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김재현의 교단일기] 교실을 '내 집'처럼 만들 수 없을까?

[에듀인뉴스] 선생님과 학생들은 교실과 교실 밖에서 하루하루 추억을 쌓아가며 1년을 보내게 된다. 이 추억을 소중히 오래 간직하기 위해 교단일기를 기록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김재현 중앙기독중학교 교사와 함께 모든 교육의 중심에 ‘관계’라는 키워드를 두고 교육을 진행하는 기독교계 중학교의 교육 모습을 들여다보는 교단일기를 시작한다.


내 집같이 평온한 덴마크의 교실 모습.(사진=김재현 교사)
내 집같이 평온한 덴마크의 교실 모습.(사진=김재현 교사)


집 같은 덴마크 교실, 차가운 냉기를 뿜어 내는 우리나라 교실


[에듀인뉴스] 북유럽교육탐방으로 덴마크를 다녀온 적이 있다. 덴마크의 자유주의 교육을 통해 우리나라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대한 좋은 동기부여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와 더불어서 특별한 가치를 덴마크에서 한 가지 더 얻어왔는데, 그것은 바로 학교가 마치 집과 같다는 사실이다.


덴마크의 모든 학교가 그렇진 않지만 많은 대안학교 (대안교육이 전체학교의 40%)의 교실 모습은 마치 가정집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이다.


그래서일까. 그 학교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학교를 좋아하고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 했다. 나를 개인적으로 알아주는 선생님이 있고, 그 장소가 마치 집처럼 따뜻한 곳이라면 학교는 즐거운 장소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학교를 살펴보자. 보기만 해도 시베리아 얼음판과 같은 느낌의 콘크리트바닥.(일본어로 硏ぎ出し. 건축용어로 흔히 ‘도끼다시’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학교의 복도바닥은 다 이렇게 되어있다.) 신발을 신고 있어도 발이 시린데, 우리 학생들은 얇디 얇은 실내화를 신고 있다.


단열이라고는 안 되는 것 같은 콘크리트 벽체는 차가운 냉기를 내뿜는다. 때로는 바깥의 기온보다 학교 안이 더 춥기도 하다. 도저히 따뜻함을 느낄 수 없다.


거기에 교사나 친구들까지도 차가운 이미지를 준다면 그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도저히 학교를 즐거운 공간으로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가 절대 집 같지 않을 것이다.


교실 바닥을 깨끗이 청소하면 그대로 앉아서도 수업이 가능하다.(사진=김재현 교사)
교실 바닥을 깨끗이 청소하면 그대로 앉아서도 수업이 가능하다.(사진=김재현 교사)

청결은 경건함이다


우리 교실을 어떻게 하면 내 방같이, 내 집같이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면서 신입생들에게 던진 화두는 다음과 같았다.


Cleanliness leads to Godliness.


경건한 삶은 청결한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철학으로 청소, 정리 정돈을 생활화하기로 했다. 보통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정리와 청소에 조금 둔감하다. 특히 남학생들이 더한데, 나름 열심히는 하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


하루는 날을 잡아 모두 무릎을 걷고 교실바닥을 손걸레로 열심히 닦았다. 집에서도 내 방을 이렇게 청소해본 적이 없는데, 땀 흘려 청소를 하고 나니 교실 바닥을 거실 슬리퍼만 신고 있을 수도 있고 바닥에 앉아서 공기놀이를 할 수도 있다.


한문 선생님은 마치 서당의 훈장처럼 모두 바닥에 빙 둘러 앉아 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은 수업이 다채롭고 재미있다. 내 방같은 우리 교실. 이런 교실에서는 수업을 해도 지겨운 공부처럼 느껴지지 않고 편안한 배움이 있다.


담임선생님이 함께 하는 교실..."생활지도가 필요 없다!"


학생들과 교사가 소통하고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는 관계중심형 학급운영의 핵심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 학교에는 각 교실에 담임교사의 책상이 있고 그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일과를 보낸다. 마치 초등학교 교실과 같다.


학생들과 소통하고 대화하고 싶지만 교무실과 교실은 물리적으로 너무 멀다. 물리적으로 멀다보니 마음도 멀어진다. 아이들과 아침, 저녁으로만 만나면 대부분의 시간인 수업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와서 쉬는 공간인 교실, 점심시간 왁자지껄해도 병아리들 마냥 담임 책상 앞에 조르르 모인 아이들과 대화하면 아이들과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처음에는 엄청 불편할 것 같았다. 내가 수업하는 동안 담임교사가 앉아있거나, 누군가 우리 교실에 들어와서 수업하는데 그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본의 아니게 듣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게 된다.


막상 그렇게 했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담임교사로서 아이들 파악에 더 도움이 되고 다른 선생님들의 교수방법을 보면서 나름 연구할 수 있게 된다.


그나마 아이들은 교과교실제에 의해 수업의 많은 부분을 교실을 이동하여 수업하게 되고 나는 빈 교실에서 다음 수업을 준비하거나 쉬는 시간 찾아올 아이들을 기다린다.


우리 학교 현장에서 마치 철옹성과 같이 차단하고 있는 내 수업, 내 교실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그로 인해 예상치 못한 좋은 점이 또 있다. 담임교사가 그냥 교실에 앉아있기만 했는데도 특별한 생활지도가 없어도 학교폭력이나 기타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는다. 교실에서 몰래 자행되어오던 여러 가지 문제들, 욕설과 같은 언어사용에 대한 문제들까지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처음에는 조심하면서 하던 행동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담임교사가 있건 말건 똑같아지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 학생들 간의 관계, 성격, 스타일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이만한 상담과 관찰이 있을 수 없다.


우리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말도 안되는 일들이 가능해진다. 폐쇄적인 고정관념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교실을 개방하자. 그러면 학생들도 변하게 될 것이다.


김재현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교사.아이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어른으로서의 교사상을 실천하고 싶은 중학교 1학년 담임교사. 공부도 운동도 부족했던 학생시절을 겪은터라 어리버리한 중학교 남자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담임교사. 아이들과 함께 먹고 뒹굴면서 운영한 10년 이상의 학급담임으로서의 삶이 교직에서 가장 중요했다고 말하는 교사이다.(사진=김재현 교사)
김재현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교사.아이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어른으로서의 교사상을 실천하고 싶은 중학교 1학년 담임교사. 공부도 운동도 부족했던 학생시절을 겪은터라 어리버리한 중학교 남자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담임교사. 아이들과 함께 먹고 뒹굴면서 운영한 10년 이상의 학급담임으로서의 삶이 교직에서 가장 중요했다고 말하는 교사이다.(사진=김재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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