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대학 입학처장들 “고교 프로파일·학생부 비교과 폐지 철회해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한 입장 밝혀
-“수능위주전형, 오히려 교육 불평등 심화” 주장


기사 이미지

전국 대학 입학처장들이 “고교 프로파일과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비교과 폐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이하 입학처장협의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발표했다. 입학처장협의회는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이하 대입 공정성 방안)과 관련해 초중고생들의 교육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 대학의 입장을 정리해 표명한다”고 밝혔다.

먼저 입학처장협의회는 ‘고교정보 블라인드 처리’와 ‘고교프로파일 전면 폐지’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출신고교 정보와 고교프로파일은 고교의 교육환경과 여건을 고려해 평가할 수 있도록 고교가 대학에 제공하는 자료다. 대입 공정성 방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출신고교의 후광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고교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하고 고교프로파일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입학처장협의회는 “주어진 교육 환경 내에서 학생이 노력한 과정을 평가하기 어려워지면서 우수한 고교교육과정 또는 학생부 기록이 좋은 고교의 학생들이 대거 합격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개별 고교 교육과정에 대한 몰이해는 학종의 취지인 종합적 정성평가에도 적합하지 않아 평가에 대한 타당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했다.

오는 2024학년도부터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비교과를 폐지할 경우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입학처장협의회는 “자기소개서 폐지로 학생의 진로 변경이나 교과목 선택 등 교내 활동에 대한 소명의 기회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며 “학생부 비교과도 폐지되면 나머지 특정 요소를 관리하려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기록을 부풀리거나 학교·교사 간 기록 편차에 따른 유불리가 가중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학생의 교과목 이수 현황, 내신 성적 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수시모집이 학종보다는 학생부교과전형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으로는 고교의 학생부 기재 자율성을 확대하고, 대학은 전문성 강화를 통해 자료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입학처장협의회는 2022학년도부터 정시(수능위주전형) 선발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냈다. 이들은 “교육부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 발표 이후 1년 만에 다시 대입제도를 개편하면서 수험생·학부모·고교·대학이 모두 혼란에 빠졌다”며 “정시 확대로 인해 과정중심·학생참여 수업이 위축되고 다시 문제 풀이 수업으로 돌아가 공교육이 퇴행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9학년도 수능 성적 결과’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18 교육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수능위주전형은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촉매제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각종 분석 자료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입 공정성 방안에 담긴 정시 확대 조치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대학 재정지원 사업의 방향성과 정면 배치된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고교교육기여대학 사업’을 통해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생의 고교활동을 대입전형에 반영하는 것을 장려해왔지만, 이번엔 정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사업을 활용할 계획이다. 입학처장협의회는 “고교기여대학 사업비의 60% 이상이 학생부를 정성평가하는 전임사정관의 인건비로 활용된다”며 “정시 확대 방침과 고교교육기여대학 사업의 방향성이 모순된 양상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입학처장협의회는 “교육 당국은 대학의 자율권을 인정하고 각 대학의 선발 철학에 맞는 적격자를 선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특정 대학을 선택해 일부 전형의 선발 비율을 사실상 강제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향후 대학과 활발한 대화를 통해 대학이 처한 환경과 자율성 등을 고려하고 이를 최대한 보장하는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관련기사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