인하는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건설환경공학을 전공하였으며 한양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저서(공저)로 '교실의 미래 구글클래스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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