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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 현장] '갈등 증폭' 교사 업무분장 시즌

 

경기도 K고교 2020학년도 담임 및 부서 배정 희망원 캡처(사진=최우성 교사)
경기도 K고교 2020학년도 담임 및 부서 배정 희망원 캡처(사진=최우성 교사)


[에듀인뉴스] 일반 직장과 다르게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매년 2월이면 업무분장을 하게 되며, 학교의 행정 업무를 분담해 운영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지만,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존재하는 각종 행정 업무가 교사에게 부여된다. 그 많은 행정 업무를 교육행정직원들이 모두 부담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교사들은 행정 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으며, 맡은 업무는 교사들이 멀리하는 기피업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신임교사 3년 연속 담임


경기도 J고교 P교사는 2018년 3월 임용된 이후 2년 연속 담임을 맡으면서 대학에서 배우지 못한 담임교사 역할을 수행하느라 멘탈이 붕괴됐다. 매일 끊이지 않는 학생들의 사건‧사고‧사안 등으로 각종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해야 했고, 그에 따른 각종 서류 등을 만들어야 했다. 혼자 종종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간제 여교사, 담임에 학폭 담당까지


경기도 K중학교 L교사는 담임을 맡으면서 기피업무 중 최고로 치는 학교폭력 책임교사를 맡았다. 각종 사안처리 등으로 1년 동안 시달리는 고초를 당했다. 그러다보니, 정작 중요한 학급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수업, 상담 등은 늘 뒷전으로 밀려났다. 학급 학생들이 담임교사를 찾아와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애매한 경험이 늘어만 갔다.


업무분장 선택권 없는 기간제·저경력·미혼·무자녀 교사


업무분장 시즌에서 가장 선택권이 없는 교사는 뭐니 해도 기간제 교사, 저경력 교사, 미혼교사, 자녀 없는 교사 등이다.


지난 11일 서울시교육청은 기간제 교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계약제 교원 운영지침’을 개정,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간제 교사에게는 책임이 무거운 보직교사 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정규직 교사에 비해 불리하게 업무를 배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즉, 서울지역의 기간제 교사는 생활지도 등 정규직 교사들도 기피하는 힘든 업무를 떠맡지 않아도 되며, 담임도 정규직 교사에게 우선 배정한다.


시‧도교육청별로 신규 임용 합격자는 대부분 2월 초에 발표되며, 기존 교사들에 대한 전보 내신 발표도 이때쯤에 이뤄진다. 학교별로 기존 교사들에 대한 업무 희망원을 미리 받고, 대략적인 업무분장 초안을 작성해 놓는다. 새로 전입 오는 교사들은 거의 대부분 기피업무 중에서도 최고봉인 기피업무들을 맡게 된다.


이 자리는 기간제 교사, 저경력 교사, 미혼교사, 자녀 없는 교사, 파견 다녀온 교사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 이외의 과도한 책임과 업무로 나날이 피폐해지고 교사로서 효능감과 자괴감이 찾아온다.


학교별로 교사 업무분장 희망원을 취합하고, 교사 중에서 기 선출된 인사자문위원회에서 업무분장을 논의하면서 조정하지만 쉽게 조정이 이뤄지기는 힘들다. 어쩔 수 없이 특정 교사로 채우고 학교장의 결재가 나면, 업무분장으로 발표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하기 싫은 기피 업무를 부여받게 되면, 그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그야말로 아무 탈 없이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기피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기간제 교사뿐만 아니라 정규직 교사 중에도 균등한 업무분장이 되지 못하여 허우적 되는 교사들이 많다.


경기도 P고교 K교사는 “저희 학교는 그나마 선생님들이 기피하는 업무는 경력교사 위주로 편성한다. 다만, 대학원에 진학하는 선생님들에게는 담임을 맡기지 않는다”며 “대학원 진학이 기피업무 회피 수단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보직교사에 대한 예우나 처우개선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수년째 동결된 월 7만원의 부장교사 수당, 월 13만원의 담임교사 수당으로 교사들을 유인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기피업무가 왜 생겨났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면 해답이 보인다.


기피하는 업무의 대부분은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 등과 관련이 있다. 담임은 1년 동안 25명 내외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신경써야 한다. 조‧종례, 수업, 생활지도, 상담 외에도 학생과 관련된 학부모의 상담이나 민원도 대응해야 한다.


신경써야할 것들이 많아지는 담임 역할에 대해 교사들은 월 13만원 담임수당 받지 않고, 그냥 비담임으로 지내고 싶은 마음을 보인다. 그래야, 1년이 정신적으로 편하기 때문이다.


(사진=tvN 블랙독 캡처)
(사진=tvN 블랙독 캡처)

기존 승진체계 문제점이 기피업무 가속화 원인


예전과 다르게 교사들은 승진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소수점 0.1점, 0.01점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승진 가산점을 모으는 방법으로 승진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승진체계인가?”하는 점이다.


워라벨로 대표되는 사회적 트렌드가 교직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땡 하면 출근하고, 땡 하면 퇴근하는 문화 속에서 퇴근이후까지 걸려오는 다양한 민원 전화, 일과 전후로 터지는 각종 학교폭력 사안 등으로 시달리다보면, 담임도 싫고, 학폭 책임 교사도 싫게 된다.


이제 기피업무로 전락한 생활지도에 전념하는 교사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기간제교사, 신규교사 등으로 채울 것인가?


기피업무에 분장된 대부분 기간제교사와 저경력 교사들은 생활지도와 상담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나 노하우가 보족하다. 사안이 발생했을때, 정해진 매뉴얼대로 절차를 따르다보니, 교육적인 해법이 전무하게 된다.


결국 사안처리가 어렵게 되며, 사안 처분에 따라 가해자‧피해자 모두 피해를 더욱 보게 되는 시스템이다.


미래사회의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회복적생활교육이 정착되도록 고경력교사와 생활지도의 달인 교사가 배치돼야 한다.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는 교사들이 정작, 학생들과 관련된 업무분장을 기피하는 풍조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스럽다.


누구나 공감하는 교사 업무분장 되도록 해야


대부분 교사가 지적하는 부분은 2월에 몰려있는 신규교사 합격자 발표 및 발령, 기존교사 전보 내신 신청자 발령 및 발표 등이 2월초와 2월 중순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이, 학교에 전입하고 전출하는 교사 발표 지연은 기존 교사만으로 업무분장을 끝내는 비민주적 교직문화를 재생시키고 있다.


교육부, 교육청에서는 신규임용교사 발표 시기, 인사발령시기를 기존보다 더 앞당길 필요가 있다. 그래야, 업무분장의 고질적 병폐를 차단할 수 있다.


교육당국은 교사들이 기피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에 따른 처우개선이나 예우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수년째 동결된 보직수당(담임, 부장)에 대해 획기적 인상도 필요하다. 보직수당은 아직도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피하는 업무만 꾸준히 하는 정규직 교사들은 승진을 못하는 구조이기에 승진 가산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또 승진에 올인하는 교사들은 승진 점수 모으기에 집착하게 된다. 담임 점수, 부장 점수를 획득한 고경력 교사들은 비담임 교사로 업무분장을 받으려고 한다.


무엇보다, 기피업무의 대표 격인 담임교사에게는 오로지 담임 관련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업무분장을 해야 하며, 학교폭력 책임교사 등에게는 수업시수 배정에 배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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