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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로 읽은 오늘] 감염병과 자유 '내 자유가 타인의 건강을 위협한다'

[에듀인뉴스] "저희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행정가, 건축가, 예술가, 보건전문가, 경영전문가, 평범한 직장인과 유학생입니다. 언젠가 자신의 전공과 삶을 이야기하다 한국의 많은 분과 함께 나누는 매개체가 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전공과 각자의 철학과 시선으로 느끼고 바라본 프랑스의 이야기에서 시사점을 얻어가길 바라며 프랑스의 한국인 이야기를 관심 갖고 지켜봐주십시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에듀인뉴스] 자유는 인간이 가져야 할 당연한 권리이다. 인간은 오랜 시간 자유 획득의 이유로 싸워왔기에 자유는 승리의 표식이며, 자유라는 단어는 그 차제만으로도 내가 세운 기준에 부합하는 모든 행동의 원인으로 합당하게 성립된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라는 아름다운 이유 아래, 우리의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보건 예방의 분야에서 선택의 자유와 권리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백신에 있다.


최근 나는 백신에 관한 수업을 들었다. 백신은 약화된 병원체를 신체에 주입하여 우리의 몸이 해당 질병으로부터 면역을 갖게 하는 것이다. 면역은 곧 우리들의 건강한 삶과 직결되기에 백신은 질병 예방에서 나아가 건강한 개인,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이는 오랜 시간 홍역, 결핵, 디프테리아 등의 다양한 질병 경험을 통해 증명되어 왔다.


과거,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에 의한 사망률은 소득 수준이 낮거나 보건 체계가 온전히 확립되지 못 한 나라들의 문제였다. 하지만 이제 백신접종의 낮은 비율은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들에게도 넘어왔고,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국가 사이에서 백신 거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현재, 미국은 독감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 해 시작된 독감은 대략 25만명의 입원 환자와 약 1만4000명의 사망자를 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나라 중 하나다. 최근 프랑스는 홍역의 재출현으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이 때문에 2018년, 프랑스 보건 장관인 아녜스 뷔졍(Agnès Buzyn)은 의무 백신의 범위를 확장 시켰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게끔 조치를 취했다.


홍역과 독감은 얼마든지 백신 접종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이다. 그러나 백신을 맞은 아이들이 자폐증에 걸린다는 잘못된 논문 발표 이후(Andrew Wakefield, The Lancet, 1998) 백신에 대해 회의를 갖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 연구의 데이터가 조작된 것임이 밝혀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백신을 불신해 거부하게 되었다.


이들은 ‘나에게는 우리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게 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백신을 의무화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의 자유와 나의 몸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결국, 그들에게 자유는 그들이 선택한 위험한 행동에 대한 합당하고 나무랄 수 없는 이유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흔히, 나의 선택과 나의 기준, ‘내’가 방해받지 않는 모든 상태를 (혹은 상황을) 자유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나의 선택이라 할지라도 책임이 없는 자유는 방종이며,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는 자유는 파괴적인 이기주의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자유에는 언제나 자신의 책임과 타인을 향한, 타인의 자유를 위한 존중이 수반되어야 한다.


 


한 공동체에서 백신 비율이 중요한 이유는 다수가 백신을 맞아 면역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 공동체에서 감염병의 전파가 느려 지거나 멈추게 되기 때문이며, 또한 공동체 내 다수의 면역자를 통해 소수의 비 면역자들이 질병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집단 면역의 원리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았을 때, 그것은 나의 아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문제로 확대된다.


나의 선택의 자유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혹은 하지 않을 수 있는) 개인의 권리로 인해 감염병이 다시 출현하고, 예방 가능 질병의 사망률이 증가했을 때, 우리는 우리의 자유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그 선택 가운데 존중된 타인의 존재가 분명한가?


Eula Biss는 자신의 저서 ‘면역에 관하여(On immunity: An Inoculation, 2014)’에서 “면역은 우리의 공유된 공간이고, 함께하는 타인은 우리의 환경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 또한 타인의 환경으로 삶을 살아간다. 그렇다면, 사회 안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의한 선택은 결코 가벼울 수 없다.


공중 보건의 영역을 넘어, 우리는 사회 안에서, 끊임없이 자유와 권리를 외치는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의 자유는, 우리가 주장하는 권리는 어디에 있는가? 자유의 이름으로 방종의 자리에, 이기심의 자리에 서 있지는 않는가?


전우휘 France, Tours 의과대학교 공중 보건학 석사.
전우휘 France, Tours 의과대학교 공중 보건학 석사.

 


질병 예방 및 건강 증진을 세부 전공으로, 건강의 사회 불평등을 분석하고 프랑스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의 보건 복지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헌법 제 10조에 의거, 우리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집니다. 이러한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건강한 삶이 보장되고, 건강한 삶의 보장은 이 기본권을 더욱 견고하게 세워준다는 생각 아래, 공중 보건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하였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함께 더 잘 살고, 더 잘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위하여 건강 결정 요인으로서 사회의 다양한 불평등 현상을 연구하며, 이를 위한 보건 및 복지 정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의 배움과 프랑스에서 살아가며 느낀 경험들을 바탕으로, 공공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제와 이슈를 저의 말로 풀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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