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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너무 오고 싶은 곳, 너무 떠나고 싶은 곳

지난달 기준으로 올해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사가 전국적으로 6666명이다. 지난해 1월 6049명에 비해 10.2% 늘어났다. 부산광역시 같은 경우 신청 명예퇴직자의 수가 확보된 퇴직금 예산을 초과해 신청자 687명 중 93명을 반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겼다.
 
명퇴에 엇갈리는 선후배 마음

 

매년 꾸준히 명예퇴직을 원하는 교사가 많아진다는 것은 교육계에 결코 긍정적 신호라 할 수 없다. 그 수많은 교사들도 분명 처음에는 교단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내고 싶었을 텐데, 이제는 조건만 충족되면 떠나고 싶은 공간이 돼버렸다는 얘기니까.

 

10년 전까지만 해도 교사의 체벌이 현재보다 자유롭고, 더 이전에는 소수의 교사가 체벌을 무작위로 사용했던 때가 있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학생인권이 논의 대상으로 떠오르며 학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끔 교육현장은 바뀌어 왔다. 하지만 이의 부작용으로 일어나는 교권의 추락을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

 

이제 교육현장에서는 폭주하는 학생을 그 어느 교사도 막을 방법이 없다. 생활지도를 하는데 바로 앞에서 학생이 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친다거나, 그런 학생의 화장품을 압수하지 못해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얘기는 2020년에 매우 흔한 얘기다.

 

차라리 학생이 교사를 때려 형사 처분을 받게 하고 싶다는 말이 교사로부터 나오는 것도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학생은 자신이 폭력을 행해도 교사라는 직위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우리의 약점을 파고든다. 교사에게는 교육현장에서 탈선하는 학생을 지도할 권한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모든 책임은 교사에게 넘어온다.

 

어려워진 학부모와의 관계도 한 몫을 차지한다. 학부모가 갑이 되고, 교사는 그에 맞춰 서비스를 무한 제공해야만 하는 존재로 전락했다. 잘못이 없어도 트러블을 피하기 위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 체육 시간에 매트가 더 푹신하면 좋겠다거나, 군대도 아니면서 왜 오래달리기를 하냐는 식의 민원을 받은 나는 명퇴를 신청하는 선배교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이것이 바로 학생인권을 챙기느라 놓쳐버린 교권 추락의 민낯이다.

 

이런 시점에 교·사대생들은 늘어나는 퇴직 교사들을 보며 박수를 친다. 자신의 임용합격과 직결되는 선발 인원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퇴직신청이 는 만큼 임용 인원이 늘기를 바라고 있다. 본인만 합격할 수 있다면 선배들의 퇴직 이유는 크게 중요치 않아 보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입직하고 나면 이내 아이들을 다그치다 지쳐 이제는 빨리 교육현장을 떠나고 싶어진다는 선배교사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예비교사일 때 이론을 열심히 배웠어도 막상 학교에 오면 공격적인 학생을 제어할 방법이 없어 진을 빼는 현실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교직생활 위한 동기부여 필요

 

누구보다 교직을 꿈꿨던 이들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구보다 교직을 떠나고픈 이들. 이들이 같은 사람이게끔 만드는 현실이 교육현장을 멍들게 하고 있다. 늘어나는 명퇴자를 보며 박수 치는 예비교사들이여, 향후 몇 년 내에 명퇴를 공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 필요한 건 합격에 다가서는 일보다 오히려 꾸준한 교직생활을 하고 싶게 만드는 보람과 동기부여다. 이를 위해 학생인권과 교권 사이의 균형을 다 같이 고민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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