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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이성지 대표이사와 이진오 강사의 미래영재 스토리] 거짓 정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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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학원 험담은 흔한 일이다.

강의를 못 한다거나 효과가 없다거나 아이들이 싫어한다거나 하는 식의 얘기는 식상할 정도다. 때로는 아예 없는 얘기도 지어내는 곳이 학원가다. 아니 정확히는 학원 영업의 현실이다. 대놓고 거짓말도 한다.

올해도 어김없다. 한국 물리학회는 매해 국제 물리 올림피아드 고등부 대표를 뽑기 위해 정원의 두 배수 정도를 최종 후보로 정해 시험을 한 번 더 본다.

멀쩡히 대상으로 선정된 아이들과 준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원가에는 선정된 학생이 없다는 소문이 돈다. 옆 학원에서 학부모들 모아놓고 거짓 정보를 흘렸을 것이다. 처음엔 추정에 불과했지만, 학부모들이 하나둘 학원에 연락해온다. 사실이냐고.

처음에 모함받을 때는 억울했지만 이젠 그러려니 한다. 더 나아가 슬슬 자신보다 주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렇게 거짓 정보가 떠돌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학생이 아닐까.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간 대비 효율을 극대화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해롭지 않을까.

거짓 정보의 나쁜 점은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제한한다는 데 있다. 아이들은 세상의 꽃만큼 다양하고 각자 고유한 케어가 필요하다. 학부모와 학교는 학생의 성장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학원은 이를 보조한다. 학원은 학교와 집이 지닌 단점을 극복하는 교육의 현장으로써 작용한다.

학교에서는 수많은 아이가 정해진 학업적 성취를 얻는다. 하지만 개별적인 케어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학부모는 완전히 학교와 반대로 개별적인 케어는 가능하지만, 학습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학원은 이 틈새에 존재한다. 학생의 특성에 맞게 부족한 점을 채우며 학생의 성장을 돕는다.

그런데 정보가 왜곡되어 학부모와 학생이 지닌 선택권이 제한되는 순간 학원은 학교와 단점을 공유하게 된다. 학부모에게 선택권이 없어진 순간 학원은 학교와 전혀 다르지 않다. 나쁘게 말해 여럿이 다 같이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곳. 아니 학교보다 훨씬 더 나쁘다. 비싼 돈까지 내야 하니까.

종종 거짓 정보는 더 큰 해로움을 낳는다. 최근 가르친 한 초6 학생은 자신보다 한 학년 높은 학생들보다 더 뛰어났다. 이해가 빠르고 암기에 능숙하고 문제 적응도 쉽게 했다. 특히 영재고 입시에 필요한 학습 정도를 여유 있게 상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부모님은 불안하기만 하다. 다른 학원에 더 빨리 잘하는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더 빠르면 좋다고 이 강의 저 강의 들으라는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학원은 학생이 이미 학원에 다니고 있어도 더 다니라고 한다. 더 들으면 더 좋다고. 다른 애들은 더 한다고.

명백히 해로운 정보다. 몇몇 강의가 필요하다고 유익하다고 혹은 들어야만 한다고 했으면 거짓 정보이기도 하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학생이 학원에 다닌들 유익할 리 없다. 학생은 상황에 맞게 학원에 다니고 스스로 공부할 시간도 갖고 동기 부여할 마음의 여유도 필요하다. 남는 시간을 떠다니는 정보를 바탕으로 전부 학원으로 채운들 학생들 실력은 비례해서 늘지 않는다. 고스란히 학원 이익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요컨대 학원가에는 거짓 정보가 난무한다. 안타깝게도 학원도 일조한다. 학원에서 하는 말이라고 해서 다 진실이 아니다. 그 안에는 유익한 정보만큼 해로운 정보도 있다. 보통의 자영업과 똑같다. 손님에게 진솔한 곳도 있는가 하면 기만하여 큰돈을 벌고 싶은 곳도 있는 법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정직하게 장사하며 직업의식을 발휘하길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안타깝지만. 학부모와 학생이 어느 한 학원 말을 신봉하기보다 혜안을 가져야 한다.

이 글을 쓰는 바로 오늘도 학원가의 거짓말을 하나 들었다. 차은우 닮은 강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학생들 말이 자기 스스로 그렇다고 말한다더라. 확인이 필요는 하겠지만 거짓말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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