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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수업 혁신이 학생의 인생을 바꾼다!

아이와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수업의 재구성

겨울방학은 학생들에게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그동안 바쁘게 지내온 학교생활을 정리하고 부족한 교과 학습이나 독서, 진로활동 등을 보충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수일 박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가 매달 연재하고 있는 ‘수업의 재구성’은 수업 방식과 공부 방법에 대한 소중한 제언이다. 이번 호에서는 수업 재구성의 혁신을 이룬 생생한 학교 사례를 소개한다.


남한산초교의 혁신, 학생을 바꾸다

  
▲ 최수일 박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일본에서 1998년경 배움의 공동체를 만든 사토 마나부 교수가 2000년 우리나라의 남한산초등학교와 이우학교를 컨설팅했다. 이 중 남한산초등학교의 변화 사례가 MBC PD 수첩의 <행복을 배우는 작은 학교들 1, 2편>으로 방송되며 수업 혁신의 원조로 소개됐다. 방송에 나온 몇 가지 내용의 스케치만으로도 이 학교의 변화 발전된 모습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경쟁이 없는 것이 어린이가 행복한 학교로 탈바꿈한 남한산초의 경쟁력이다. 남한산초가 갖고 있는 절대 믿음은 초등학교 시절에는 어린이들이 충분히 놀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이가 잘 놀 수 있도록 학교가 잘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믿는다. 이에 아이들은 틈만 나면 숲속을 헤치고 다니며 숨바꼭질을 하거나 꿀을 따먹고 논다. 이 때문에 남한산초 어린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은 “학교 가지 마!”가 됐을 정도다.

남한산초는 2000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학생 수가 점점 줄어 폐교의 위기에 처했던 상황에서, 교사들이 학부모와 손을 잡고 학교를 혁신하기 시작했다. 사토 교수의 컨설팅 이후 가장 달라진 수업 환경이 바로 블록(Block) 수업이다. 블록 수업은 40분 수업 두 개를 묶어 하나의 수업으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수업 시간표를 보면 블록 수업을 진행하면서 하루 6시간이었던 시간표가 3시간으로 줄었다.


40분 수업 두 개를 묶은 ‘블록 수업’
연수에서 블록 수업을 소개하면 어떤 교사들은 “교육학 이론에 의하면 초등학생은 10분을 집중하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40분도 아닌 80분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공부를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효과적이지 않다. 이것은 교사들의 편리를 위한 것일 뿐이다.”라고 지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블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교사들은 블록 수업이 학생들로 하여금 대단한 변화를 보이게 했다고 입을 모은다. “80분 블록 수업을 하면 기존에 있던 수업의 형태가 바뀝니다. 교사가 혼자 계속 떠들 수가 없거든요.” “어떤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토론하고 결론을 내는 수업이 가능해졌어요. 그래서 80분 수업은 어떻게 보면 교사 위주가 아니고 학생 위주이며, 앎을 스스로 찾아가는 그런 수업의 한 방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자발성이 생깁니다. 공부에 대한 자발성을 갖고 있으면 공부 자체에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죠.” 그렇다. 교사 혼자서 전통적인 일방 강의식, 주입식 수업을 하게 되면 80분 연속 수업은 아이들에 대한 폭력이며 벌에 가깝다.

그러나 블록 수업을 오래전부터 해온 서울 한가람고 김연주 교사는 “블록 수업은 단순히 두 시간의 수업을 묶어놓은 것이 아니다. 교사 혼자 수업하지 말라는 것이다. 한 시간의 수업이 짧다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없는 핑계를 대지 말라고 만든 수업이다.

수업 시간을 늘려서라도 아이들이 먼저 모든 것을 체험하고 스스로의 경험을 나누면서 수업에 참여할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블록 수업의 진정한 의도다.”라고 설명한다. 지금 교과서의 구성은 블록 수업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블록 수업을 하려면 교과서를 완전히 재구성해야 한다. 아이들의 활동과 체험이 별로 포함되지 않는 점을 보완해 수업을 재구성하면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구체적인 조작을 통해 스스로 체험 하면서 수학의 새로운 개념을 체득해 가도록 구성하는 수업이 바로 아이들을 살리는 힘이 될 수 있다.
 


  
▲ 호서대학교 입학처 http://goo.gl/gd3a2b


“블록 수업이 학습 습관에 절대적 영향 미친다”

MBC PD수첩(2009)에 출연한 남한산초 졸업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들이 중고등학교나 대학에 가서도 초등학교 시절 교사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학습 습관이 절대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남한산초를 졸업하고 현재 중고등학생이 된 두 자녀를 둔 학부모의 증언이다.

“남한산초의 모든 선생님들이 입을 모아 하시는 말씀이 실제로 경험한 것이 남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이 몸으로 부딪치고 하는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거죠. 어렸을 때 받았던 그 교육 때문에 다른 아이들하고는 좀 다르다는 걸 느껴요. 그러니까 점수로 환산할 수 없는 그런 내면에 있는 부분이 저는 우리 아이들의 큰 힘이라고 믿고 있어요.”

졸업생들의 증언도 일치한다. “그냥 즐거움 그 자체였죠. 애들하고 노는 것도 좋았고, 수업하기 전에 산에 올라가서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수업을 시작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냥 학교에서 일어난 모든 것들이 다 즐거웠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에서 배운 것, 그것만 가지고도 그냥 모든 게 충분하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저는 제 인생을 살아가고 버티게 해주는 힘의 50~60%가 남한산에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을 해왔고,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것 같아요.”

나는 초등학교 시절의 블록 수업이 아이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길러줬고, 그 결과가 아이들은 이후의 모든 학습을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을 통해서 스스로 해올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생각한다. 현재 학교 여건에서 두 시간 연속 수업을 주장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한 시간씩의 수업 내에서 블록 수업의 정신, 즉 학생의 경험과 학습이 우선되는 동안 교사가 침묵으로 기다려주고, 아이들이 충분히 학습한 이후에 부족한 부분을 교사가 메워주는 구성주의 방식의 수업의 재구성으로도 아이들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나침반 36.5도> 2017년 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에듀진 기사 원문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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