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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홈스쿨링은 공교육을 대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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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전국 유초중고는 신학기 개학을 연기했고, 다수의 학원들도 휴원을 검토중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홈스쿨링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홈스쿨링은 오랜 기간 동안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되었다. 과연 홈스쿨링은 기존 공교육의 대체제가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의 답은 YES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홈스쿨링에서는 자기 주도형 학습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저마다 다른 재능과 역량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 산업시대의 교실 모델은 ‘One Size Fits All’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평균 수준의 학생에 맞춰 교육이 진행되다 보니 역량이 조금 부족한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역량이 뛰어난 학생들은 수업이 지루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학습 속도를 직접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주도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꽤 최근까지 홈스쿨링은 주로 부모의 주도하에 교육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에듀테크(EduTech)의 발전 덕분에 온라인 기반의 자기주도형 학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K12’라는 미국 온라인교육업체의 경우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환경이라면 학생들이 선생님의 도움 없이 언제 어디서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 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온라인 컨텐츠를 보고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혹시 아이가 학습 도중 막히는 부분이 있을 경우 전화상담 등을 통해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준다.

K12에서 제공하는 커리큘럼보다 더 고급과정을 원한다면 대학 기관이 제공하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 무료 온라인 공개 수업)을 활용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본인의 학습 속도를 능동적으로 조절한다. 학업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더 빠르게 더 많은 컨텐츠를 흡수 할 수 있다. 역량이 조금 부족한 아이들은 스스로를 주변 학우들과 비교하면서 “역시 나는 안돼”와 같은 패배 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 각자의 스타일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학습을 진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교육 효과는 올라가고 낙오자는 줄어든다.

둘째, 홈스쿨링을 통해서도 충분히 ‘사회적 스킬(social skill)’을 습득할 수 있다. 혹자는 아이들이 공교육을 받지 않으면 사회 적응 능력이 떨어지는게 아니냐고 주장한다. 그들은 학교라는 사회의 축소판을 통해 미리 조직 생활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는 동의할 수 없다. 이제는 취업이 아니라 창직의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확대되면서 프리랜서 경제 시장이 빠르게 확장될 것이다.

유연성과 자유로움을 갖춘 근무 형태로 변화하는 동시에 2-3개의 커리어를 가질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할 것이다. 회사와 같은 울타리 안에 갇혀 동료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조는 구시대의 유물이 될 확률이 높다. 전통적인 학교의 모델은 Z세대 아이들의 사회성을 높이는데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뜻이다. 오히려 독립적으로 학습하며 학교 밖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교류 할 수 있는 홈스쿨러들이 새로운 시대에 더 적합한 ‘사회적 스킬’을 배울 수 있다고 본다.

‘사회적 스킬’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마찬가지다. 홈스쿨링의 교육이 공교육의 그것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관련 사례로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스탠포드 온라인 고등학교(Stanford Online High School)’을 꼽을 수 있겠다. 스탠포드 온라인 고등학교에서는 화상 대화가 가능한 플랫폼에 31개국의 학생들이 동시 접속하여 토론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유사한 기능을 통해 강의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 전달이 가능하다.

채팅 창에서는 자유롭게 질문하고 언제든 각자의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다. 칠판 앞에서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학교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다만, 스탠포드 온라인 고등학교 또한 오프라인의 교육 요소를 갖고 있다. 학기 중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지만, 여름방학 기간에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본교에서 오프라인 과정을 제공한다. 해당 기간 동안 학생들은 리더십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함께 여행하며 친목을 도모한다. 학기 중에도 Karaoke Night, Movie Night 등 다양한 소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홈스쿨러는 사회성이 결여된다는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가 마련한 해결책이다.

오늘날의 학교 시스템은 ‘성실한 공장 노동자’를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해진 규칙을 잘 따르고,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암기하며, 빠르게 산수 문제를 풀 수 있는 인력을 키워낸다. 하지만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상당 수의 교육자들이 이러한 시스템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하며 교육 방식을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 홈스쿨링은 그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다.

미국은 이미 약 3.5%의 청소년들이 홈스쿨링을 통해 교육을 받는다. 할리우드의 탑 배우인 라이언 고슬링,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 최연소 베스트 셀러 작가 크리스토퍼 파올리니 등이 홈스쿨을 통해 기본 교육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악동 뮤지션의 이찬혁·수현 남매와 <슈퍼스타 K6>의 우승자인 곽진언씨가 홈스쿨러 출신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새로운 시대에서는 본인만의 색깔이 명확한 친구들이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본인만의 색깔은 곧 개성이며, 개성은 창의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다. 홈스쿨링은 전통적인 학교 교육보다 창의력 훈련에 더 적합한 교육 방식이다. 10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2차 산업시대의 학교 모델을 대체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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